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할 승률-정규 2위-프랜차이즈 스타' 감독 포기한 LG, 도대체 누가 오길래
LG 구단은 2일 “이번 시즌을 끝으로 임기가 만료되는 류지현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다”며 “심사숙고해 이른 시일 안에 새로운 감독을 선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계약 포기가 발표된 뒤 류지현 감독은 “특히 지난 2년은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게 됐습니다”며 “그리고 우리 선수들이 있었기에 너무도 행복한 시간 보낼 수 있었습니다”고 팬들에게 작별인사를 전했다.
아울러 “저는 이제 팀을 떠나지만 제가 사랑하는 엘지트윈스는 제 마음속에 영원히 원픽으로 남을 것입니다”며 “우리 선수들 응원과 격려 부탁하며 저를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 인사드립니다”고 고개 숙였다.
류지현 감독은 한양대를 졸업하고 1994년 LG 1차 지명으로 입단한 뒤 팀을 대표하는 유격수로 활약했다. 2004년 LG에서 은퇴한 뒤에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코치 연수를 받은 기간을 제외하고 줄곧 LG에서만 코치 생활을 했다. 수비·주루·수석 코치를 다양한 보직을 맡았다.
류지현 감독은 2020년 11월 제13대 LG 사령탑에 올랐다. 계약 기간은 2년이었다. 지휘봉을 잡은 뒤 지난해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친 데 이어 올해는 구단 최다승(87승) 신기록을 세우며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정규시즌 2위는 2002년 이후 가장 좋은 순위였다. 승률 .613는 지난해 우승팀 KT 위즈(76승9무59패·승률 .563), 2020년 우승팀 NC 다이노스(83승6무55패·승률 .601)보다도 앞선 성적이었다. 2014년 넥센히어로즈가 작성한 역대 최고 2위 승률인 .619(78승2무48패)와도 맞먹는 결과였다.
또한 류지현 감독은 문성주, 문보경, 이재원, 김윤식, 이민호 등 젊은 선수들을 발굴하고 팀의 주축으로 키워냈다. 성적과 리빌딩,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포스트시즌 전까지만 해도 재계약이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가을야구가 류지현 감독의 발목을 잡았다. 키움히어로즈와 플레이오프에서 객관적인 전력과 체력의 우세에도 1승 3패로 패했다. 지난해 역시 정규시즌 3위를 차지하고 준플레이오프에서 4위 팀 두산베어스에 패했다.
물론 구단도 할 말은 있다. 1994년 마지막 우승 이후 28년 동안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던 LG 입장에선 용납하기 쉽지 않은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 특히 2년 연속 가을야구에서 하위팀에게 덜미를 잡힌 것에 대한 팬들의 비판이 만만치 않았다. 야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구본능 LG트윈스 구단주 대행이 가을야구 결과에 ‘대노(大怒)’했다는 소문도 들렸다.
류지현 감독이 재계약에 실패하면서 LG는 1990년대 이광환 감독 이후로 단 한 번도 ‘재계약 감독’을 내놓지 못한 팀이 됐다. 그 사이 여러 이름값 높은 감독들을 데려왔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결국 LG 프랜차이즈 출신 최초 사령탑이었던 류지현 감독마저 잔혹사가 반복되고 말았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승률 6할 이상-정규시즌 2위를 차지하고도 재계약에 실패했던 감독은 한 명도 없었다. 류지현 감독이 최초의 사례를 남겼다.
LG 차기 감독에 대해 하마평은 많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은 없다. 다만 정규시즌 2위 감독을 대신해야 하는 만큼 감독 경험이 있는 거물급 인사가 지휘봉을 잡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특히 류지현 감독과 재계약 포기는 구단이 ‘목표는 무조건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메시지를 차기 감독에게 확실하게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만큼 한국시리즈 우승 경력 감독이 올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또 그게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누가 다음 감독으로 지휘봉을 잡건 간에 막중한 부담감을 안고 시작할 전망이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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