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방과 내용 수정 선택한 '일당백집사', 그 세심한 배려로 위로가 되길

정덕현 칼럼니스트 2022. 11. 4. 11:2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MBC 수목드라마 <일당백집사> 는 이번 주 결방을 선택하며 공식입장문을 내놨다.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들이 이태원 참사로 인해 애도의 의미로써 결방을 선택하고 있지만, <일당백집사> 의 결방 선택은 그 입장문에 나와 있는 것처럼 너무나 공감되는 면이 있다.

이에 드라마는 "일부 내용을 다시 가다듬어 방송을 준비하고자 부득이하게 한 주간의 결방을 선택"한 것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당백집사’, 지금 같은 상황에선 세심한 편집은 불가피하다

[엔터미디어=정덕현의 네모난 세상] MBC 수목드라마 <일당백집사>는 이번 주 결방을 선택하며 공식입장문을 내놨다. 결방의 이유는 이태원 참사 때문이다.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들이 이태원 참사로 인해 애도의 의미로써 결방을 선택하고 있지만, <일당백집사>의 결방 선택은 그 입장문에 나와 있는 것처럼 너무나 공감되는 면이 있다.

고인의 마지막 청을 들어주는 판타지를 담고 이 드라마는 장례지도사가 주인공이고 주요 배경도 장례식장이다. 저마다 사연을 가진 이들의 죽음이 소재로 등장한다. 물론 죽음을 이야기하지만 드라마는 이를 통해 삶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다룬다. 그래서 보다보면 그 사연들에 뭉클해지고, 별 것 아닌 것처럼 지나쳤던 일상들을 다시 보게 해주는 그런 드라마다.

이런 좋은 의미와 의도를 갖고 있지만 고인과 유가족의 이야기가 등장한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참사를 겪은 유가족분들은 물론이고 이런 소식을 접한 대중들에게도 그 이야기가 더 큰 아픔으로 느껴질 수 있다. 이에 드라마는 "일부 내용을 다시 가다듬어 방송을 준비하고자 부득이하게 한 주간의 결방을 선택"한 것이다.

사실 갑작스레 벌어진 이태원 참사는 죽음을 소재로 다룬 이 드라마로서는 당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일정한 거리를 둘 수 있어야 좀 더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관조적으로 볼 수 있고 이를 통해 삶의 이야기를 건넬 수 있을 터다. 하지만 전 국민이 모두 충격과 아픔을 느끼고 나아가 트라우마까지 우려되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 그만한 거리두기는 쉽지 않게 됐다.

그런 점에서 그대로 방송을 강행하기보다는, '일부 내용을 다시 가다듬어' 방송을 하겠다는 제작진의 선택은 중요해 보인다. 이러한 선택은 죽음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이 드라마가 그걸 자극적으로 소비하기보다는 남은 자들을 위한 위로와 배려를 담겠다는 작품의 진정성을 드러내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일당백집사>는 그 내용 상 어쩔 수 없이 죽음의 현장을 담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하면 자극적이지 않게 충격을 주지 않고 담을 수 있는가가 중요해졌다. 또 고인을 둔 유가족들의 슬픔 또한 담겨질 수밖에 없지만, 그것이 지나치게 우울감을 주는 방향으로 깊이 들어가는 건 피해야 한다. 이러한 방향 수정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지금으로써는 반드시 필요한 일이 됐다.

물론 한 주간의 결방 기간 동안 얼마나 작품이 가다듬어질 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중요한 건 드라마가 그만큼 세심하게 이 사안을 들여다보고 있고, 작품을 보는 시청자들을 배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걸 충분히 느끼게 해주는 일이다. 그것만으로도 시청자들은 이 작품이 보여주려는 진심이 무엇인가를 알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보통의 경우 결방은 시청자들에게는 불만을 불러일으키는 일이다. 그래서 이유 없이 통보하듯 하는 결방을 시청자들은 납득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번 <일당백집사>의 경우처럼 분명한 사유와 세심한 배려를 위한 결방이라면 언제든 환영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이러한 선택은 작품이 하려는 메시지와도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결방 또한 작품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여질 만한 일이기도 하다. 모쪼록 잘 가다듬어진 방송으로 돌아와 위로가 되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MBC]

Copyright © 엔터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