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이태원 핼러윈의 비극

김원희 기자 2022. 11. 4. 09:2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이태원 참사 비극을 다룬다.

지난달 29일 밤 10시경, 핼러윈 축제가 한창이던 이태원에서 엄청난 인파로 앞뒤가 막힌 골목길에 사람들이 계속 몰려들면서 최악의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골목안 참사 현장에서 정신을 잃었던 우현 씨는 극적으로 구조되어 살아남았지만, 안타깝게도 그 날 함께 있었던 친구 중 한명은 목숨을 잃었다.

그날의 압사 사고로 무려 156명이 사망하고, 173명이 부상을 입었다. 희생자들대부분은 우현 씨 일행처럼 그저 이태원 축제를 즐기러 갔던 20~30대 젊은이들이다. 불가항력인 천재지변도, 화재나 붕괴, 교통사고와 같은 재난도 아니었는데 왜 그렇게 많은 생명이 동시에 목숨을 잃어야했을까.

이태원 참사로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자 사고 원인을 두고 사람들의 추측은 분분했다. 제작진은 지난 일주일간 생존자와 부상자, 목격자 등 45명의 제보자들과 직접 만났다. 이들의 증언과 수백 개의 제보 영상을 근거로 그날의 상황을 분석했다. 우선사고 현장을 11개의 단위 면적으로 세분하여 사고가 발생할 무렵 어디서 사람들이 몰려들었는지, 인파의 흐름은 어땠는지 자세히 살펴봤다.

현장주변이 담긴 영상들을 종합해 본 결과, 특정위치에서 인위적으로 밀거나 힘을 가한 정황은 발견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영상 속의 사람들은 무언가에 떠밀리듯 움직이고 있었다. 전문가는 이를 ‘크라우드 서지 (CrowdSurge)’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군중밀도가 1㎡ 당 9명 이상이 되면, 목표한대로 이동이 불가능해지고 의지와 상관없이 군중의 흐름에 쏠려 다니게 되는 ‘군중파도 (CrowdSurge)’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상태가 되면 사람들은 패닉에 빠지게 되고, 누군가에게 밀침을 당한다고 느낄 수도 있다는 것. 참사 당일 참사 현장의 군중밀도를 과학적으로 계산해본 결과는 1㎡ 당 16명이었다.

이태원참사를 두고 서울시와 지자체 등 행정부처의 안일했던 핼러윈 준비에 대해 질책이 쏟아졌다. 행안부장관을 비롯해, 곧바로 책임과 잘못을 인정하지 않은 최고 책임자들의 태도에도 비판이 이어졌다. 무엇보다 참사 당일 축제 인파와 관련된 위험 신고 전화를 11건이나 받았지만, 계속된 신고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경찰의 문제가 알려졌다. 참사 전날인 28 일에도인파에 밀려 넘어진 사람이 여럿 있다는 신고가 112 와 119 에접수되었던 사실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일부 전문가와 외신들은 이태원 참사를 보며 행정당국과 우리 사회가 이태원 축제를 젊은이들만의 문화로 치부해 안일하게 대응한 측면도 있을 거라고 지적했다. 아이가 아닌 젊은이니까 스스로의 행동에 책임질 수 있고, 신체 건강한 젊은이니까 불편해도 감수할 수 있고, 위험이 닥쳐도 빠르게 대처할 수 있을 거라는 편견이 젊은이들을 안전의 사각지대에 빠뜨릴 수 있다는 얘기다.

얼마 전의 불꽃 축제는 똑같이 수많은 인파가 모였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이 끝났다. 주최가 있고 없고가 차이라는 행정당국의 이해할 수 없는 답변 말고, 도대체 두 행사의 차이는 무엇이기에 준비와 대응이 달랐던 건지 5 일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이태원 참사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수십명의 증언과 수백 개의 제보영상을 통해 무엇이 이런 비극을 일어나게 했는지 차분히 들여다본다.

김원희 기자 kimwh@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