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희망퇴직 할래요”...재매각 추진하는 푸르밀 무슨 일이?
갑작스런 사업종료 통보로 파문을 일으킨 푸르밀이 경영권 재매각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오너가가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를 반복하면서 “차라리 희망퇴직을 하는 게 낫겠다”는 직원들이 줄을 잇고 있다.
4일 유업계에 따르면 푸르밀 노사는 이날 오후 2시 서울시 영등포구 문래동에 위치한 푸르밀 본사에서 3차 교섭을 진행한다. 지난달 31일 열린 2차 노사 교섭에서 사측은 회사 경영권 재매각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2차 노사 교섭이 열린 당일 신동환 푸르밀 대표이사가 대리점과 낙농진흥회에 ‘사업종료’ 통지문을 발송한 것으로 드러나 직원들 사이 비난이 일고 있다.
푸르밀은 사업종료 통지문에 “경영 상황 악화 등 내부 사정으로 11월30일자로 유가공품 사업을 종료할 예정”이라며 “이후에는 당사와의 거래관계가 계속 유지될 수 없음을 알린다”고 명시해 놓았다.
앞서 지난달 17일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사업을 종료하고 이에 따른 정리해고를 통지한 것과 마찬가지로 ‘날벼락’과 같은 통보다.
직원들은 경영진이 재매각 의사를 밝힌 것과 달리 대리점에 사업 종료를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으로 드러나자 사측의 말을 더 이상 믿지 못하는 분위기다.
푸르밀 본사 내 한 직원은 “재매각을 추진한다는 얘기에 실낱 같은 희망을 가지기도 했다”며 “하지만 결국 대리점 에 사업종료를 통보했다는 것은 노사 교섭에서 시간을 벌기 위한 꼼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직원은 “그 동안 매각을 추진하면서 고용 승계 등의 부분이 걸림돌이었는데 재매각이 어떻게 잘 되겠냐”며 “오너가에서 무슨 의도로 그런 얘길 갑자기 또 한 것인지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너가에 대한 믿음이 깨진 상황에서 대다수의 직원들은 희망퇴직을 선택하고 있다는 게 본사 내부 직원들의 전언이다.
본사 내 한 직원은 “이미 난 희망퇴직을 신청했고, 주변 직원들 역시 희망퇴직을 서둘러 하고 있다”며 “오너가가 말한 재매각은 돈이 될만한 공장 관련된 건이라고 생각해 다들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푸르밀은 일반직·기능직 전 사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 중이다. 희망퇴직 신청기간은 오는 9일까지며, 희망 퇴직일은 30일이다.
푸르밀은 희망퇴직 위로금으로 통상임금과 상여금을 더한 2개월치를 지급하기로 했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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