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돌아선 한샘…가구업계 역대급 한파에 '휘청'

한전진 2022. 11. 4.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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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전망대]한샘 적자 전환…136억 영업손실
현대리바트, 신세계까사도 실적 부진 예상
부동산 침체·고환율까지…'한파' 더 심해진다 

가구업계의 보릿고개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계속되면서다. 업계 1위 한샘은 지난 3분기 적자로 돌아섰다. 현대리바트와 신세계까사도 저조한 성적표가 예상된다. 업계는 부동산 침체 여파를 최소화할 방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금리 상승에 고환율 악재까지 겹쳤다. 사실상 단기 실적 호전은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여전했던 '보릿고개'

한샘은 지난 3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13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9% 감소한 4773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한샘 실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홈리모델링 부문의 매출이 1586억원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5.1% 감소했다. 홈퍼니싱 부분 역시 부진을 이어갔다. 같은 기간 16.3% 줄어든 1307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B2B(기업 간 거래) 매출이 증가한 것이 그나마 위안이었다. 한샘의 3분기 B2B 매출은 21.4% 늘어난 1199억 원을 나타났다.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실적 공개를 앞둔 현대리바트와 신세계까사도 저조한 성적이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리바트의 3분기 영업이익은 8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감소한 수치다. 현대리바트는 지난 2분기에도 2억86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당시 B2B 가구 부문 매출 감소가 뼈아팠다. 이번 3분기 실적도 B2B 부문의 성적이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부터 매장을 폭발적으로 늘려온 신세계까사도 매출 확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올 초부터 가구업계는 보릿고개였다. 고금리에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며 치명타가 됐다. 주택 거래가 지난 1월부터 계속해서 줄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7~8월 전국 주택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56.6% 감소했다. 특히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이 78.6% 급감했다. 부동산 소비심리지수도 하락세다. 지난해 8월 127.8에서 올해 8월 89.4로 떨어졌다. 

'돌파구' 찾아라

업계는 부동산 침체 여파를 줄일 방안을 고민 중이다. 한샘은 '부분시공' 강화에 나섰다. 이사가 없어도 발생하는 수요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부엌·바스·창호 등이 대표적이다. 한샘은 최근 상담, 시공, 사후관리(AS) 등 리모델링 전 과정에 '무한책임 솔루션'을 도입했다. '리빙 테크기업 도약'을 위한 투자가 한창이다.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에 집중한다. 이를 두고 위기 상황에 비용 지출 우려도 크다. 하지만 한샘은 성장을 멈추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한샘 리하우스 / 사진=한샘

현대리바트는 '프리미엄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매트리스, 소파 등 고가 제품을 판매로 객단가를 높이려는 전략이다. 현대리바트는 지난 6월 하이엔드 가구 브랜드 '죠르제띠'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선보였다. 현대리바트는 앞으로 수입 품목 수와 라인업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신세계까사는 '공간 혁신'에 주목하고 있다. 전시장과 결합한 매장을 선보이는 등 '집객력' 극대화에 나서고 있다. 매장을 빠르게 늘렸던 만큼 이젠 '실속'을 높이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다만 업계의 실적 개선은 쉽지 않아 보인다. 부동산 침체는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현재 정부는 고물가를 해결하기 위한 고금리 정책을 펴고 있다. 금리 인상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대표 정책이다. 현재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1월부터 계속 상승세다. 이는 앞으로도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해결되지 않고 있어 현재 상황에서 금리를 내리기는 어렵다. 

역대급 '한파' 올까

문제는 앞으로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주택 매매 심리가 살아나기는커녕 더 떨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서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오는 24일 예정된 통화정책 회의에서 최소 0.25%포인트(p) 이상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 거래가 감소하면 인테리어와 가구 수요가 감소한다. 주택 거래 시장이 더 꽁꽁 얼어붙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고환율도 쉽게 해결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는 업계의 원자재 가격 부담을 키우고 있다. 최근 글로벌 목재 가격은 하락세다. 하지만 고환율에 이 같은 '하락' 효과를 못 보고 있다. 지난 3일 기준 달러/원 환율은 1423원이다. 특히 가구 제조, 인테리어에 쓰이는 다른 부자재들의 가격은 여전히 오름세다. 파티클보드(PB), 폴리염화비닐(PVC) 등의 가격이 지난해보다 많게는 70%까지 급등했다. 계속 높은 가격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란과 사우디 갈등 등 악재가 많다. 

엔데믹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도 우려를 더한다. 여가, 외출 수요가 기존 가구, 리빙 수요를 '대체'할 수 있다. 하늘길이 서서히 풀리면서 이른바 'VIP'들이 해외여행에 많은 돈을 쓰고 있다. 팬데믹 시절 프리미엄 가구 등 고가품을 거침없이 사들이던 소비층이다. 이는 업계가 추진하고 있는 '객단가 높이기' 전략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물론 아직까지 '명품' 수요는 건재하다. 백화점의 고가품 수요가 그 예다. 다만 이는 아직 패션 등 일부 품목으로 대표되는 결과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최근 부동산 시황을 방어하기 위해 대출 규제 완화 정책을 꺼내들고 있지만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반등을 예상하긴 어렵다"며 "매출 회복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비용 치출을 수반할 수 있어 수익성 정상화에는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전진 (noretreat@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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