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산업, 이제 中아니라 인도를 주목하라" [한판승부]

한판승부 2022. 11. 4.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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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4, 각국 기업들 복잡한 이해관계 걸려있어
韓 반도체, 中과 디커플링하며 동남아·인도로 시야 넓혀야
반도체, 보이지 않는 기술전쟁…미·중의 루즈게임
중국에게 반도체 굴기? 대마불사 아이템
시진핑 반도체 굴기, 미국 제재 심해져도 포기 못해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FM 98.1 (18:00~19:30)
■ 진행 : 박재홍 아나운서
■ 패널 : 진중권 작가, 김성회 소장
■ 대담 :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교수 (<반도체 삼국지> 저자)
▶ 알립니다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박재홍>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함께하고 계십니다. 2부에서 경제 얘기해 볼 텐데요. 무엇보다 반도체 산업 얘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산업의 쌀로 일컬어지는 반도체. 세계의 반도체 산업의 중심지인 동아시아가 미국의 중국 견제로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 속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책을 내신 분이세요. '반도체 삼국지'의 저자인 성균관대학교 화학공학과의 권석준 교수를 모시고 말씀 듣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십니다.

◆ 권석준>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진 작가님, 김 소장님 인사 나눠주시고요.

◆ 권석준> 안녕하세요.

◆ 김성회> 안녕하세요.

◆ 진중권> 안녕하세요.

◇ 박재홍> 일단 저 같은 문과생들은 화학공학과 교수님이신데 어떻게 반도체 연구하시냐. 또 이렇게 질문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반도체 어떤 분야를 연구하십니까, 교수님.

◆ 권석준> 잘 아시다시피 반도체 산업은 설계부터 제조까지 굉장히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 생태계가 형성이 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화학공학부에서는 반도체 공정을 주로 다루고 있고 최근에는 차세대 반도체 소재 쪽으로도 연구들이 많이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공정과 소재.

◆ 권석준> 그렇습니다.

◆ 진중권> 불화질소인가, 이런 거.

◆ 권석준> 소재부터 시작해서 이제는 어떤 전공에 따라서 명확하게 구분이 되기보다는 전공들이 융합이 되면서 더 다양한 분야로.

◆ 김성회> 성균관대학교는 반도체 학과가 별도로 있죠.

◆ 권석준> 그렇습니다.

◆ 진중권> 삼성하고 연계가 돼 있고.

◆ 권석준> 그렇습니다.

◆ 김성회> 유학생들도 많이 가르치시겠네요.

◆ 권석준> 저는 화학공학과에 지금 소속이 되어 있기 때문에 커리큘럼 자체는 분류가 돼 있고 나중에는 이제 좀 다른 프로그램으로 다시 재편이 된다고 하면 확대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 진중권> 아까 소재 말씀하셨는데 지금 반도체 소재는 뭐고 또 앞으로 후보가 될 만한 소재가 뭐가 있나요?

◆ 권석준> 일단 소재도 저희가 생각해 볼 때 웨이퍼도 있겠고요. 그다음에 에칭에 들어가면 에칭가스나 각종 용액들 그리고 우리가 여기에 그냥 반도체에 웨이퍼만 쓰는 게 아니고 웨이퍼 위에 금속을 깔아야 된다든지 패턴을 위해서 유기물을 도포를 해야 된다든지 하는 다양한 형태의 소재들을 우리가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 박재홍> MIT 공학박사네요. 최근 '반도체 삼국지'라는 책을 내셨는데 여기서 세 나라는 한중일.

◆ 권석준> 그렇습니다.

◇ 박재홍> 세 나라라는 거죠?

◆ 권석준> 그렇습니다.

◇ 박재홍> 세 나라가 반도체의 앞으로의 미래를 이끌 것이다.

◆ 진중권> 한중일이 아니라 대만 아닌가요?

