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30대 영끌족의 비명 "라면만 먹고 삽니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2022. 11. 4. 09:4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작년초 실거주 주택 구매, 당시 주담대 2%대
저금리에 집값 상승 추세에 내집마련 결심
지금 한달에 이자로만 200만원대 중반 지출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익명 (30대 영끌 주택 구입자)

미국이 또 한 번 기준금리를 크게 올렸습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 기준금리와의 차이가 또 1%포인트 벌어지죠. 하는 수 없이 우리도 기준금리를 또 인상하게 될 겁니다. 안 그러면 외화가 우르르 빠져나가니까요. 이렇게 되면 가장 큰 문제는 은행 빚이 많은 가계와 기업입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주담대는 9월에 이미 금리가 7%를 넘어섰습니다. 이제 곧 9%, 10%까지 오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 몇 년 간 집값이 무섭게 오르니까 하는 수없이 영혼까지 끌어모아서 집 샀던 많은 분들이 지금 시름시름 앓고 있습니다. 이른바 영끌족 한 분의 이야기를 먼저 직접 들어보죠. 나와 계십니까?

◆ 익명>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간단히 자기 소개를 좀 해 주시겠어요?

◆ 익명> 지금 대전 거주하고 있는 33살 직장인이고요. 남자 직장인입니다.

◇ 김현정> 33살의 직장인. 아파트 마련하신 건 언제세요?

◆ 익명> 지난해 3월에 계약을 해서 마련을 했고요.

◇ 김현정> 지난해 3월. 실례가 안 된다면 어느 정도 가격에 구매하셨는지를 좀 여쭤봐도 될까요?

◆ 익명> 일단은 실거주 목적으로 구매를 했고요. 7억 정도에 집을 구매를 했습니다.

◇ 김현정> 몇 평이에요?

◆ 익명> 30평입니다.

◇ 김현정> 30평에 7억. 한참 아파트가 치솟을 때 그때였네요.

◆ 익명> 네.

◇ 김현정> 대출은 얼마나 끼고 하셨어요?

◆ 익명> 대출은 주택담보대출 포함해서 한 4억 5000만원 정도 껴서 마련을 했네요.

◇ 김현정> 4억 5000만원. 그때면 금리가 어느 정도였습니까?

◆ 익명> 그 당시 금리가 2%대 초반이었으니까 그렇게 부담이 있는 건 아니었고요.

◇ 김현정> 그렇죠. 2점 몇 퍼센트 할 때 4억 5000만원 대출 끼고 구입한 집. 그때는 뭐 진짜 아파트 값이 너무 무섭게 오르니까 어떻게든 내 집 마련해야 된다, 그게 이득이다, 이런 분위기였죠?

◆ 익명> 그렇죠. 달마다 계속 고가가 갱신이 되고 하니까 이게 계속 오르는 추세여서. 주위에서도 지금 아니면 나중에 가면 더 힘들다 이런 얘기가 많아서. 저도 약간 그런 얘기를 많이 듣고 결정 내린 겁니다. 큰 이유가 없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그리고 금리는 상당히 낮았고.

◆ 익명> 그렇죠.

◇ 김현정> 그러니까 이러면 내가 어떻게 해서든지 내집마련을 좀 해놓고, 내 살집을 마련해 놓고 금리 열심히 갚자. 이런 생각, 대부분 그런 생각이었죠.

◆ 익명>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그 대출에 지금 금리가 얼마죠?

◆ 익명> 금리가 지금 더 올라서 5%대로 올랐고요. 주택담보대출뿐만 아니고 제가 대출 받은 게 여러 개다 보니까 그 금리들도 한꺼번에 다 같이 오르다 보니까 이게 한 달에 나가는 금액이 엄청 많이 올랐죠.

◇ 김현정> 그러니까 주택담보대출만 있는 게 아니라 다른 또 대출도 좀 쓰셨군요.

◆ 익명> 그렇죠.
 


◇ 김현정> 그러면 원래 얼마 내던 게 지금 얼마 내고 계세요?

◆ 익명> 원래는 지금 총 다 합해서 한 180만 원 정도 납부를 하다가 지금은 한 달에 나가는 금액이 200만 원대 거의 중반 정도 되고 있죠.

◇ 김현정> 180만원 나가던 것도 적은 게 아닌데 200만 원대 중반을 매달 내고 계세요?

◆ 익명> 네.

◇ 김현정> 괜찮으십니까?

◆ 익명> 그래서 제가 월급날 되면 거의 다 그쪽으로 돈이 나가다 보니까 다른 소비 자체를 아예 거의 못 하게 됐어요. 그래서 외식이라든가 배달 어플 같은 것도 다 지워버리고.

◇ 김현정> 지워버렸어요.

