바이든, 美중간선거 앞두고 트럼프 '맹폭'...이유는 [US포커스]

뉴욕=임동욱 특파원 2022. 11. 4.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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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음주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례적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번 선거의 판세가 공화당 쪽으로 기울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민주당이 큰 위기감을 느끼며 전면 대응에 나서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의사당 인근 콜럼버스 클럽에서 열린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에 참석해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2022.11.03.
바이든 "중간선거 결과에 미국 미래 달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연설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한층 높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1월6일 워싱턴 D.C. 의사당 습격이 발생했던 곳에서 불과 몇 블록 떨어진 유니언역의 콜롬버스 클럽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이번 선거는 지난 1월6일 무장한 폭도들이 의사당을 습격했던 사건 이후 첫 선거가 될 것"이라며 "우리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 그날 끝났다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 의원, 주지사, 각 주의 법무장관, 법무장관 등 미국의 주요 지위에 출마한 사람들 중 선거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을 이들이 있다"며 "이는 미국이 혼돈으로 가는 길이며, 전례가 없으며 불법적이고 비(非)미국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전임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을 도둑맞았다'고 주장한 것을 겨냥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년 동안 위험한 정치적 폭력과 유권자의 혼란을 부추긴 거짓말"이라며 "우리는 진실을 통해 그 거짓에 맞서야 하고, 이는 우리나라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실명은 거론하지 않았다. 대신 "패배한 미국 전 대통령이 2020년 선거를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미국의 민주주의가 공격을 받고 있다"며 "그는 국민의 뜻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자기가 졌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권력을 남용하고 헌법에 대한 충성보다 자신에 대한 충성을 우선시했으며, '큰 거짓말'을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 공화당원들의 신조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메사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9일 (현지시간) 애리조나주 메사에서 열린 중간 선거의 공화당 후보 지원 연설서 지지자들에게 거수 경례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번 중간선거에 나선 공화당 후보 중 370명 이상이 2020년 선거 결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공화당은 바이든 대통령이 국가를 분열시키고 있다고 맞섰다. 공화당 전국위원회는 성명에서 "바이든은 통합을 약속했지만, 이와 달리 미국인을 악마화하고 얼룩지게 하는 동시에 생활비는 더욱 높아지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여론조사 "물가와 경제가 선거 좌우"
이번 선거의 '핵심'은 인플레이션과 물가라는 분석이 곳곳에서 나온다. 지난 2일 CNN/SSRS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51%는 인플레이션과 경제 상황이 이번 중간선거를 좌우할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답했다. 미국 헌법 같은 추상적 개념보다는 일단 휘발유 1갤런의 가격과 장 바구니에 담긴 식료품 가격이 중요하다는 반응이다.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주민인 패트리샤 스토롱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시절 모든 것의 가격이 더 좋았다"며 "그랬기 때문에 우리는 은퇴를 고대했다"고 말했다.

경제 이슈에 다른 사안들은 묻히는 분위기다. 올 여름 미 대법원의 '낙태권 기각' 판결로 인해 민주당으로 표심이 대거 쏠릴 것으로 봤던 낙태 문제가 선거에 가장 영향을 줄 것이라는 답변은 15%에 그쳤고, 바이든 대통령 연설의 초점인 투표권과 선거 공정성이라는 답변은 9%에 불과했다.
美중간선거 결과...왜 중요한가
(플래그스태프 로이터=뉴스1) 한병찬 기자 = 20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州) 플래그스태프에 있는 코코니노 카운티 기록원 사무실의 방에 아직 사용하지 않은 투표함이 보관되어 있다.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 정치권은 중간선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집권당인 민주당과 야당인 공화당은 입법권을 쥔 상원과 하원의 다수당 지위를 놓고 이번 선거에서 맞붙는다.

현재 민주당이 상·하원의 주도권과 백악관을 모두 차지하고 있는데, 하원과 상원의 다수당 지위를 공화당에게 빼앗길 경우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이렇게 될 경우 조 바이든 대통령은 남은 임기 2년 동안 국정 운영 동력을 잃게 될 수 있다.

미 상원은 총 100명의 의원으로 구성된다. 주 정부와 주 의회의 대표 기관인 상원은 각 주(총 50개주)에서 2명씩 선출한다. 상원의원 100명이 한꺼번에 선거를 치르는 것이 아니며, 2년마다 3분의 1을 교체하는 체제다. 올해는 34개 자리를 새로 뽑는다. 당선자의 임기는 6년이다.

현재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50석씩 나눠 갖고 있다. 그러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상원의장을 겸임하기 때문에, 민주당이 사실상 상원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 미 언론들이 보는 상원 판세는 백중세다.

하원은 총 435명의 의원으로 구성되며, 민주당이 222석을 차지하며 장악하고 있다. 이번 중간선거에선 435석 전체가 선거 대상이며, 당선자의 임기는 2년이다. 미 정치평론가들은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할 것으로 예측한다.
민주, 상·하원 한 곳이라도 주도권 상실 시 '곤경'
= 미국 중간선거 투표가 시작된 2018년 11월6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의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C) AFP=뉴스1
만약 민주당이 상원 또는 하원 어느 한쪽의 주도권을 상실하게 된다면 바이든 행정부는 곤경에 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 정당이 대통령 자리와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법안을 통화시키기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할 경우, 바이든 정부는 연방 대법원을 포함해 판사 지명이 어려워질 수 있다. 앞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민주당)은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에 의해 자신의 대법원 판사 지명이 좌절되는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우호적인 상원 도움으로 자신이 지명한 3명을 대법원 판사로 앉힐 수 있었다.

주지사는 36개주에서 새로 선출된다. 주 차원에서 독립적으로 수많은 법률이 제정되는 만큼, 주지사는 해당 주를 관장하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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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임동욱 특파원 dw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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