◆ 권석준> 대만 이야기도 들어가긴 합니다마는 정치적으로 독립된 국가로 보기가 약간 애매한 부분이 하나 있고. 사실은 이제 삼국지라는 얘기를 할 때 일단은 지역적인 삼국지도 중요한데 시점에 있어서의 삼국지에 대한 그런 맥락으로 더욱 책을 중점적으로 집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중국은 반도체 굴기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고 일본의 경우는 반도체 산업의 흥망성쇠가 있는 이런 상황이고 그 가운데 우리나라가 있는 건데 이 안에 우리가 전략을 제대로 재편하고 짠다면 더 이상 더 나아갈 수 있는 방법도 있다라는 게 우리 교수님 말씀이신 것 같은데요.

◆ 권석준> 그렇습니다.

◆ 진중권> 일본은 어떻습니까? 듣자하니까 일본이 미국과 손잡고 다시 반도체 산업을 다시 세우려고 한다 이런 얘기도 들리던데.

◆ 권석준> 잘 아시다시피 일본이 한 세대 전망하더라고요. 전 세계 반도체 업계에서는. 왕좌에 있었죠. 그러다가 한 세대 정도에 점유 기간을 버티지 못하고 지금 이제 많이 쇠락한 상황이기는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반도체 산업은 여전히 소재나 부품, 특히 장비 이런 산업 면에서는 산업계의 생태계로 봤을 때는 허리가 굉장히 아직 두터운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제 아주 종합적인 제조업이나 혹은 어떤 펩리스라고 부를 수 있는 설계 쪽에 대해서는 여전히 경쟁력이 약하지만 허리라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은 경쟁력이 강하고 이러한 허리를 기반으로 해서 언제든지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는 상황이죠.

◆ 진중권> 중국 같은 경우에는 반도체 굴기 얘기하는데 듣자 하니까 이렇다 할 성과는 없었다라는 얘기도 들리고 다른 한편 또 대만과 이게 같이 연동해서 움직이는 건가요?

◆ 권석준> 일단은 중국이 지금까지 약 한 10년 넘게 집중적으로 반도체 굴기라는 국가정책 방향에 맞춰서 반도체 산업에 대해서 굉장히 많은 투자를 했습니다. 그리고 자본에 대한 집약도 있었고 기술에 대한 개발도 있었고 시장의 점유율을 위한, 확대를 위한 그런 정책적인 굉장히 많은 노력들이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대만과의 협력이 굉장히 아주 중요하게 작용했던 것은 사실이고요. 특히나 대만에 있는 TSMC 같은 그런 파운더리 업체들이 중국에 있는 수많은 펩리스 업체들과 협력관계를 이어왔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런 향방이 최근에 들어서 미국의 중국에 대한 기술 제재들 그리고 무역 제재로 인해서 생각보다 지금 많은 동력이 약화된 상황이죠.

◇ 박재홍> 지금 칩4 동맹 요즘 얘기 많이 나옵니다. 그러니까 반도체를 위해서 4개의 나라가 동맹을 해야 된다. 그러니까 우리나라, 일본, 미국, 대만 이렇게 4개 나라인 거죠? 여기서 중국이 빠지게 되니까 여기서 우리나라가 적극적으로 들어가는 것이 맞는 것인가. 이런 논쟁이 있는 게 사실인데.

◆ 권석준> 그렇습니다.

◇ 박재홍> 교수님은 어떻게 판단하십니까?

◆ 권석준> 일단 기본적으로 칩4 동맹이라고 얘기할 때 영어표현을 얼라이언스라는 얘기를 많이 쓰는데 실제로는 이 얼라이언스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고 있는 그런 정치, 경제적인 혹은 안보의 관점에서의 동맹과는 다소 성격이 다릅니다.

◇ 박재홍> 그 부분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아요.

