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주주도 경영권 프리미엄 누릴까···SM엔터에 쏠리는 눈 [시그널INSIDE]

임세원 기자 2022. 11. 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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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투스 지분 4.2% 확보 뒤 인수 후보로 부상
얼라인 등 소수주주 내년 주총서 표대결 예고
경영권 거래시 소수주주 지분도 사들일 가능성
[서울경제]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키워온 게임회사 컴투스(078340)가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041510)) 지분에 투자하면서 에스엠 매각 향방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에스엠은 행동주의 사모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얼라인)의 요구로 최대주주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개인 회사와 맺은 계약을 해제하며 경영권 매각 가능성을 높였고, 컴투스가 인수 후보로 부상했다.

그러나 얼라인 등은 경영권 거래 시 소수주주도 최대주주와 동일한 가격으로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을 검토해온 상장사 매각 시 소수주주 보호방안이 시장에서 먼저 출현할 수 있는 것이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컴투스는 지난 2일 에스엠 지분 4.2%(99만여주·약 700억 원)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내년 주주총회에서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와 얼라인 등 소수주주간 또 한 번 표대결이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컴투스가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 측의 ‘백기사’가 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랐다.

그러나 컴투스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주주총회에서 특정 방향 의결권 행사를 목적으로 투자한 것이 아니다” 라며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에스엠의 향후 성장 가치가 높다는 판단으로 이번 투자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다만 컴투스의 상반기말 별도 기준 현금성 자산은 2910억원, 총차입금은 1930억원이고 잉여현금은 82억원 적자다. 투자실탄이 줄어든 상태에서 700억 원 가까운 투자를 했다는 점은 회사의 전략적 투자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만약 컴투스가 지분을 5% 이상 취득한 경우라면 투자 목적을 경영권에 간섭하지 않는 단순투자 목적인지, 백기사나 적대적 인수 등 경영참여 목적인지 공시해야 한다. 또한 공시한 지 3개월 이내에는 해당 목적 이외의 행위가 금지된다. 업계는 컴투스가 이와 같은 부담을 덜기 위해 5% 미만으로 지분을 매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얼라인 등 소수주주 일부는 컴투스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소수주주들은 현재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측이 최대주주인 라이크 기획과 에스엠간 불공정 거래 해지를 요구해 성사시킨 이후 다른 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 성격의 거래도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여전히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펴는 것이다. 특히 이들은 내년 3월 주총에서 불공정 거래 재발을 막기 위해 이사회에 견제 장치 신설을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컴투스가 에스엠의 최대주주가 되거나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백기사가 된다면 표 대결 구도를 흔들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에스엠 측이 사내이사 임기를 연장하려고 하자 얼라인이 이를 반대했고, 국민연금 등 상당수 기관투자가들이 함께 반대했지만 일부 기관투자자는 에스엠의 손을 들어줬다”면서 “컴투스가 다수 기관투자자와 다른 선택을 한다면 사실상 추후 최대주주로부터 우호적으로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백기사 역할을 한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컴투스 측도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18.5%)와 특수관계자의 지분만 사는 것으로는 에스엠의 확실한 경영권을 확보하지 못한다는 점 때문에 고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일례로 올해 3월 주총에서 에스엠 측은 기존 사내이사의 임기를 연장하려 했지만, 얼라인 등 소수주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컴투스가 확실한 경영권을 확보하려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이외 얼라인을 포함한 소수주주들의 지분까지 사들여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 경우 이른바 최대주주 지분에 높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주고 산 뒤, 낮은 가격에 유상증자를 거치며 주당 단가를 낮추는 방식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최대주주 지분을 거래하면서 30%에서 100%까지 경영권 프리미엄을 주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에스엠 매각이 진행될 경우 국내에서 처음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소수주주가 누리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임세원 기자 why@sedaily.com강도원 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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