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락철 전국 지자체 '자율적 행사'라도 안전기준 높인다

고성식 2022. 11. 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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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일출·연말연시 등 주최자 없는 행사 파악, 안전관리 대책 분주

(전국종합=연합뉴스)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주최자 없는 군중 밀집 행사의 안전관리에 구멍이 드러나자 자율적인 행사가 활성화된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화들짝 놀라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백사장 가득한 해맞이 인파 [연합뉴스 자료 사진]

가을철 단풍놀이 코스나 연말연시를 앞둔 일몰 일출 명소 등에는 행사 장소 뿐만 아니라 주변 곳곳으로 주최자 없이 자율적인 인파가 몰리기 때문에 적절한 관리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경기도는 주최자 없는 행사에 대해 보완대책을 마련 중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주최자가 없는 도내 대형 행사의 현황을 파악하고 있으며, 안전 특별점검단을 통해 안전 계획 규정 강화에 나서겠다"며 "필요한 재정적, 행정적 조치를 강구하는 등 근본적으로 고칠 건 고치고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시도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주최자가 없는 다중운집 행사에서의 불상사를 막기 위해 옥외행사 안전관리에 관한 조례를 우선 개정할 계획이다.

광주시는 주최자가 없더라도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상황에 대비한 안전관리 조치 의무를 명시한 조항을 신설하고 연말연시, 단풍·벚꽃놀이 등에 대한 안전관리 수준도 대폭 높이기로 했다.

광주시의회 채은지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은 입법정책실에 주최자가 없는 자발적인 행사에 대해 압사 등 인파 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옥외 행사 안전관리에 관한 조례를 보완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경남도의회는 주최자나 주관자가 없는 행사라도 지방자치단체가 안전관리를 하도록 하는 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경남도의회 경제환경위원회 국민의힘 허동원(고성2) 도의원이 주도적으로 조례 제정안을 마련하고 있다.

부산자치경찰위원회는 14일 열리는 부산경찰청과 정기회의에서 지역 다중 운집 행사에 대비한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하도록 부산경찰청장에 요구할 계획이다.

부산자치경찰위원회는 지역에서 일어나는 관리주체 없는 다중이용 행사 현황을 파악하고 종합적인 안전대책과 교통관리 대책, 각 기관이 공유해야 할 상황에 대한 매뉴얼 작성과 계획을 경찰에 요구키로 했다.

각종 축제가 많은 제주에서는 최대 관람 인원 1천명 이상의 행사·축제에 대한 안전관리 조례를 시행 중이지만, 주최자가 없는 행사나 1천명 미만 소규모 행사에는 행정 당국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다.

관람 인원 1천명 이상으로 주최자가 있는 행사는 안전관리계획 심의 대상이며 보험 가입이나 안전요원 배치 등 적용 근거가 있지만, 그 외의 자율적인 행사에는 안전 관리 지침이 적용되지 않는다.

경북도 역시 주최자가 없더라도 사람이 많이 모이는 때를 대비해 시·군과 함께 안전관리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난 1일 아침 간부회의에서 "공무원의 역할이 도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며 "행사나 축제 안전 계획을 철저히 점검하고 주최측이 없어도 사람이 많이 모이면 당연히 해당 시·군 등과 함께 대책을 수립해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시는 자체 안전 기준을 마련해 지하상가 등으로 내려가는 계단의 경우 계단 아래와 위에 1명씩, 사람들이 줄지어 이동해야 하는 골목에는 20m 간격으로 1명씩 안전요원을 배치하기로 했다.

대전시는 순간 참여 인원이 1천명인 경우 10명, 2천명은 15명, 5천명은 30명 등 식으로 행사 참여 인원에 따른 안전요원 배치기준도 마련한다.

계단에는 중앙분리선을 설치해 인파가 좌우로 나눠 이동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단풍철 행락 인파로 붐비는 설악산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와 함께 충북도, 전북도, 강원도, 인천시, 울산시 등 모든 지자체가 응급상황에 대비한 훈련을 강화하고 매뉴얼을 마련하는 등 안전 대책을 점검하고 있다.

부산의 한 재난안전전문 교수는 "주최자 없는 행사에 인파가 몰리는 게 훨씬 더 위험하고 사각지대가 있어 당연히 관리가 이뤄졌어야 한다. 주최자가 있는 행사 이상으로 관리돼야 하는 당위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경태, 이승형, 정윤덕, 손상원, 이덕기, 이상학, 차근호, 양영석, 고성식 기자)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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