[양온하 제작] 일러스트 연합뉴스


◆ 권석준> 그래서 사실 이것을 동맹이라고 정의를 하는 것 자체부터가 약간의 어폐가 있고요. 지금은 이제 미국에서 이러한 칩4 동맹이라고 할 수 있는 이런 개념을 아직까지는 적립을 하지 않았고 이 개념에 대해서 미국의 상무부. 특히 상무부 산하에 기술안보국이라고 있습니다, BIS라는. 기술안보국에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 약간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상황인데 문제는 이제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다른 그런 다자간 협력기구, 예를 들어서 쿼드나 오커스 같은 그런 기구들하고는 달리 이 반도체 얼라이언스라고 하는 부분은 아무래도 경제적인 얼라이언스에 가깝지 경제적인 협의체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굳이 표현하자 그러면 가치협의체, 가치동맹체라고 보는 것이 맞겠고요. 오히려 이것이 국가 간의 협력도 중요한데 결국은 얼라이언스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분들은 반도체 생태계의 각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각국의 기업들입니다. 이 기업들 간의 협력 관계가 굉장히 복잡 다단하게 엮여 있기 때문에 단순히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것처럼 다자 간의, 정부 간에 협의체하고는 다소 성격이 다릅니다.

◆ 진중권> 이게 무슨 쉽게 말하면 수급 자체를 갖다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을 그걸 만들자라고 하는 것도 있는 것 같고 또 다른 한편으로 중국을 견제하려는 약간 안보적인 측면도 좀 강한 것 같거든요.

◆ 권석준>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서 중국이 지난 10년간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도 굉장히 상승한 게 사실이고요. 그리고 이제는 반도체 소비 시장 면에 있어서도 중국이 이제는 거의 미국과 대등하고 미국을 능가할 수 있는 수준까지 왔고 무엇보다도 이제 중국이 그동안에 사실 어떻게 보면 글로벌 반도체 대기업들의 하청기지 역할을 이제는 뛰어넘어서 자체적으로 반도체를 수급을 하고 자급률을 높이고 나아가서 글로벌 기술의 선도를 이제 이룩한다라고 하는 그런 정책들이 가시화되기 시작하면서 그 결과물들에 대해서 미국이 어느 수준에서부터는 이제는 중국을 견제해야 되겠다는 그런 의도들이 있었고 특히나 지금보다 기술 격차가 더 좁혀지면 안 되고 더 늘려야 되고 그러려 그러면 중국이 지금 더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부분들부터 견제를 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을 했던 거죠. 그래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재편이 된다는 것은 다시 말하면 중국이 그동안 기술적으로 침투를 해 오고 시장 점유율을 높여오려고 했었던 그런 부분들부터 하나씩, 하나씩 커플링을 끊어가는 그런 방향으로 재편이 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 박재홍> 지난 10월 7일에 미국 상무부가 나노미터 이하 D램과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14밀리미터인가요. 이하 시스템 반도체 로직 칩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미국 업체가 기술이나 부품 장비 수출하면 안 된다. 사전 허가받아야 된다, 이런 움직임을 한 것은 이제 중국 기업에게 어떤 미국 기술이 가는 것을 우려를 하는 것이고 나라가 규제하겠다, 이런 움직임인 겁니까?

◆ 권석준> 일단은 기본적으로 미국의 지금 이러한 대중국 기술 제재인 무역 제재를 주관하고 있는 기관은 상무부입니다. 그런데 이제 말씀드렸던 것처럼 미국이 주관하고 있는 이러한 부분들에 대해서 가장 중국이 지금 어떻게 보면 뼈아파할 수 있는 부분이 중국이 반도체 제조 능력에 있어서 항상 자급률이 떨어졌던 것이 중국에 있어서는 아킬레스건이었는데 이 부분에서 해외 장비업체들, 특히 미국이나 일본에 반도체 장비업체들에 대한 의존도가 굉장히 높았습니다. 의존도를 따진다고 한다면 90%까지 넘는 수준까지.

◇ 박재홍> 장비 못 받으면 못 만드는 상황이었는데.

