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지속에 美긴축 된서리…올해 마지막 금통위 주목

CBS노컷뉴스 박지환 기자 2022. 11. 4.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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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예상보다 강했던 美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
한은, 지난해 8월부터 기준금리 2.5%p나 올렸지만
한미 금리 역전차 1.0%p로 확대
지난달 이어 이달 24일 두 차례 연속 '빅스텝' 솔솔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사상 처음으로 4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한꺼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는 1%포인트(상단 기준)까지 벌어졌다.

당장 한국은행이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리는 이달 24일 두 차례 연속 '빅스텝(0.5%포인트 인상)에 나설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미 연준 사상 초유 4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


우리 통화당국 입장에서는 달러 강세에 따른 국내 투자금 유출과 이로 인한 원화 약세 심화, 그리고 수입비용 증가와 국내 인플레이션 전이 등 한미 금리 역전차 확대를 마냥 두고볼 수만은 없다.

미 연준은 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 3.00~3.25%에서 3.75~4.00%로 0.75%포인트 인상했다.

좀처럼 잡히지 않는 물가 불안에 지난 6월에 이어 4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밟은 것이다.

류영주 기자


문제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FOMC 이후 "최종금리 수준은 지난번 예상한 것보다 높아질 것"이라며 시장의 기대와 달리 매파적 발언을 이어갔다는 점이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 속도조절 필요성을 일부 언급하기는 했지만, "(금리인하 전환은) 매우 시기상조다. 우리는 갈 길이 멀다. 금리인상 속도에 관한 질문은 덜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또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경제성장이 추세 이하로 내려가야 할 필요가 있다"며 "연준이 충분히 긴축하지 않았다면 정말 큰 어려움에 빠질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도 내놨다.

한은 "변동성 확대되면 적시에 시장안정 조치 나서겠다"


미국의 고강도 긴축 지속은 우리나라에 고환율·고물가·고금리·저성장이라는 복합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와 통화당국도 긴장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9월 말 과거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인 달러당 1400원대를 돌파한 뒤 좀처럼 꺾이지 않고 변동성을 확대하는 중이다.  

지난 3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미 연준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태도에 전 거래일보다 소폭 하락한 2320대에서 마감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은 당장 3일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상황관리에 나섰다.

이 부총재는 "국내 금융‧외환시장에서도 미 연준의 금리인상, 주요국 환율의 움직임,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등에 따라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음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환율, 자본유출입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경우 적시에 시장안정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런 와중에 국내 인플레이션 정점이 뚜렷하게 찍히지 않고 있다는 점도 한은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2020년 100 기준)는 109.21로 전년동기(103.35) 대비 5.7% 상승했다.

이에 따라 한은이 이달 24일 예정된 금통위에서 지난달에 이어 다시 한 번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공개된 10월 금통위 회의록에 따르면, 금통위원 6명 중 4명은 물가 안정과 원화의 실질 가치 보존을 위해서라도 '빅스텝'을 단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류영주 기자


고환율·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미 연준이 또다시 자이언트스텝을 취하며 한미 금리 역전 폭이 더욱 확대된 만큼, 사상 초유의 2연속 '빅스텝' 가능성도 커졌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 8월 '잭슨홀 미팅' 참석 후 현지 인터뷰에서 "한은의 통화정책은 미 연준의 통화정책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한 것은 아니다"라고 한 언급도 한은의 고민을 보여준다.

상상인증권 백영찬 연구위원은 "최종 금리 수준이 높아질 것이라는 (파월 의장의) 발언은 내년 상반기 5% 이상의 금리 수준에 도달할 가능성을 높인다"며 "현재까지는 견조한 노동시장, 에너지 수급 불안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연준의 긴축 기조가 장기화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NH투자증권 안기태 연구원은 "'향후 인상 폭을 결정할 때 통화정책이 경제와 금융상황에 미치는 시차를 고려하겠다'는 FOMC 언급은 지금까지의 금리 인상이 미국 금융시장에는 큰 부담이 아니라는 의미"라며 "금융상황이 부담돼 연준이 (금리인상을) 멈출 수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현재 미국 GDP는 잠재 GDP보다 높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런 환경에서는 성장 둔화보다는 인플레이션을 누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미 연준은)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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