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리더 70% "외주 인력 관리 필요성은 인지, 그러나 준비는 미흡"
(지디넷코리아=백봉삼 기자)한국 딜로이트 그룹(총괄대표 홍종성)은 딜로이트 글로벌이 MIT 슬론 비즈니스 리뷰와 함께 '조직 내·외부의 인력 생태계 관리: 조직 경계를 넘는 전략적 인적자원관리(이하 인력 생태계 관리)' 리포트를 4일 발표했다.
과거에 비해 외주인력과 내부직원 간의 상호 의존도가 높아지고 외주 인력들에 대한 통제가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리더들은 인력 생태계 관리가 필요하다. 인력 생태계는 '조직의 가치 창출에 중점을 둔 인력구성과 조달 구조'로, 인력생태계 관리는 기업의 내부인력과 외주 협력사와 프리랜서 등 외주 인력까지 관리 범위에 포함시키는 방식이다.
딜로이트는 인력 생태계 조율에 대한 기업 리더들의 전략을 이해하기 위해 전 세계 기업 관리자 4천78명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 조사 및 19명의 최고경영자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응답자 대부분은 외주인력을 조직의 일부로 보는 반면, 외주 인력을 확보하고 관리할 준비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응답한 리더는 3분의 1도 되지 않았다.
또 설문조사 결과를 수치화해 '인력 생태계 조율 지수'를 기준으로 응답자를 유형별로 3개 그룹으로 분류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22%는 ‘전략적 조율자’로 분류됐고 ‘부분 조율자’와 ‘비조율자’는 각각 60%, 18%로 확인됐다.
그 중에서도, 리포트는 전략적 조율자의 인력 생태계 운영 방식에 주목했다. 이들은 외부 인력의 활용에 인색한 비조율자와 달리 외부 조직원과의 협업에 개방적 태도를 보이는 한편, 부서 간 협업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략적 조율자 그룹의 80%가 외부 인력 고용을 적극 추진하는 등 유연한 인력 생태계 인식을 갖고 있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전략적 조율자 그룹의 86%는 조직의 인력 생태계와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 및 목표의 방향성을 일치시킬 수 있었다.
리포트는 본격적인 인력 생태계 시대를 맞아 외부의 인재를 적극 활용해 조직 내외부의 시너지를 내는 전략적 조율자의 필요성이 커지는 것에 주목하는 한편, 나아가 조직의 각 부서별로 인력 생태계를 운용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 전략적 조율자 그룹의 91% "외부 인재를 고용하려는 관리자도 적극 지원"
기업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조직관리다. 과거에 비해 외주인력과 내부직원 간의 상호 의존도가 높아지고 인력 구조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내부는 물론 외부의 인력까지 아우르는 인력 생태계의 매끄러운 가동이 조직관리의 핵심 키워드로 부상했다.
다만 리포트에 따르면 설문 응답자의 대다수가 외부 인력을 조직의 일부로 인식하고 있어도, 내외부를 아우르는 인력 생태계의 완성에는 큰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응답자의 약 30%만 조직 차원에서 더 많은 외주 인력을 확보하고 관리하기 위해 적극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고, 나머지 약 70%는 그 준비상태가 미흡하다고 답했다.
조직을 성공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전략적 조율자는 달랐다. 이들은 여러 부서의 기능별 생태계 관리에 유기적으로 나서는 한편, 조직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라면 외주 인력을 적극 참여시킬 것이라고 답한 비중이 80%에 달했다. 비조율자로 분류된 이들이 동일한 질문에 32%만 "그렇다"고 답한 것과 비교된다.
심지어 전략적 조율자 그룹은 외부 인재 영입을 시도하는 관리자도 적극 지원하는 패턴을 보였다. 무려 91%가 "외부 인재 고용을 시도하는 관리자들을 적극 지원한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비조율자 그룹은 39%에 불과했다. 전략적 조율자가 외부 인력 고용을 위해 스스로도 공격적인 채용에 나서는 한편, 자신과 동일한 생각을 가진 또 다른 관리자들에게도 적극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은 셈이다.