◆ 권석준> 그래서 장비 수출 자체도 물론 문제가 되는 건데 이미 수출된 장비들의 유지, 보수에 대해서도 지금 규제가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것은 다시 말하면 반도체 장비의 감가상각의 그 기간을 더 앞당기겠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현재 유지하고 있는 그런 장비들의 유지, 보수가 점점 어려워지게 되고 어느 순간부터는 중국이 자국산 장비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데 문제는 중국산 반도체 제조 장비들의 퀄리티가 아직은 글로벌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 진중권> 사실은 우리도 사실 장비 상당 부분들은 일본, 외국에서 들여오지 않습니까?

◆ 권석준> 그렇습니다.

◆ 진중권> 어쩌면 반도체 만드는 것보다 더 힘든 작업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 권석준> 그렇습니다. 이런 장비 기술 같은 것들은 하루아침에 독립적으로 만들 수 있는 기술들은 아니고요. 특히나 이런 장비 자체도 어떤 특정한 부품들의 조립으로 만들어지는 것들인데. 예를 들어서 일본에서 만들 수 있는 그런 장비들. 예를 들어서 도쿄 공학 이런 회사들에서 만드는 장비들도 순수 일본의 부품으로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고 그야말로 글로벌 반도체 서플라이 체인에서부터 만들어질 수 있는 그런 비용 절감의 효과에서 얻을 수 있는 부품들로 볼 수 있겠습니다.

◆ 진중권> 미국의 입장은 중국 니들이 혼자서 한번 해 봐 이런 건데 이게 가능합니까? 혼자서 장비 만들고 반도체 개발하고 이런 경쟁에 뛰어드는 정도의 수준에 도달한다는 게.

◆ 권석준> 일단 세상에 불가능한 일은 없기 때문에. 일단은 불가능하지 않은데 문제는 시간입니다. 그리고 비용입니다. 그래서 반도체는 늘 혁신이 항상 사이클이 돌게 돼 있고 이 혁신의 사이클에 올라타지 않으면 세대가 벌어지죠. 그 세대를 좁히는 것에는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는데 그래서 한 번 이 기회를 실기하는 순간부터는 따라잡기가 점점 어려워집니다. 그런데 중국 입장에서 봤을 때 이러한 그다음 세대로 나아가야 되는 이 시점에 미국의 제재가 들어온 것이고 반대로 얘기하면 기술 격차가 더 벌어지기 때문에 그만큼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더 많은 비용이 이제는 선형으로 증가하는 것이 아니고 비선형으로 더 급증하게 된다는 것이 문제가 되겠습니다.

◆ 진중권> 그런데 반도체가 사실 그렇지 않습니까? 중국이 따라오는 게 한두 개가 아니지 않습니까? 자동차도 따라오고 뭐도 따라하고 어떤 것들은 핸드폰도 사실 거의 근접하고 이러는데 반도체를 규제하는 것은 반도체가 미래산업에서 가장 중요성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 아닙니까?

◆ 권석준> 그렇습니다.

◆ 진중권> 왜 그렇게 된 거죠?

◆ 권석준> 일단은 반도체 산업 자체를 일단 통제하는 것이 첫 번째 목적이겠지만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반도체 자체가 이제는 우리가 흔히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산업의 어떻게 보면.

◇ 박재홍> 다 들어간다.

◆ 권석준> 그렇습니다. 필수제가 되고 있는 것이죠.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자동차, 항공기, 조선, 가전제품. 심지어 농기계까지, 핸드폰이나 산업용 반도체까지. 그야말로 모든 분야에 있어서는 반도체가 들어가는 것이 지금 사실상 빼놓을 수 없고. 우리가 반도체뿐만 아니고 향후에는 저희가 생각하고 있는 인공지능에 대해서는 특히나 이런 반도체로 기반을 닦은 기술이 없으면 이쪽 분야에서 더 이상 기술적인 경쟁을 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1차적으로는 반도체 자체에 대한 통제. 2차적으로는 반도체가 후방 산업으로 미치는 영향에 대한 통제 그리고 나중에는 3차적으로는 미래의 혁신을 이끌어갈 그런 인공지능 반도체에 대한 혁신 견제까지 같이 들어간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진중권> 칩4 동맹에 우리가 또 안 들어갈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런데 문제는 뭐냐 하면 들어가게 되면 사실 중국이 우리 측 가장 큰 소비자 중의 하나지 않습니까라고 했을 때 우리한테 또 손실이 있을 것도 같은데 이거 어떻게 됩니까?

