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내가 총 안 쐈어"… 엇갈린 진술

대전 국민은행 강도살인 사건 첫 재판… 이승만 "권총으로 살해한 적 없어"

지난 2일 대전동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전 대전 국민은행 권총 강도살인 피의자 이승만(52)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전일보DB

21년 전 발생한 대전 국민은행 강도살인 사건 첫 재판에서 피고인 이승만이 일부 범행을 부인했다. 특히 서로 권총을 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공범 간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나상훈)은 4일 오전 10시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이승만(52)과 이정학(51)의 첫 재판을 진행했다.

당초 재판은 지난달 12일 오전 10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피의자 이승만 측이 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이정학 측의 범행이라고 진술을 번복하면서 일정이 연기됐다.

이날 이승만은 강도범행을 저지른 점은 인정했으나, 권총으로 피해자를 살해한 사실은 부인했다.

이승만 측 변호인은 "이정학과의 범행으로 피해자가 사망한 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권총을 쏴 피해자를 제압하진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와 달리 공범인 이정학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이정학 측은 권총을 쏴 피해자를 살해한 건 이승만이라고 주장했다.

이승만이 이정학의 수사기관 진술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검찰이 피고인들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이달 28일 오후 2시 이정학에 대한 증인 신문을 이어갈 방침이다.

한편 피고인 이승만과 이정학은 2001년 12월 21일 오전 10시쯤 대전시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 지하 주차장에서 현금 수송용 가방을 운반하던 피해자(당시 45세·은행 출납과장)를 권총으로 살해한 뒤 현금 3억 원이 든 가방을 갖고 도주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경찰은 범행에 사용된 차 안에서 발견된 마스크와 손수건의 유전자 정보(DNA)를 2015년 충북 소재 불법 게임장에서 나온 DNA와 대조 분석해 사건 발생 7533일 만인 지난 8월 25일 두 사람을 검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