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상반기에 무슨일이?…고액자산가 더 많이 사고 더 비싼 작품 샀다

2022. 11. 4. 09:4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트바젤·UBS, 글로벌 컬렉팅 조사 리포트 발간
올 상반기만 10건 하반기엔 10건 더 구매예정
100만달러이상 고가 작품 구매자 지난해 12%에서 올해 두배로
78%가 글로벌 미술시장 낙관…지금이 살 때
'환경'이 화두로…프리미엄 5%면 98%가 지급의향
강달러가 이끄는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정책, 러-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시작된 원유값 상승. 이로 인한 자산시장의 침체는 미술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아트바젤과 UBS가 지난 3일 발간한 '글로벌 컬렉팅 조사 2022'에 따르면 고액자산가 컬렉터의 구매엔 이같은 변화가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은 올해 처음 열린 파리 플러스 파 아트바젤 VIP오픈 날 전경. [사진=헤럴드DB]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2022년 상반기에 고액자산가(HNW·High Net Worth, 현금자산 100만달러 이상) 컬렉터들은 여느 해 보다 더 많이, 더 비싼 작품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침체기를 겪었던 글로벌 미술시장은 이미 코로나 이전 수준이상으로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최대 아트페어를 개최하는 아트바젤은 파트너사인 글로벌 금융사 UBS와 함께 3일 ‘글로벌 컬렉팅 조사 2022(A Survey of Global Collecting in 2022)’를 공개했다. 매년 글로벌 미술시장 동향을 담아내는 아트마켓(The Art Market)외 부정기적으로 미술시장 연구를 발표하는데, 올해는 컬렉터를 중심으로 시장변화를 살펴본 것이다. 보고서는 미국, 중국, 프랑스, 영국, 일본 등 HNW 자산가 2709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으며, 밀레니얼 세대가 54%, X세대가 32%, 베이비부머 7%, Z세대가 7%로 구성됐다. 응답자 모두가 현금성자산 100만 달러(14억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57%는 1000만 달러(140억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었고, 17%는 5000만 달러(712억원)를 보유해 초고액자산가(UHNW·Ultra High Net Worth)로 분류됐다.

[자료=A Survey of Global Collecting in 2022, Art Basel & UBS]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HNW 컬렉터의 컬렉션 소비금액 중간값은 18만달러(2억 5000만원)다. 2022년 전체(16만 4000달러)와 펜데믹 이전인 2019년 평균(10만달러)보다 월등히 높다. 작품 구매 횟수도 늘었다. 2021년 평균 10건을 컬렉션 했던 것에서 2022년 상반기만 이미 10점을 사들였고, 하반기에 10점의 작품을 추가로 구매할 것이라고 답했다. 비싼 작품을 사들이는데도 주저하지 않았다. 100만달러 이상 작품을 구매한 HNW 컬렉터는 지난해 12%에서 올 상반기 23%로 약 두배 늘었다.

[자료=A Survey of Global Collecting in 2022, Art Basel & UBS]

이처럼 비싼 작품을 사들인 HNW컬렉터의 세대는 주로 기성 컬렉터였다. 100만달러 이상 작품을 구매한 사람중 48%는 20년 이상 컬렉션을 한 장기컬렉터였고, 4%가 5년 이하의 신규컬렉터 였다. 2021년 53%가 장기컬렉터, 3%가 신규컬렉터 였던 것과 비슷한 수치다.

활발한 구매활동 이면에는 글로벌 미술시장에 대한 낙관이 깔려있다. HNW컬렉터의 78%가 향후 6개월동안 세계 미술시장이 더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1년 말 여론조사보다 4%p 올랐다. 55%는 향후 12개월동안 미술품을 구매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고 39%는 소장품을 판매하길 바랐다. 미국발 금리인상과 강달러로 인한 인플레이션에 가상화폐, 주식, 채권, 부동산 시장 모두 하락세이나 HNW가 바라보는 미술시장은 여전히 우상향인 것이다. 오히려 일부 작품가격이 조정되는 지금을 ‘매수시기’로 보고있는 셈이다.

[자료=A Survey of Global Collecting in 2022, Art Basel & UBS]

코로나19가 거의 종식 수순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이전으로 회복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수치도 있다. 미국으로 수입된 전체 미술작품의 74%가 5개국에 편중돼 있고, HNW컬렉터의 43%는 올해 익숙한 작가의 작품을 사들였다. 또한 절반 가까이가 이전부터 거래하던 갤러리와 거래했다. 새로운 작가를 만나거나, 발굴하기보다 안전 자산을 선호하는 것이다.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구매도 활발하다. 컬렉터들중 대부분(73%)은 딜러나 갤러리에서 구매하지만, 69%는 갤러리 웹사이트나 OVR(Online Viewing Room)에서 구매한 경험이 있고 60%는 이메일이나 전화로 구매했다. 작품을 직접 보지 않고 카탈로그나 PDF 구매도 활발하다. 95%가 작품을 직접 보지 않고 구매한 경험이 최소 1번은 있다고 했고, 절반이 살짝 넘는 컬렉터(51%)는 일반적으로 실물을 보지 않고 구매한다고 답했다.

HNW 컬렉터가 거래하는 갤러리는 평균 16개다. 코로나19 이전 13개에서 3개 늘었다. 마크 스피글러 아트바젤 글로벌 디렉터는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동안 온라인에서 광범위한 리서치를 한 것으로 보이고, 이때 발견한 갤러리에서 온라인으로 직접구매하는 것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미래는 하이브리드”라고 분석했다.

[자료=A Survey of Global Collecting in 2022, Art Basel & UBS]

코로나19로 인한 환경문제도 HNW컬렉터가 고려하는 큰 요인이 됐다. 보고서는 컬렉터들에게 작품을 구매할 때 ‘지속가능함’을 고려하는지 물었다. 전체 77%가 그렇다고 답했고, 2019년 62%에 비하면 15%p가 늘었다. 지속가능함을 추구하는 방식은 도록, 프리세일 자료 등을 디지털버전만 사용(76%), 지속가능하게 제작된 예술작품을 구매(76%), 재사용이 가능한 운송 상품을 사용(74%), 작품 운송이 늦어지더라도 탄소발자국이 적게 발생하는 방식 선택(74%) 등이다.

심지어 지속가능함을 추구하기 위해 프리미엄을 지급하겠다는 것에도 긍정적이다. 57%의 컬렉터가 프리미엄이 25%에 달해도 지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2019년 45%에 비하면 크게 증가한 수치다. 심지어 프리미엄이 5%수준이면 98%가 지불하겠다고 했다. 윤리적 소비나 지속가능한 소비가 큰 화두로 떠오른 만큼 미술시장에서도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vicky@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