◆ 권석준> 맞습니다. 그 부분은 우리에게 현재진행형과 미래형으로 나눠서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현재진행형에 대해서는 말씀하신 것처럼 중국에 대한 수출이 굉장히 지금 우리가 크게 있고 그래서 지난 20년 동안 중국으로부터 많은 저희가 외화를 벌어들였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자체가 그 부분에 대해서 중국 입장에서 계속 무역적자였을 겁니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 중국은 반도체 자급률을 높이는 것이 국가적인 시책이었고 그렇게 따졌을 때 지금 가장 오버랩이 많이 되고 있는 분야 중의 하나가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인데 따라서 그 부분에 대해서 중국은 사실 미국의 대중 제재가 있기 전부터라도 반도체, 특히 메모리 반도체부터 먼저 자급률을 높이려고 했었고 언젠가는 이런 시장을 중국에게 야금야금 뺏기게 되는 것은 기정사실화되는 부분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워낙 그런 메모리 반도체, 자국산 메모리 반도체 업체에 대한 투자가 있었고 키워주고 시세를 확장하고 각종 보조금이나 세제 혜택, 이런 것들이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국은 중국에 대한 어떤 어떻게 보면 중국의 시장에서의 점유율. 그리고 중국에서 벌어들일 수 있는 안정된 캐시 플로우가 한정이 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인데 이 부분이 그나마 약간 시간을 벌어줬을 뿐 대세는 거의 바뀌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제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어느 순간부터는 이제 중국에 의해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우리의 의지하고 상관없이 조금씩 줄여갈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고 그래서 이제 칩4 동맹에 우리가 합류를 해야 된다 말아야 된다를 일단 뛰어넘어서 중국과 우리가 조금씩 조금씩 디커플링을 하는 와중에도 다른 시장을 우리가 찾을 수 있는가. 그리고 조금 더 확대된 시장에서 우리가 계속 안정적인 이러한 지금 반도체 산업에서의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는가. 이런 전략을 수립하는 게 더 우선이 된다고 봅니다.

◇ 박재홍> 그래서 교수님이 중국의 출구전략을 준비해야 되고 동남아, 인도로 시야를 넓혀야 된다라고 말씀을 하시는 건데 그러면 동남아, 인도에도 자동차를 만들거나 반도체가 많이 필요한 그런 산업들이 많이 올라가고 있습니까?

◆ 권석준> 일단 기본적으로 우리가 아세아권이라고 한다면 워낙 인구가 많고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경제성장률이 굉장히 높습니다. 그래서 마침 20년 전의 중국을 방불케하는 수준의 이 정도의 인구와 그 정도의 경제성장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20년 전에 이 정도의 반도체 산업에서의 존재감을 가질 거라고 예상한 사람이 그렇게 많이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앞으로 10년, 그리고 20년을 내다본다 그러면 이쪽 인구가 급증하고 있고 그리고 경제성장률이 높고 무엇보다도 이제 이 부분에서 생산기지가 되면서도 동시에 소비시장이 될 수 있는 그다음 마켓을 찾는다 그러면 아무래도 동남아 쪽을 찾는 게 맞는 방향이 되겠고요. 실제로도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에 대기업들이 많이 진출해서 R&D 센터를 만든다든가 신규 공장을 신설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고 저희가 또 하나 놓치지 말아야 되는 부분 중의 하나가 바로 인도입니다. 인구 대국으로도 잘 알려져 있지만 기본적으로 인도에서는 애초에 반도체 산업을 키우고자 하는 정책적 드라이브가 걸리고 있습니다.

