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때 '재승인 턱걸이' TV조선…尹 정부 첫 방송평가서 '종편 1위'
재승인 심사 턱걸이와 대조적…방통위 흔들기 속 평가 결과?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TV조선이 윤석열 정부 첫 방송평가에서 종합편성채널 중 1위를 기록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 재승인 심사에서 턱걸이 점수를 기록해온 것과 대조적인 결과다. 특히 최근 TV조선 재승인 심사 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원 감사, 검찰 압수수색 등 방송통신위원회 흔들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는 점에서 이번 평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4일 방통위의 '2021년도 방송평가' 결과에 따르면 재승인 심사 과정서 점수 조작 의혹이 제기됐던 TV조선의 경우 500점으로 종합편성채널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방송평가 결과에 따르면 TV조선(조선방송)은 600점 만점 중 500점을 받으며 종편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전년 대비 26점 상승한 점수다. 이어 JTBC 491점, 채널A 490점, MBN(매일방송) 464점 순으로 나타났다.
◇TV조선 최근 3년간 평가 중 최고점…JTBC 제치고 1위
TV조선은 최근 3년간 평가 중 최고점을 획득하며 2017년도 평가 이후 처음으로 종편 4사 중 1위에 올랐다.
2020년도 방송평가에서는 JTBC 495점, 채널A 477점, TV조선 474점, MBN 446점, 2019년도 방송평가에서는 JTBC 494점, TV조선 486점, 채널A 484점, MBN 452점 순이었다.
이번 방송평가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TV조선은 내용 평가(250점)에서 210.74점, 편성 평가(200점)에서 176.11점, 운영 평가(150점)에서 114.9점을 받았다. 감점 항목에서는 -2점을 받았다.
내용 평가에 있어서 방통위의 프로그램 질 평가 점수(55점)는 39.74점으로 종편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지만, 자체심의/공정보도 점수는 55점 만점을 기록했다. 해당 항목은 자체심의/공정보도위원회 등 직제상 전담부서 설치여부, 제작물 심의비율, 제작진 등 심의 참여 여부, 심의 제재 사전 지적 비율, 공정성 관련 자율 규제 제도 구성 및 운영 등에 대한 평가다.
편성 평가에서는 어린이 프로그램 편성 점수(40점)가 크게 올랐다. TV조선은 해당 항목에서 2020년도 16점에서 23.2점으로 7.2점 올랐다. 또 재난방송 편성 및 운영현황(45점)에서 38점을 기록하며 채널A(38.75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JTBC의 경우 해당 항목에서 2020년 40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이번 평가에서 31.75점으로 종편 4사 중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또 재무 건전성, 경영 투명성 확보 방안, 제작/유통상 공정거래 질서 확립 노력 등을 평가하는 운영 평가에서 대체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감점 항목의 경우 전년도와 비교해 감점 폭이 대폭 줄었다. TV조선은 2020년도 방송평가에서 방송 심의 관련 제규정 준수에서 -12점, 방송편성 관련 제규정 준수에서 -12점, 총 -24점을 받으며 종편 4사 중 가장 많은 감점을 받았지만, 이번 평가에서는 방송 심의 관련 제규정 준수에서 -2점을 받는 데 그쳤다. 종편 4사 중 가장 낮은 감점 기록이다.
이에 대해 방통위는 "조선방송(TV조선)은 편성규정 준수, 심의규정 준수 및 어린이 프로그램 항목 등이 개선되어 총점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번 방송평가 결과는 방송법 제17조에 따라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심사에 일정 비율 반영된다.
◇감사원 감사, 검찰 압수수색 등 '방통위 흔들기' 속 평가 결과
이는 지난 정부에서 종편 재승인 심사에서 TV조선이 턱걸이 점수를 기록해온 것과 대조적인 결과다. TV조선은 2017년 종편 채널 재승인 심사에서 총점에 미달한 점수(기준점 650점 중 624.13점)를 받아 조건부 재승인을 받았으며, 2020년에도 재승인 심사에서 중점 심사 사항에 해당하는 '방송의 공적 책임' 항목 평가 점수가 210점 중 104.15점에 그쳐 50%를 넘지 못해 조건부 재승인을 받았다. 중점 심사 사항 배점의 50% 미달인 경우 재승인 거부가 가능하다.
이번 평가 결과를 놓고 한 방송 업계 관계자는 "공정성 부문에서 부족한 TV조선이 1위를 한 것은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한상혁 방통위원장의 거취를 놓고 방통위에 대한 압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평가 결과가 나왔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TV조선이 방통위 흔들기의 중심에 놓여 있는 탓이다.
검찰은 지난 9월23일 방통위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감사원이 2020년 TV조선 재승인 심사가 조작된 정황을 발견했다며 검찰에 감사 자료를 이첩한 지 16일 만이다. 이와 함께 검찰은 일부 심사위원 자택도 압수수색했다.
이를 놓고 언론 학계는 사실관계와 다른 의혹으로 방송 정책의 정치적 독립성을 흔드는 행위라며 비판해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방통위에 대한 압력이 이번 평가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었다.
최용준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평가 내용을) 보지 못해 말씀드리긴 어렵다"며 "(방송평가는) 독자적 자율성을 갖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검찰이 흔들었다고 해서 굴복하진 않았을 거고, 그렇게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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