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협, '이태원 참사' 공동기도문 회원교회에 배포

CBS노컷뉴스 송주열 기자 2022. 11. 4. 11:4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교회협, 6일 주일에 공동기도문 예배 권고
"우리 사회 무관심과 안일함때문에 희생된 분들 안식과 치유 위해 기도"
유가족과 생존자들 상처되는 참사 관련 사진, 영상 유포 신중 당부
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희생자 추모 공간에서 시민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회장 장만희 사령관·총무 이홍정 목사)가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위한 공동기도문을 작성해 회원 교회에 배포했다.

교회협은 공동기도문 안내문에서 "지난 달 29일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사로 희생된 분들 위에 하나님의 위로가 함께 하시기를 기원하며 공동기도문을 작성했다"며, "이번 주일(6일) 예배 시간에 한 마음으로 기도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교회협은 이어 "10월 29일 참사는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이 예견됐지만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아 발생한 사회적 '참사'라며, 우리 모두가 함께 슬퍼해야 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기도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회협은 또, "참사로 목숨을 잃은 이들, 부상당한 이들,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이들, 그리고 그 가족들은 일어나선 안 될 참사로 인해 희생된 '희생자'"라며, "우리 사회의 무관심과 안일함 때문에 쓰러진 '희생자'분들의 안식과 치유를 위해 기도합시다"고 권고했다.

그리스도인들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애도를 넘어 안전 사회를 만드는 데 연대와 지지를 보내 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교회협은 "애도만으로 끝나서는 안된다"며, "이번 참사로 드러난 우리의 무관심과 안일함을 깨뜨리고 모두가 힘을 합하여 행동함으로 생명이 존중받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교회협은 "유가족과 생존자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참사 관련 사진과 영상 공유에 신중을 기해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교회협이 작성한 공동기도문은 회원교단에 배포 될 예정이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원 교단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한국기독교장로회, 기독교대한감리회, 한국구세군, 대한성공회, 기독교대한복음교회, 한국정교회, 기독교한국루터회,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등 9개 교단이다.

다음은 '10월 29일 참사 희생자를 위한 공동기도문' 원문이다.


오! 주님, 이 절망 앞에서 희망의 빛은 어디에 있습니까?
오! 주님, 이 원통하고 억울한 상황에서 우리는 어디로 나아가야 합니까?
 
고통 받는 사람을 외면하지 않으시는 하나님,
고통을 가벼이 여기지 않으시고 부르짖는 이에게 응답해주시는 주님께 애끓는 마음으로 눈물 담아 호소합니다.
 
또다시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우리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같이 손잡고 그 길을 내려오던 연인에게 작별인사도 고하지 못한 채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한 이들의 다수가 10대, 20대 라니 우리는 고개를 들 수가 없습니다.
 
결혼을 앞둔 사람, 정규직으로 전환된 사람, 친구를 만나기 위해 해외에서 찾아온 사람, 모처럼 가족들과 나들이 나온 사람, 한 부모 가정의 외동인 사람, 10월29일 참사로 희생된 156명은 156가지 삶과 꿈을 안고 살아가던 이들입니다. 이 소중한 사람들이 순식간에 삶과 꿈을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눈앞에서 벌어진,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 망연자실했을 이들이 몸과 마음 곳곳에 큰 상처를 입고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아파합니다. 주님, 이들의 영혼을 당신 품에 고이 안아주시고 편안한 안식 누리게 하소서.
 
긍휼이 많으신 하나님,
말도 안 되는 참사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헤아릴 수 없는 절망에 빠진 이들을 위로해 주소서. 쏟아진 물처럼 퍼져 버리고 뼈마디가 모두 어그러진 사람들, 마음은 촛농처럼 녹아내리고 기력은 옹기처럼 말라버린 유가족들의 상실감과 아픔을 감히 누가 어루만져줄 수 있겠습니까! 주님, 위로의 영으로 상처투성이 마디마디마다 감싸 안아주소서.
 
생명의 하나님,
사람보다 돈을 우선시하며 생명의 존엄성을 지키는 일에 소홀한 우리 사회에서는 언제든, 누구든 희생자가 될 수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주님, 더 이상 소중한 이들을 이렇게 잃고 싶지 않습니다. 아니 잃을 수 없습니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할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남겨진 과제이자 소명임을 다시금 새깁니다. 당신의 부르신 뜻을 따라 한 생명을 천하보다 귀히 여기는 세상을 이루기 위해 실천하는 우리들이 되게 하소서. 안전망에 큰 구멍이 뚫린 것이 여실히 드러난 만큼 진실을 규명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온 힘을 기울이게 하소서.
 
슬피 우는 자와 함께 우시는 하나님,
희생자 156명의 넋을 고이 안아주소서. 부상 입은 이들이 속히 치유되고 회복할 수 있도록 기운주소서. 의료진들을 비롯해 사고수습을 위해 애쓰는 이들에게 힘을 주소서. 마음이 무너져 내린 유가족들, 지인들, 연인들을 살펴주소서. 주여 자비를 베푸소서.
 
슬픔의 눈물 닦아주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 이메일 :jebo@cbs.co.kr
  • 카카오톡 :@노컷뉴스
  • 사이트 :https://url.kr/b71afn

CBS노컷뉴스 송주열 기자 jysong@cbs.co.kr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