◇ 박재홍> 인도에서.

◆ 권석준> 그렇습니다. 그래서 인도에서는 반도체 제조업 자체의 기반은 굉장히 약하지만 펩리스라고 부르는 반도체 설계업체들이 조금씩 조금씩 많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펩리스 업체들이 많이 생기면 필히 그 펩리스 업체들의 주문량을 소화할 수 있는 파운드리산업이 필요합니다. 그 파운드리산업에 대해서 인도에 대해서 우리가 먼저 선제 조치를 해서 선제 투자를 하고 그쪽에 기반을 우리가 다 가져갈 필요가 있는 것이죠.

◆ 김성회> 보면 앞으로 한 30년, 40년 내다보면 미국은 인구가 느는 것 같고.

◆ 권석준> 맞습니다.

◆ 김성회> 중국은 그게 기세가 꺾여서 인구가 더 이상 늘지 않아서 사실은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떨어지는 면이 있고 인도는 인구가 더 느는 상황으로는 보고 있는데 그런데 그래서 시장 옮겨야 된다는 것도 저도 동의를 하는데 지금 너무 우리가 경착륙하지 않고 있느냐. 이런 인식이, 그러니까 중국하고 이렇게까지 면전에서 대결해 가는 양상처럼 보이는 것도 마침 정권 교체기이기도 했어요. 그렇게 해서 중국과의 사이가 너무 정치적으로 벌어지면서 허드렛일. 경착륙하는 거 아니냐 이런 지적도 있지 않았습니까?

◆ 진중권> 사실은 중국의 무역 보복 같은 것도 있을 수 있지 않을까요.

◆ 권석준> 사실 굉장히 중요한 지적을 하셨는데 우리가 중국에 대해서 대척점에 서 있는 포지션을 가져갈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미국, 중국에 진출하고 있는, 진출해 있는 그리고 중국에서 현지에서 생산을 하고 있는 한국의 많은 반도체 업체들이 있는데 반도체 업체들 입장에서 보면 장비들은 꾸준히 업그레이드를 해야 되고 설비를 또 유지, 보수를 해야 되는데 지금 이 부분이 우리의 의지하고 상관없이 외생적인 원인 때문에 지금 이제 많은 방해를 받고 있는 거죠.

◇ 박재홍> 미국이 수출을 못 하게 하니까.

◆ 권석준> 그렇습니다. 어차피 지금 현지에 있는 한국의 반도체 공정에 들어가고 있는 다양한 장비나 소재들도 한국산만 있는 게 아니고 대부분 미국산, 심지어 일본산. 이런 장비들이 있는데 이것을 우리가 아예 수입을 못하고 유지, 보수를 못 하니까 더 이상 생산 개발을 늘릴 수도 있고 그리고 생산 수요를 늘릴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면 회사 입장에서 보면 더 이상 수익이 날 수 있는 산업이 아니게 될 확률이 점점 높아지게 되는 것이죠. 그러면 이제 우리도 중국에 대해서 딱히 적대적인 포지션을 가져가지 않더라도 어쩔 수 없이 떠밀려서 비즈니스 면에서는 점점점점 근거가 희박해지고 있다 이런 얘기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이것은 중국이 우리에 대해서 딱히 적대적인 포지션을 취할 수 있는 그런 무브먼트는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성회> 그런데 같은 의미에서 미국도 중국하고 전면적인 거래를 중단할 수 있는 건 아니고 다만 AI 포함해서 칩 중에서도 굉장히 고밀도, 고집적 쪽인 것만 떼어내려고 하는 거고 나머지는 계속 중국이랑 거래는 있는 거 아닌가요?

