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욕심 생겼다"…이 악문 24살 예비역, 본격 세대교체 실감나네

김민경 기자 2022. 11. 4.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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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이유찬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지금은 형들한테 '어서 오세요' 할 때가 아닌 것 같아요. 어차피 경쟁인데, 나도 주전에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두산 베어스 내야수 이유찬(24)은 지난 9월 상무에서 전역하면서 큰 기대를 모았다. 올해 상무 소속으로 퓨처스리그 82경기에서 타율 0.350(320타수 112안타), 6홈런, 64타점으로 맹활약하며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줬다. 입대 전에는 발이 매우 빠르고 수비 안정감이 빼어나 주로 대수비, 대주자로 기회를 얻었는데, 상무에서 빼어난 성적을 내면서 1군에서 주전 경쟁을 어떻게 펼칠지 기대를 모았다.

두산은 황금기를 이끈 키스톤콤비 김재호-오재원이 노쇠화하기 시작한 2~3년 전부터 꾸준히 내야 세대교체를 준비해왔다. 김재호와 오재원의 체력을 안배하면서 안재석, 박계범, 강승호, 전민재, 서예일, 권민석 등의 가능성을 시험했다. 유격수는 안재석, 2루수는 강승호가 가장 두각을 나타냈는데, 성공적인 세대교체로 이어지기에는 부족했다. 오재원이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만큼 구단은 다음 시즌에는 반드시 주전급으로 성장한 내야수가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이유찬은 구단의 차기 주전 내야수 기대주 가운데 한 명이다. 입단할 때 주 포지션은 유격수였는데, 최근에는 2루수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수비는 꾸준히 안정적이었기에 1군에서 타격만 보여주면 됐는데, 올해는 복귀하고 나선 13경기에서 타율 0.241(29타수 7안타), OPS 0.578, 1홈런, 3타점에 그쳐 아쉬움을 삼켰다.

최근 이천 마무리캠프에서 만난 이유찬은 "(상무에서) 하던 대로만 하자는 생각으로 들어갔는데, 가면 갈수록 못 쳤다. 내가 조금 급했던 것 같다. 다시 내년부터는 이런 실수를 안 하도록 지금부터 열심히 노력하려 한다"고 이야기했다.

두산 내야에 어느 때보다 큰 기회의 장이 열렸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유찬은 "(2017년에) 입단하고 기회가 거의 없었다고 봐도 무방했다. 입단 이래 지금 가장 큰 기회가 생긴 것 같아서 노력하고 있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이어 "군대 가기 전에는 내가 마냥 어리다고만 생각했고, 선배들이 오면 내 자리는 없다고 생각했다. 이번에는 나도 주전에 욕심이 생기더라. 어차피 경쟁이니까. 어린 내야수들이 (안)재석이, (박)계범이 형, (서)예일이 형, (전)민재, (권)민석이 등 많이 있다. 같이 잘되면 좋은 일인데, 서로 열심히 한자리 차지하려는 마음으로 노력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1군에서 주전으로 버티기 위해서는 이제 꾸준히 타석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그런 이유찬의 마음을 읽었는지 타격 훈련을 살펴보고 한번씩 조언을 해주고 있다.

▲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왼쪽)이 이유찬을 지도하고 있다. ⓒ 두산 베어스

이유찬은 "감독님께서 치는 근육을 길러야 한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처음에는 치면 마냥 힘들기만 했던 것 같은데, 오래 계속 치니까 몸에 힘도 빠지고 쓸데없는 힘도 안 쓰게 되더라. 그런 게 몸에 와닿았던 것 같다. 웨이트트레이닝도 좋지만,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기르는 힘과 배트를 치면서 기르는 힘이 다르다고 하셨는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여러모로 의욕이 앞서 이 감독 앞에서 실수를 하기도 했다. 이유찬이 타격 훈련 때 너무 힘이 들어간 나머지 공을 제대로 맞히지도 못하자 이 감독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이유찬은 "내가 신인일 때 감독님께서 은퇴 시즌을 보내셨는데, 그때는 내가 1군에 못 올라가서 이번에 완전히 처음 뵀다. 포스가 남다르시더라. 잘 쳐야겠다는 생각에 힘이 들어가서 못 쳤던 것 같다. 그래도 하나 잘 맞은 타구가 나오니 박수 치며 칭찬해주셨다. 그때부터 다시 잘 맞았던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 감독은 이유찬을 비롯해 안재석, 양찬열, 김민혁 등 다양한 포지션에서 세대교체의 중심에 될 선수들을 꼼꼼히 살피고 있다. 사령탑의 이런 움직임은 선수들에게 건강한 긴장감을 심어주고, 선수들은 스스로 치열한 경쟁에 뛰어들겠다고 너도나도 손을 들고 있다. 이유찬은 지금처럼 계속 이를 악물고 주전 경쟁에 뛰어들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스포티비뉴스는 이번 이태원 참사로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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