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콘솔과 PC, 모바일의 플랫폼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시대에도 여전히 '콘솔 게임' 타이틀이 주는 상징성은 일부 남아 있다.
콘솔 게임이라고 한다면 스토리부터 연출, 액션, 사운드 모든 부분에서 뛰어나 타 플랫폼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부분을 채워줄 것만 같은 느낌이다.
산타모니카스튜디오에서 오는 8일 PS4와 PS5로 출시하는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는 바로 이런 콘솔 게임이 주는 이미지에 정확히 부합하는 타이틀이다.

지난 2018년 PS4로 출시됐던 '갓 오브 워'의 후속작인 이번 타이틀은 북유럽 신화의 핵심적인 이야기로 깊게 들어간다.
신들의 종말을 뜻하는 부제 '라그나로크'처럼 핵심 인물인 오딘, 토르, 헤임달 등의 인물이 등장해 파멸로 이어지는 예언을 쫓게 된다.

전작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핌불베트르 겨울이 시작된 미드가르드에서 주인공 부자 크레토스와 아트레우스는 여신 프레이야와 적대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부자를 습격한 프레이야의 전투는 숨 가쁘게 흘러가며 이어 곧 이번 작품의 핵심 인물인 오딘과 토르까지 빠르게 등장을 알리며 긴장감을 더한다.
패드를 잡은 지 불과 1시간도 되지 않는 시간이지만 벌써 이 게임의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가게 될지 궁금하게 만드는 강한 흡입력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어지는 크레토스와 토르의 첫 대치는 산타모니카스튜디오가 신화를 해석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장대하고 야심 찬 장면으로 구성됐다.
두 영웅의 전투는 말 그대로 신들의 전투라는 인상을 준다. 지금까지 '갓 오브 워'의 모든 타이틀이 그래왔지만, 이번에는 제작진이 만약 이 둘의 전투를 신화적인 상상력으로 묘사한다면 어떤 느낌이 들지 염두에 둔 듯하다.
실제로 크레토스가 지닌 리바이어던 도끼와 토르의 묠니르가 격돌한 곳에는 땅에 내린 번개가 얼어 마치 거대한 나무처럼 흔적이 남아 경이로움을 안겨준다.

자신들만의 신화를 쓴 산타모니카스튜디오의 상상력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내내 이어진다.
특별한 능력을 지닌 북유럽 신화 속 장신구를 이용해 크레토스의 새로운 무기를 만드는 이야기부터 사막에 붙잡혀 있는 거대한 생물을 풀어주는 등 신화에서 만나볼 수 있던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는 메인 스토리와 사이드 퀘스트에 담겨 있다.
신화적인 상상력이 더해진 이야기도 좋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좋았던 부분은 가족에 관련된 이야기다. 크레토스와 아트레우스는 물론 주변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서사 역시 가족이라는 테마에서 진행된다.
이 중 전작에서 크레토스가 아트레우스를 가르침에 따라오지 못하는 미숙한 자식으로 느꼈다면 이제는 점차 한명의 주체로서 바라보고 인정해 나가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이런 시선의 변화는 게임 내 역할로도 드러난다. 아트레우스는 대부분 크레토스를 보조하지만 때로는 메인 캐릭터로 이야기를 진행하는 역할도 맡았다.
여전히 크레토스가 이야기의 중심이지만 아트레우스로 진행하는 분량 역시 적지 않았기에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긍정적인 변화는 '갓 오브 워' 시리즈의 핵심인 전투에도 적용됐다. 전작이 액션 자체는 뛰어났지만 비슷한 곳에서 계속 같은 적을 상대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면 이번에는 이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좋을 정도로 많은 적과 처형 모션 등이 마련됐다.

전투 지형 역시 고저 차를 줘서 보다 입체적인 전투를 유도한다. 대량의 적들과 상대하게 되는 파트에서는 전장을 뛰어다니며 전투를 펼치기에 다소 좁게 느껴졌던 전작의 전장보다는 넓어진 느낌을 준다.
전투 외에 즐길 부분도 기대를 만족시켜준다. 사이드 퀘스트와 탐험 요소도 충실히 갖추고 있다. 또한 전작과 마찬가지로 엔딩 이후에도 즐길 수 있는 도전과 보물찾기, 퀘스트 등을 마련해 전체적인 면에서 본다면 전작의 볼륨을 압도한다.

이 게임의 가장 큰 단점을 꼽자면 다음 작품을 언제 볼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점 정도일 것이다.
완벽이라는 말을 쉽게 사용해서는 안 되겠지만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는 올해 선보인 게임 중 완벽함에 가장 가까운 게임이라고 소개할 수 있다.
최종봉 konako12@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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