◆ 권석준> 그렇습니다. 미국 잘 아시다시피 미국의 장비업체들 입장에서도 중국 시장이 가장 큰 시장입니다. 그래서 당장 중국과의 거래를 중단한다든지 무슨무슨 외교 단절을 일으킬 정도의 그 정도의 적대감을 갖는 건 아닌데 굉장히 미국은 어떻게 보면 약간 영리할 정도로 그 부분에 대해서 포석을 잘 두고 있는 것이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고부가가치 그리고 핵심적인 기술의 어떤 전략이 들어갈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철저한 제재를 하지만 약간 저부가가치 그리고 상대적으로 재고를 빨리 처분해야 되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중국이 계속 그 시장을 가져갈 수 있도록. 그리고 그 시장에서 소비를 할 수 있도록 풀어줍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미국이 어떻게 보면 투트랙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 박재홍> 미 상무부의 전략이 그렇다라는 말인데. 우리나라 기업 얘기를 좀 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삼성과 SK하이닉스. 정권 초기 미국의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지 않았습니까?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도착하면서 삼성 반도체 공장에 직접 가기도 했고 이것이 반도체가 이렇게 중요한 것이냐 국민들도 인식을 하게 된 것 같은데 미국이 수십 조를 투자해서 지금 R&D 공장을 짓는단 말이죠. 이런 행보는 어떻게 판단하십니까, 교수님?

◆ 권석준> 기본적으로 미국은 90년대 초반 이후에 이제 그야말로 신자유주의가 냉전 이후에 득세를 하게 되면서 모든 산업이 마찬가지겠습니다마는 반도체 산업에서도 국제적인 분업체계가 확립이 됐습니다.

◇ 박재홍> 분업체계.

◆ 권석준> 그래서 이후에 인텔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반도체 업체들의 제조 시설들, 그런 다양한 생산 시설들이 전 세계로 분산이 됐고 그중에서도 가장 밀도가 높게 분산이 된 쪽이 동아시아 쪽입니다. 그래서 일본은 물론이고 한국 그리고 대만, 나중에는 중국까지 분산이 됐었던 건데. 이제 이것이 어느 정도 갑자기 이제 조금씩, 조금씩 국제적인 관계가 자유무역주의에서 약간 보호무역주의로 가기 시작하면서 필수적인 이런 가치제들, 특히 기술 패권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그런 반도체 생산 시설에 대한 부분은 일정 부분, 특히 핵심적인 부분은 다시 미국으로 리쇼어링(Reshoring)을 해야 된다라는 판단을 하게 된 것이죠. 그중에서도 지금 우리가 흔히 얘기하고 있는 초미세 패턴의 패터닝을 통해서 만들어낼 수 있는 7 이하급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핵심적인 반도체칩이라고 할 수 있는 AI 전용 가속기 GPU 같은 것들은 이전에 미국에서 일정 부분 생산하지 않으면 안 되게끔. 그러고서 한편으로는 인센티브를 주지만 또 한편으로는 법적으로도 정책을 드라이브하고 있는 방향으로 지금 어떻게 보면 자국 생산 위주주의로 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성회> 그런데 미국 같은 경우에 설계는 잘한다고 하고 하지만 삼성이나 SK하이닉스가 갖고 있는 생산 기술과 생산 노하우는 또 미국이 못 따라가는 부분이 분명히 있는 거 아닙니까?

◆ 권석준> 그렇습니다.

◆ 김성회> 그런데 이런 전략적인 산업을 미국으로 다 옮겼을 경우에 기술을 탈취당하거나 이게 우리나라에는 결국 아무것도 안 남아 있고 미국으로 다 옮기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기업도 포함해서 우리나라도 전략적으로 고민해야 될 부분들이 있지 않습니까?

