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 출몰 산장 지키는 84세 할머니, 남편 간암으로 떠나 ‘뭉클’(특종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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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가 출몰하는 산장에서 홀로 사는 84세 할머니의 뭉클한 사연이 전해졌다.
11월 3일 방송된 MBN 밀착 다큐멘터리 '특종세상' 555회에서는 도봉산 산자락에 자리잡은 산장을 50년 가까이 지키고 있는 산장지기 84살 조순옥 할머니의 사연이 공개됐다.
할머니가 산장에 산 지는 약 5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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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서유나 기자]
멧돼지가 출몰하는 산장에서 홀로 사는 84세 할머니의 뭉클한 사연이 전해졌다.
11월 3일 방송된 MBN 밀착 다큐멘터리 '특종세상' 555회에서는 도봉산 산자락에 자리잡은 산장을 50년 가까이 지키고 있는 산장지기 84살 조순옥 할머니의 사연이 공개됐다.
이날 할머니는 산장에 대해 "도봉 대피소. 여름에 폭우가 쏟아지든가 겨울에 폭설이 쏟아지든가 그럴 때는 이 근처에 집이 없지 않냐. 그러니까 여기 와서 쉬어가고 비 피해 간다"고 말했다.
할머니가 산장에 산 지는 약 50년. 할머니는 "우범 지역이고 70년대엔 무서웠다. 남편이 여기서 살기로 작정하고 내려와서 나보고 산에 가서 살겠다고 하니까 나는 '가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하라'고 했다. 그래서 혼자 보따리 싸서 올라 왔다. 나는 '내 팔자인가보다' 하고 따라왔다"고 산장살이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전했다.
다만 할머니는 혼자 이 곳에 산지 30년째였다. 할머니는 간암으로 먼저 세상 떠난 남편을 회상, "우리 집 양반이 1993년 그때 시신 기증하고 돌아가셨다"면서 "왜 안 보고 싶냐. 보고 싶다. 가끔 아플 때는 '이놈의 영감쟁이 나 두고 먼저 가서' (싶다). (살아)있으면 이런 즐거움을 같이 나하고 누려도 되는데 나 혼자 누린다는 게 아쉽다"고 그리움을 드러내 뭉클함을 안겼다.
한편 이런 산장은 불을 끄자 주변에 멧돼지가 어슬렁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할머니는 산짐승이 덤벼들까 걱정되지 않냐는 물음에 "무서우면 못 산다. 세상에 내가 해치지 않는데 자기가 덤빌 리는 없다. 사람이 먼저 안 덤비면 절대로 안 덤빈다. 사람이 무섭다고 악을 써야 새끼 데리고 다니며 덤비지, 가만히 놔두면 새끼 몰고 올라간다"며 나름의 믿음을 밝혔다.
또 할머니는 "여기 오래 살았고 우리 집 양반이 여기 계시다가 돌아가셨다. 그러니까 나도 이제 여기서 살다가 가야 되겠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물론 내려가면 편하지만 마음이 편하지 않다. 있고 싶을 때까지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계속해서 산장을 지켜나갈 것임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MBN '특종세상' 캡처)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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