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량 논란 위믹스부터 체인변경 당한 클레이튼까지…흔들리는 K코인

김건호 2022. 11. 4.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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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량 매도 논란에 이어 공시보다 7200만개를 더 유통한 것이 드러난 위메이드의 위믹스를 두고 투자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MS(마이크로소프트)의 투자 소식에 반짝 반등하긴 했지만 아직 위믹스의 거래소 상장폐지 문제가 해결 된 것은 아니다. 또 국내 가상부동산 플랫폼 ‘클레이시티’가 체인 변경 거버넌스 투표를 통해 탈(脫)클레이튼을 확정하면서 카카오 코인으로 유명한 클레이튼도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 루나 사태로 곤혹을 치룬 K코인이 또다시 휘청이고 있다.

4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지난 27일 위믹스의 신뢰도가 훼손됐다며 이 코인을 ‘투자 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혼돈의 가상화폐 시장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가 24종의 디지털 자산에 대한 거래지원을 중단한 28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의 전광판에 가상화폐 거래 상황이 표시돼 있다. 2021.6.28 hkmpooh@yna.co.kr/2021-06-28 14:30:04/ <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무엇보다 위믹스가 거래소에 제출한 예상 유통량이 실제 유통량 대비 30% 더 발생된게 뼈아프다. 위메이드는 당초 10월말까지 거래소에 위믹스의 예상 유통량을 약 2억4957만개로 제출했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약 7245만개가 더 유통됐다.

일반적으로 가상자산 시장에서 코인의 가격은 공시된 정보를 기반으로 형성된다. 특히 유통량은 코인 희소성과 직격되기 때문에 투자자에게 코인 투자 가치의 잣대가 된다. 하지만 거래소에 공소된 정보와 실제 유통량이 다를 경우 코인의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거래소의 투자유의종목 지정 직후인 27일 위믹스는 전날 대비 25%이상 폭락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위믹스의 개발사인 위메이드는 대응에 나섰다. 위메이드 측은 앞서 30일 공지문을 내고 파트너십 계약 체결 때마다 협력 모델의 목적이나 형태에 따라 불가피하게 일정 물량의 위믹스가 추가로 공급돼 거래소에 제출한 수치보다 발행량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위메이드의 장현국 대표는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분기별로 보고서를 냈다. 분기 중에 일어난 일(유통량 차이)은 저희에게 미흡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인정한다. 위믹스 디파이 예치 등의 경우 사전에 공지하는 것으로 개선하려한다”고 말했다. 즉 공지 과정을 개선하면 유통량 등에 오해가 없어질 것이란게 위메이드의 생각이다.

위메이드는 MS의 투자유치 소식을 강조했다. 신한자산운용과 키움증권 등 금융회사 외에 MS가 투자에 참여해 향후 블록체인 분산처리 노드 분야 등에서 협력 관계를 확대해 나간다는 것이다. 이같은 위메이드의 MS투자 유치 발표로 위믹스의 가격은 34% 폭등했다.

이처럼 몇일 사이 폭락과 폭등을 거듭한 위믹스의 투자에 투자자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갖고 있다. 우선 공지와 실제 유통량의 차이는 어느정도 있을 수 있지만 전체 예상물량의 29%가 넘는 유통량의 차이는 일반적인 차이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또 대량 장내 매각으로 논란이 된 위메이드의 전력도 이같은 신뢰도 추락에 한몫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4분기에만 1609억원 어치의 위믹스를 장내에서 매각한 것으로 드러나 투자자들로부터 많은 원성을 들었다. 당시 위메이드 측은 “공개된 계획에 따라 해외에서 분할 매각한 것으로, 한꺼번에 몰래 처분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라고 해명했지만, 투자자들은 장내 매각한 위믹스로 인해 가치가 폭락했다고 주장했다.

위메이드의 위믹스는 P2E 게임에 상용화를 하는게 목표다. 결국 위믹스의 가격이 하락하면 아이템의 값어치도 떨어지고 이는 곧 인게임 경제 시스템 붕괴로 이어질 수도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어느정도 유통량과 공시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해도 이 정도로 큰 차이는 일반적인 상황이라고 보기 힘들다”며 “바이백 조치 등을 강구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바이백이란 유통된 물량을 다시 사들이는 것을 말한다.

이같은 신뢰도 추락은 비단 위메이드만의 문제는 아니다. 카카오 블록체인 사업의 핵심은 클레이튼도 최근 프로젝트들이 줄줄이 탈출하며 상용화 및 가치에 의문을 남기고 있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상부동산 플랫폼 ‘클레이시티’는 최근 체인 변경 거버넌스 투표를 통해 탈(脫)클레이튼을 확정했다.

2080년을 배경으로 한 메타버스 플랫폼인 클레이시티는 유저들이 해당 플랫폼의 랜드(땅) 대체불가능토큰(NFT)을 스테이킹(예치)해 보상을 얻을 수 있는 블록체인이다. 과거 플랫폼 내 종로구 땅이 1억원에 팔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

클레이시티 뿐만이 아니다. NFT 프로젝트인 메타콩즈도 클레이튼에서 이더리움으로 체인을 변경했고, 위메이드도 자체 메인넷을 구축하면서 클레이튼을 탈출했다. 코빗에 따르면 이날 기준 클레이튼의 가격은 1년 전(2086원)보다 약 91% 하락한 174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인 그라운드X가 개발했다는 이유가 클레이튼 가격의 지지 기반이었는데, 프로젝트들이 잇따라 탈출하면서 상용화 및 가치에 의심을 품는 투자자들이 많아져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카카오라는 브랜드가 가지는 신뢰성이 시장에서 통하지 않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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