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사전청약도 포기 릴레이…'차라리 급매 노리는게'

이하은 2022. 11. 4.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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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분양 내 희비 엇갈려…민간참여 '인기폭발'
사전청약 '가격 메리트' 떨어지고 본청약 지연도
동작구 수방사·고덕·마곡 등 핵심입지는 '관심'

사전청약을 향한 수요자들의 눈빛이 싸늘해졌다. 저렴한 가격으로 관심을 받았던 공공분양 내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사전청약 단지들에선 당첨자들의 이탈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분양한 민간참여 공공분양 단지는 높은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사전청약의 이점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입주 예정 시기는 미뤄지고, 주변 집값은 하락하면서 가격 매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기존 아파트의 '급매'를 노리는게 낫다는 판단에서 공공 사전청약 포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공공분양도 사전청약은 안 되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공공분양 아파트인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푸르지오 센터파크'가 최근 평균 42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청약을 마감했다. 148명 모집에 총 6221명이 신청했다.

올해 들어 부동산 시장 침체로 청약 경쟁률이 전반적으로 떨어진 점을 고려하면 양호한 성적이란 평가다. 민간참여 공공분양이라 다른 민간 아파트에 비해 분양가가 저렴한 데다 인근 개발 기대감도 컸던 영향이다.

반면 같은 공공분양이라도 사전청약 단지들은 선호가 떨어지는 모습이다. 지난 9월 본청약을 진행한 인천 서구 '인천검단 AA21'은 사전청약 당첨자의 39.5%(320가구)가 본청약을 포기했다. 마찬가지로 '파주운정A23(835가구)'와 '양주회천A24(612가구)'에서도 각각 50가구, 145가구가 본청약을 포기했다.

이들의 운명을 가른 건 가격이었다. 에코델타시티 푸르지오 센터파크의 경우 전용 84㎡ 분양가가 4억3700만~5억2100만원이었다. 신도시라 주변엔 준공한 아파트가 없지만, 인근 명지국제신도시에 위치한 더샵명지퍼스트월드2단지는 지난 9월 같은 면적이 6억4500만원(19층)에 거래돼 최대 2억원 가량 차이가 난다.

사전청약 지역들은 올해 들어 집값이 급격히 내리면서 분양가와 시세가 비슷해졌다. 인천검단 AA21 전용 84㎡ 분양가는 4억57만~4억3541만원이었는데, 인근 원당동 호반써밋1차 전용 84㎡가 지난달 28일 4억5000만원(7층)에 손바뀜해 분양가와 큰 차이가 없다. 직전 거래인 작년 11월에는 같은 면적이 7억8500만원(11층)에 팔렸는데 그사이 집값이 큰폭으로 떨어졌다.

신도시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집값이 큰 폭으로 조정되는 분위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초 대비 10월 넷째 주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인천 서구 –5.08% △경기 양주 –5.05% △경기 파주 –1.95%다.

사전청약 예정 물량 많은데…소화 가능할까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으로 한동안 집값 하락이 지속할 전망인 가운데 다른 공공 사전청약 단지에서도 당첨자 이탈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앞서 사전청약을 진행한 위례 A2-7, 성남복정1 A1~3, 부천원종B2 등이 본청약을 기다리고 있다.

앞으로 모집하는 단지의 경우 사전청약 때 제시된 입주예정일이 미뤄질 수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현재 본 청약을 진행한 단지들의 입주예정일은 사전청약 때 공고했던 것보다 4개월~1년4개월 미뤄졌다. 수요자 입장에선 사전청약 때 세웠던 주거계획을 수정해야 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추가된 셈이다.

더욱이 정부는 공공분양 공급량을 대폭 늘려 오는 2025년까지 총 5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내년까지 1만1000가구에 대한 사전청약을 진행할 계획이다. 당장 연내 서울 고덕강일3단지에서 500가구가 나온다. ▷관련 기사: 마곡·수방사·성동구치소 등 1만1000가구 사전청약(10월26일)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집값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시점인데다 사전청약은 입주도 일반분양에 비해 늦으니 청약 대기자들의 불안이 클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큰 사전청약 대신 기존 아파트들의 급매 등을 노릴 수도 있어 수요가 분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서울·경기 등 수도권 물량에는 높은 경쟁률이 형성될 수도 있다. 작년부터 대기 수요가 많았던 서울 동작구 수방사(263가구)를 비롯해 성동구치소(320가구) 등이 내년 상반기에 사전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경기 남양주왕숙, 남양주진접2, 구리갈매역세권 등도 사전청약 물량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공공·민간 도심복합사업, 공공재개발, 3기 신도시 내 GTX 인근 부지 등이 택지 공급 물망지로 떠오르며 대기수요가 풍부한 일부 인기 입지는 청약 쏠림현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하은 (lee@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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