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함 잊고 가공된 맛에 익숙해진 현대인… ‘위기의 식생활’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딸기 맛'이 진짜 딸기 맛일까.
영국의 요리 연구가 제이미 올리버가 학생들을 데리고 신선한 딸기를 따러 갔을 때, 많은 학생이 딸기의 낯선 맛에 구역질을 했다고 한다.
신선한 과일을 접해본 적이 없는 터라 진짜 딸기 맛에 거부감을 느낀 것이다.
가짜 딸기 맛에 익숙해진 것이 비단 영국 학생들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어떻게 먹을 것인가
캐롤린 스틸 지음 │ 홍선영 옮김 │ 메디치미디어
우리가 알고 있는 ‘딸기 맛’이 진짜 딸기 맛일까. 영국의 요리 연구가 제이미 올리버가 학생들을 데리고 신선한 딸기를 따러 갔을 때, 많은 학생이 딸기의 낯선 맛에 구역질을 했다고 한다. 신선한 과일을 접해본 적이 없는 터라 진짜 딸기 맛에 거부감을 느낀 것이다.
‘어떻게 먹을 것인가’의 저자 캐롤린 스틸은 우리가 먹는 음식, 식생활이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진단한다. 가짜 딸기 맛에 익숙해진 것이 비단 영국 학생들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2018년 학술지 ‘공중 보건 영양학’에서 19개 유럽 국가를 상대로 진행한 연구 결과, 영국인이 구입한 음식 중 절반 이상이 가정 부엌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공업용 원료를 사용해 공장에서 만들어진 ‘초가공’ 식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가 조금 더 비싼 값을 주고 구입하는 ‘유기농 식품’의 경우는 다를까.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다. 원래 소는 풀을 씹어 먹는 반추동물로, 인간이 먹을 수 없는 섬유소를 영양이 풍부한 소고기와 우유로 바꿔주는 이점을 가졌다. 하지만 요즘 소는 대부분 풀이 아닌 곡식을 먹고 자란다.
이에 영구적인 소화불량에 시달리고 혈류로 독소를 내보낸다. 이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다량의 항생제가 사용된다. 땅에서 자라는 당근 역시, 과도한 화학비료와 살충제의 사용으로 비옥한 토양이 사라지면서 그 성분이 급격히 변화했다.
스틸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시토피아’(Sitopia)라 칭한다. 그리스어 ‘음식’(sitos)과 ‘장소’(topos)의 합성어로, ‘음식으로 형성된 세계’라는 뜻이다. 다만 우리의 세계는 ‘그리 좋지 못한’ 시토피아다. 좋은 시토피아에 살기 위해 스틸은 우리가 음식의 소중함을 먼저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음식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 선진국에선 과잉 공급으로 음식물 쓰레기가 넘쳐나고 수많은 젊은이는 다이어트라는 미명하에 음식을 싸워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음식을 원래 있던 곳으로,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사회의 중심으로 되돌려놓자는 게 그의 주장이다. 잘 먹고 잘사는 법은 생각보다 간단할지 모른다. 잘 먹으면 잘살 수 있다. 560쪽, 2만8000원.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기현 “이재명 얼굴에 웃음기 가득…세월호 아이들에 ‘고맙다’ 한 文과 오버랩”
- [속보] 참사 당시 서울청 상황관리관 류미진 총경 대기발령...류 총경·용산서장 수사 의뢰
- ‘무 뽑듯’ 30명 구조하고 사라진 외국인 의인들, 주한미군들이었다
- ‘182㎝·96㎏’도 번쩍, 바닥에 깔린 30명 구조 뒤 홀연히 사라져…“흑인 의인에 감사”
- “가족들 알면 게을러질까봐” 인형 탈 쓰고 420억 원 복권 당첨금 수령
- “내 딸, 옷도 가방도 없이…피 묻은 천에 싸여 돌아왔다”
- 野 “이태원 참사 경찰 부실 대응 원인은 尹 대통령”...‘대통령실 지키려 구조 외면’ 주장
- 희생된 미국 대학생들은 ‘절친’이었다...참사 직전 제주여행도 함께
- 국제미인대회서 맺어진 인연…결혼까지 골인한 두 미인
- 98년생 아이돌, 40대 사업가와 불륜설…“아내·자녀 존재도 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