◆ 익명> 집에서 라면 먹고 살고 그러고 있습니다.

◇ 김현정> 허탈한 웃음이 나오네요.

◆ 익명> 그렇죠.

◇ 김현정> 오죽하면 이렇게 말씀하시겠어요. '라면만 먹고 삽니다' 할 정도로. 지금 비슷한 처지에 있는 분들 주변에 많으시죠?

◆ 익명> 네, 좀 많습니다.

◇ 김현정> 뭐라고들 얘기하세요? 단톡방이든 뭐 사석에서든.

◆ 익명> 다들 힘들어하죠. 이렇게까지 갑작스럽게 금리가 올라서 바로 체감이 되니까 다들 당황스러워 하고 곤란한 사람들도 있고 그런 상태입니다.

◇ 김현정> 제일 힘들어 하는 분은 뭐라고 그러세요?

◆ 익명> 일단은 실거주보다 부동산에 투자 목적으로 갭투자 한 친구들도 많다 보니까 그런 사람들은 자기들이 직접 실거주 하는 것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런 상황이 닥치니까 실질적으로 더 힘들어 하죠.

◇ 김현정> 실거주가 아닌 집까지 오피스텔이든 아파트든 빌라든 가지고 있는 그런 분들도 꽤 있으니까. 알겠습니다. 이런 가운데 영끌해서 산 그 집이 또 값이 떨어지고 있잖아요.

◆ 익명> 네, 맞습니다.

◇ 김현정> 다들 미친 부동산 값이다, 떨어져야 된다, 떨어져야 된다, 이런 말을 많이 했지만 또 집주인 입장에서는 대출로 산 집값이 이렇게 갑자기 경착륙을 하면 그것도 문제잖아요.

◆ 익명> 그렇죠. 사실 저는 투자 목적보다 실거주 목적이기 때문에 오르면 오른 대로 그렇지만 이게 더 이게 더 집값이 떨어지는, 제가 샀던 금액보다 떨어질 줄은 몰랐는데 이게 더 떨어지다 보니까 참 복잡한 상황이죠.

◇ 김현정> 어느 정도 떨어졌어요?

◆ 익명> 1억 정도 떨어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1억이요?

◆ 익명> 네.

◇ 김현정> 아니, 지금 사신 지 1년이 채 안 됐는데 1억이 떨어졌어요?

◆ 익명> 그러니까 제가 샀을 때도 오르는 추세여서 몇 개월 동안 오르다가 금리가 확 오르고 하다 보니까. 이게 거래 자체가 조금 안 되다 보니까 급매도 나오고 해서 확 떨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그런 상황입니다.

◇ 김현정> 여러분, 집값이 떨어져야 되고 원래로 돌아가야 된다는 말을 하지만 이게 연착륙을 해야지 경착륙을 하면 이게 또 깡통전세, 이런 문제도 발생하고 이런 금리 문제도 발생하고, 이게 또 전반적인 경제시장에 아주 안 좋은 상황이 되는 것도 감안을 해야 되거든요. 아예 이렇게 떨어지고 나서는 진짜 착잡해서 들여다보지도 못 하겠어요.

◆ 익명> 집값도 지금 안 본 지 꽤 됐어요. 건너서 듣기만 하고 제가 직접 보지는 않고.. 어차피 뭐 방법이 없으니까요.

◇ 김현정> 아예 그냥 시세표 들여다 보지도 않으세요?

◆ 익명> 안 봐요.

◇ 김현정> 안 봐요. 정신건강에 그게 차라리 나을 것 같습니다. 진짜. 알겠습니다. 지금 금리가 지금보다 더 오를 수 있다는 뉴스도 듣고 계시죠?

◆ 익명> 네,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대책 마련은 좀 하고 계세요?

◆ 익명> 그냥 당장에 대책 마련이라고 할 게, 제가 할 수 있는 게 그렇게 많지는 않으니까요. 최대한 소비 줄이면서 나가는 돈 갚고 해야죠.

◇ 김현정> 그래도 우리 선생님께서는 지금 안정적인 직장이 있으신 거죠?

◆ 익명>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렇지 않은 주변 분들은 더 걱정이겠어요.

◆ 익명> 그럼요. 저보다 더 힘들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용기 잃지 마시고요. 오늘 고맙습니다.

◆ 익명>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대전에 거주하는 30대 초반의 직장인입니다. 작년 초에 내 집 마련을 해서 지금 대출 금리로 힘들어 하고 있는 한 분의 제보, 직접 들어봤습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 이메일 :jebo@cbs.co.kr
  • 카카오톡 :@노컷뉴스
  • 사이트 :https://url.kr/b71afn

CBS 김현정의 뉴스쇼 cbsnewsshow@gmail.com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