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누가 흥행 참패 예고라고 했나… 야구 재밌게 하면, 팬들은 언제든 오십니다

김태우 기자 2022. 11. 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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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시리즈 첫 두 경기는 기대 이상의 흥행 성과를 거뒀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야구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여러 지표에서 현실화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세상을 뒤덮으면서 역설적으로 관계자들과 팬들은 ‘흥행’이라는 단어에 더 민감해졌다. 이번 포스트시즌도 마찬가지다.

‘매진’이라는 단어에 유독 집착하는 경향도 발견되는 가운데 키움과 kt의 준플레이오프 5경기가 모두 매진에 실패하면서 야구계 전체의 위기로 확대해석하는 시각도 있었다. 플레이오프 4경기는 표가 모두 팔려 나갔으나 LG라는 인기팀의 비중이 컸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대로 SSG와 키움은 전통적인 인기 팀이라고 불리지는 않았다. 야구는 잘하지만 관중 동원력에 한계가 있고, 클라이막스인 한국시리즈 흥행이 참패할 것이라는 우려, 혹은 비아냥 섞인 예상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여기에 이태원 참사 애도기간으로 응원단 주도 응원이 완전히 멈춘 것이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긴장감도 있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이야기가 완전히 다르다. 오히려 흥행에 크게 성공하고 있는 양상이다.

1일과 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1‧2차전 표는 모두 팔려 나갔다. 예매 당시부터 “표를 구하지 못했다”는 하소연이 곳곳에서 쏟아지면서 예고된 일이었다. 경기를 앞두고 일부 취소표가 풀리기는 했지만 이 표를 벼르고 있었던 팬들이 사들이면서 포스트시즌 6경기 연속 매진 행렬이 이어졌다.

관중 수와 더불어 흥행의 또 다른 지표인 TV 시청률에서도 기대 이상의 대박을 쳤다. 접전이 이어지며 연장까지 갔던 1차전 시청률은 6.7%(KBS2)였다. 방송 관계자들은 “상당한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숨은 수치도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1차전 당시 공중파 시청률 외에도 케이블 시청률이 각사 합계 2% 정도 됐다. 합치면 9% 수준인데 굉장히 높은 수치”라고 했다. KBO의 한 관계자는 “포털 사이트의 누적 시청자 수와 동시 접속자 또한 폭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1차전보다는 덜 치열했던 2차전 시청률 또한 공중파 중계 기준 6% 이상이었다.

티켓이 다 팔려나간 건 기본적으로 양팀의 관중 동원 능력에 저력이 있음을 보여준다. SSG는 올해 평균관중 1위 팀이었다. 수용 규모가 비교적 큰 인천SSG랜더스필드(포스트시즌 기준 2만2500명)를 가득 메울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그렇다고 키움 팬들이 적은 것도 아니었다. 3루에 질서정연하게 자리를 잡은 키움 팬들의 목소리도 결코 뒤지지 않았다.

SSG는 올해 정규시즌 1위 팀으로 4년 만의 한국시리즈가 팬들에게 큰 기대감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제 포스트시즌의 단골손님이 된 키움의 경우는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의 기세가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했고, 그것이 곧 티켓 구매로 이어졌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결국 야구를 잘하면, 팬들은 경기장에 모인다는 평범한 진리를 입증했다.

시청률이 높았던 건 야구를 재밌게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기가 흥미진진했기에 팬들이 채널에 계속 잔류했고 이것이 전반적인 시청률 호조로 이어졌다. 실제 1차전은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하며 연장 10회 접전까지 갔다. 최근 5년간 한국시리즈 경기에서 가장 짜릿한 경기 중 하나로 뽑힌다. 2차전도 SSG가 6-1로 이기기는 했지만 경기 중반까지는 어느 누가 이긴다고 장담하지 못할 정도의 치열한 승부였다.

흥행 참패 예고는 앞으로도 무색해질 가능성이 있다.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3‧4차전도 이미 예매 상으로는 매진이 예고되어 있다. 취소표가 관건인데 이 정도 예매 열기라면 무난히 소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금요일(3차전), 토요일(4차전)에 열린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두 팀이 시리즈 전적에서 팽팽한 균형을 이룬다면, 챔피언이 결정될 나머지 5~7차전 흥행이야 충분히 예고 가능한 일이다.

스포티비뉴스는 이번 이태원 참사로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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