이는 전략적 조율자 스스로 외부 인력의 고용을 포함한 유연한 고용 생태계 창출이 곧 조직의 비즈니스 전략 및 목표와 부합될 수 있다는 강한 확신을 가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외부 인력을 효과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전략적 조율자 그룹의 86%는 현재 조직 내 인력이 요구하는 사항을 조직의 비즈니스 전략 및 목표와 일치시키고 있는 중이라 답했다. 비조율자가 30% 미만에 그친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편 전략적 조율자 그룹은 내외부 인력에게 업무를 적절히 배분할 수 있는 이해력과 리더십을 보유하는 경향도 보였다. "내외부 인력 간 업무를 어떻게 분배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전략적 조율자의 숫자는 비조율자와 비교해 무려 5배나 많았다.
■ 인력 생태계 시대, 부서의 개방과 협업 필수
리포트는 전략적 조직관리가 필수인 시대를 맞아 외부 인력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각 부서 별 맞춤형 인력 생태계 전략도 소개했다.
우선 경영진(Senior Leadership)은 모든 의사 결정권의 최정점이라는 점을 고려해 인력 생태계에 대한 명확한 통찰력을 제공해야 한다. 무엇보다 외부 인력이 포함된 인력 생태계 구성과 운영 사항에 대해 포괄적인 이해를 가져야 한다. 경영진이 인력 생태계 전반에 높은 이해도를 가지고 있다면 추후 기업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인력 생태계 조율이 용이할 것이며, 조직 전체가 경영진의 추진 전략을 이해하는 것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사업부 리더(Business Unit Leader)는 실무적 운영과 관련된 결정을 책임진다는 점에서 경영진처럼 외부 인력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 다만, 법적인 문제로 외주사 인력의 통제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외주 인력을 능숙하게 관리할 수 있는 경험 많은 내부 인력을 함께 배치해야 한다. 나아가 조직은 사업부 리더를 전문지식과 광범위한 조직 및 산업 지식을 두루 갖춘 T자 형태 리더(T-shaped leader)로 육성시키기 위해 타 부서의 업무를 학습하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일도 필요하다.
HR(Human Resources) 부서도 변해야 한다. 전통적으로 HR 부서는 조직 내부의 정규직 직원과 관련된 업무만을 다뤄왔지만, 외부 인력 활용까지 포함된 인력 생태계 구축이 필수인 상태에서, 이제 HR의 영역도 타 부서와의 통합적 사고방식이 필수가 됐기 때문이다. HR에만 특화된 것이 아닌 타 부서의 업무까지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조직 내 긴밀한 협업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 HR 분야에서만 경력을 쌓아온 리더들은 타 부서 업무 또한 이해해야 한다.
구매(Procurement) 부서도 마찬가지다. 외부 인력에 대한 조직의 의존도가 커질수록 구매 부서의 기능은 인재의 발굴과 영입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역시 타 부서와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IT(Information Technology) 기술적 측면에서도 이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최첨단 기술 자체가 인력 생태계의 관리를 위한 필수재로 부상하기 때문이다. IT 그룹 리더는 기술 지식뿐 아니라 사업 전략과 기술과의 관계를 이해하는 한편, 단순 '도구' 지원의 개념을 넘어 모든 조직과 함께 데이터 중요성을 공감하고 이를 업무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재무/법무(Finance/Legal)는 인력 생태계 구현과 안정화에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재무의 경우 예산과 관련된 기능을 통해 인력 생태계 구축 초반에 적극 관여해야 하며 법무의 경우 외부 인력 활용에 있어 벌어질 수 있는 리스크와 더불어 다양한 구성원과의 계약과 지적재산권과 관련된 사안에 입체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김성진 한국 딜로이트 컨설팅 인사 혁신 부문(Human Resources Transformation Practice) 리더는 "조직의 리더는 복잡한 인력 생태계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부서별 관계와 기능을 조율하고 어떻게 재구성할지 결정해야 한다"면서 "전략적으로 인력 생태계 조율을 주도하고 관리한다면 조직의 전략적 목표 달성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결국 인력 생태계 관리가 조직의 미래를 책임지는 것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봉삼 기자(paikshow@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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