◆ 권석준> 그렇습니다. 사실은 그런데 우리가 미국으로 그런 전략적인 산업의 생산기지, 생산시설들을 옮기는 것이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그래서 말씀하신 것처럼 부가가치를 미국에서 더 생산하면 미국에만 좋은 일을 시켜주는 거 아니냐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라고 한다면 미국이 앞으로 주도하게 되는 차세대 반도체 혁신에 있어서 한국이 핵심 멤버로 참여할 수 있는 그런 기반이 생깁니다. 특히나 사실은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제조 말단에서 한국의 그런 제조 노하우나 기술력이 톱클래스인 건 맞습니다마는 그 톱클래스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미국의 기술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런데 미국이 만약 그 기술 통제를 지금 중국에게 하는 것처럼 한국에게 하면 한국은 거의 되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보면 지금 저희가 트레이드카드가 있다고 하는 것이고요. 오히려 한국이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미국의 반도체 업계에 대해서 레버리지 효과를 저희가 볼 수가 있겠습니다. 예를 들어서 중국에 대한 미국의 장비 수출이 점점 통제가 되기 시작하면 그다음으로 큰 시장이 대만하고 한국입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한국에서 가장 장비를 많이 소비를 해 주기 때문에 한국이 미국에 대해서 좀 더 협상에 있어서는 전략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이죠.

◇ 박재홍> 알겠습니다. 교수님 책에 보면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경쟁을 옛날 냉전시대의 미국과 소련의 군비 경쟁에 비유하셨는데 그러면 이 싸움의 결과는 어떻게 될 것이냐. 그리고 중국이 계속 미국에게 제재를 받게 되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 것이냐. 이 부분도 관심포인트가 될 텐데 이 부분 교수님 얘기 듣고 마무리하죠.

◆ 권석준> 일단은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반도체는 보이지 않는 기술전쟁의 핵심 중의 하나가 되겠고요. 그래서 지금 미중 간에 경쟁 그리고 이것이 나중에 기술 패권 경쟁으로 이어졌을 때 사실 이것은 둘 다에게 루즈루즈 게임입니다.

◇ 박재홍> 둘 다 진다.

◆ 권석준> 루즈루즈인데 누가 더 많이 지느냐의 게임인 거죠. 그런데 미국의 장기적인 안목은 이러한 루즈루즈를 하는데 미국이 덜 지고 중국이 더 많이 지고 그래서 상대적인 격차를 더 늘리기만 하면 된다라는 것이 지금 미국이 가지고 있는 목표가 되겠고요. 중국 입장에서 봤을 때는 잘 아시겠지만 시진핑이 최근에 3기 연임이 확정이 됐고 아마 내년부터 다시 3기 임기 실시를 하게 될 텐데 시진핑이 지금 그동안 과거에 1기, 2기 동안에 집중적으로 추진했던 여러 정책 중의 하나가 바로 반도체 굴기입니다. 그래서 이 반도체 굴기는 중국 입장에서 보면 대마불사가 될 수밖에 없는 아이템이 되는 것이죠. 그래서 당장 미국의 제재가 지금보다 더 심해진다고 해도 중국 입장에서 이 반도체 산업을 포기할 수 없겠고요. 그래서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있겠습니다마는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는 중국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으로부터 완전히 분리가 되는 것. 그렇게 됨으로써 중국이 하나의 거대한 갈라파고스화처럼 되는 것이 가장 나쁜 시나리오가 되겠고요. 두 번째는 예전에 80년대 중반에 있었던 미일 반도체 협상 같은 그런 미중 반도체 협상이 나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중국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안 좋은 결말이.

◆ 진중권> 끌고 들어와야 되죠.

◆ 권석준>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 별로 가능성 없다고 판단하고. 그래서 사실 세 번째는 이제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현실적으로 핵심기술은 여전히 통제를 하되 중국 입장에서는 계속 웅크리면서 혹한의 시기가 지나가기를 바라는 것만이 아마 또 세 번째 시나리오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진중권> 두 번째가 가장 현실적인 것 같네요.

◆ 권석준> 그렇습니다.

◇ 박재홍> 우리나라도 최대한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우리 산업도 정신을 차리고 우리 정부 역시 이러한 협상에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네요.

◆ 권석준> 그렇습니다.

◇ 박재홍> '반도체 삼국지'의 저자이시죠. 권석준 성균관대학교 화학공학과 교수님이었습니다. 교수님 감사합니다.

◆ 권석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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