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레고랜드?… 보험사, '콜옵션 미행사' 사태 어디까지

전민준 기자 2022. 11. 4.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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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 제도 등을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들의 자금 경색 위기가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흥국생명과 DB생명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조기 상환) 미이행에 따른 파장이 우려된다.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단기자금 시장경색이 외화유동성 조달 시장으로까지 번지며 흥국생명·DB생명에 이어 보험업계에 유사한 사례가 나올지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흥국생명과 DB생명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던 2017년보다 금리가 상승했으며 '레고랜드 사태'로 자금 시장이 경색된 상황에서 상환을 미루는 게 낫다고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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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사태로 보험사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사진=뉴스1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 제도 등을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들의 자금 경색 위기가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흥국생명과 DB생명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조기 상환) 미이행에 따른 파장이 우려된다.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단기자금 시장경색이 외화유동성 조달 시장으로까지 번지며 흥국생명·DB생명에 이어 보험업계에 유사한 사례가 나올지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흥국생명과 DB생명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미이행 사태로 다른 보험사들도 달러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어려움을 겪거나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최근 레고랜드 사태로 한국 크레딧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번 콜옵션 미행사로 시장의 충격은 다른 시기보다 여파가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일 흥국생명은 이달 9일로 예정된 5억 달러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당초 차환 발행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고자 했지만 시장 불안 등으로 국내외 조달이 얼어붙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당장 한화생명과 KDB생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한화생명은 2023년 4월 10억 달러 규모의 달러 신종자본증권 조기 상환일이 도래한다. 당초 한화생명은 차환 발행을 위해 지난달 1조원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검토했지만 시장 불안을 이유로 잠정 연기한 상태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최근 3분기 실적발표에서 밝힌 바와 같이 2018년 4월에 발행했던 신종자본증권 10억불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해 내년 4월 계획대로 상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DB생명 경우 내년 5월 2억달러 규모의 달러 신종자본증권 조기 상환일을 맞이한다. KDB생명 관계자도 "내년 5월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기 때문에 금융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대주주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콜옵션 행사에 관한 구체적인 시기와 방식 등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화생명과 KDB생명 등이 콜옵션 행사를 위해 차환 발행을 서두를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실제 보험사들 경우 다른 금융사들보다 국내에서 채권 발행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험사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는 시장 민감도가 높고 제한된 수요 탓에 물량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레고랜드 사태로 시장이 냉랭해지자 코리안리재보험은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을 겪기도 했다.

이에 보험사들은 해외 채권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해외 시장은 투자 규모가 절대적으로 커서 보험사들이 주문을 확보하기 수월했다. 하지만 흥국생명 사태로 해외 시장에서 한국 보험사들이 발행하는 채권에 대한 신뢰도 저하는 불가피해졌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금융권 일각에서는 보험사 대규모 부실 사태와 같은 확대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흥국생명과 DB생명 모두 상환 연기가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흥국생명과 DB생명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던 2017년보다 금리가 상승했으며 '레고랜드 사태'로 자금 시장이 경색된 상황에서 상환을 미루는 게 낫다고 본 것이다.

실제 흥국생명의 경우 콜을 미루면서 기존 4.5%에서 2.5%포인트의 금리가 추가로 붙게 됐지만 10%대의 금리로 새 증권을 발행하는 것보다는 부담을 덜게 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흥국생명의 신종자본증권 신용등급은 A+, 한화생명은 AA- 등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사들과 신종자본증권 콜옵션과 관련해 지속 소통해 왔으며 시장 상황을 지속 모니터링 할 것"이라며 "과도한 확대 걱정은 자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비상경영과 같은 긴급한 사태는 없겠지만 당분간 자금조달하는 데 어려움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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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준 기자 minjun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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