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는 당신을 향한 사랑고백” … 알랭 드 보통이 전하는 레시피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외로움, 절망, 불안 등 현대인이 마주한 삶의 위기와, 근사한 저녁 메뉴를 제안하는 일은 무슨 상관이 있을까.
'닥터 러브' 알랭 드 보통이 요리책을 내놨다.
이를 야심, 사랑, 자기 이해, 삶의 의미 등으로 주제를 나누고, 프랑스 요리의 기본 구성인 전채-주요리-디저트로 구분해 제공하는 세심함까지.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유 식탁 | 알랭 드 보통 지음 | 이용재 옮김 | 오렌지디
외로움, 절망, 불안 등 현대인이 마주한 삶의 위기와, 근사한 저녁 메뉴를 제안하는 일은 무슨 상관이 있을까. ‘닥터 러브’ 알랭 드 보통이 요리책을 내놨다. 뜻밖이면서도, 기대가 된다. 연애와 철학을 접목한 독특한 글쓰기로 유명한 그이기에, 이번에도 역시 평범한 요리책은 아닐 테니. 원제 역시 ‘Thinking & Eating’(생각하기, 그리고 먹기)이다. 보통은 많은 이들이 건강을 위해 음식에 온 신경을 쏟으면서도, “정작 요리와 음식이 감정 상태나 심리적 안녕에 미치는 영향에는 그다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그는 “누군가를 위해 요리하고 함께 식사한다는 것은 사랑 고백과 같다”며 우리를 다정한 사유의 만찬으로 초대한다.
보통이 추천하는 132가지 레시피는 확실히 다르다. 그럴듯한 사진으로 시작하지 않고, 기본적이고 단순한 식재료에서 출발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에서 영감을 받아, 현대인에게 필요한 12가지 미덕을 새롭게 정의하고, 그것의 원천이 되는 식재료를 재해석하고 활용한다. 예컨대 희망이라는 미덕은 레몬과 연결짓고, 장난기는 라임과, 지성은 민트와 짝을 이루는 흥미로운 발상이다. “화사한 빛깔과 압도적으로 상쾌한 내면의 즐거움을 지닌 레몬은 포기에 맞서 함께 저항하는 투쟁의 동지다”라거나, “라임은 알맞은 짝을 지어주면 분위기를 익살스럽고 장난스럽게 바꾸어 놓는다”라거나, “민트는 명료함과 정확함의 감각적인 대응물이다”라는 식.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책은 ‘레몬 절임 파스타’ ‘키 라임 파이’ ‘모로칸 민트티’ 등 미덕을 알고, 식재료의 기운을 느끼고,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레시피까지 나아간다.
책은 “좋은 식사에는 좋은 대화가 따라야 한다”면서 잘 말하고, 잘 듣는 식사 대화의 기술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이를 야심, 사랑, 자기 이해, 삶의 의미 등으로 주제를 나누고, 프랑스 요리의 기본 구성인 전채-주요리-디저트로 구분해 제공하는 세심함까지. 보통은 역시 ‘사랑’ 전문가이니 사랑 대화를 몇 개 공개하며 끝내기로. “누군가 나를 많이 좋아한다면, 어떤 기분이 들 것 같아요?”(전채), “전 애인의 어떤 점이 가장 거슬렸어요?”(주요리) “이별에 무덤덤한가요?”(디저트) 등이다. 368쪽, 3만8500원.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기현 “이재명 얼굴에 웃음기 가득…세월호 아이들에 ‘고맙다’ 한 文과 오버랩”
- [속보] 참사 당시 서울청 상황관리관 류미진 총경 대기발령...류 총경·용산서장 수사 의뢰
- ‘무 뽑듯’ 30명 구조하고 사라진 외국인 의인들, 주한미군들이었다
- 희생된 미국 대학생들은 ‘절친’이었다...참사 직전 제주여행도 함께
- “가족들 알면 게을러질까봐” 인형 탈 쓰고 420억 원 복권 당첨금 수령
- ‘182㎝·96㎏’도 번쩍, 바닥에 깔린 30명 구조 뒤 홀연히 사라져…“흑인 의인에 감사”
- 野 “이태원 참사 경찰 부실 대응 원인은 尹 대통령”...‘대통령실 지키려 구조 외면’ 주장
- “내 딸, 옷도 가방도 없이…피 묻은 천에 싸여 돌아왔다”
- 98년생 아이돌, 40대 사업가와 불륜설…“아내·자녀 존재도 알아”
- 국제미인대회서 맺어진 인연…결혼까지 골인한 두 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