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롤드컵 인사이드] T1과 DRX의 정글 활용법
한국 시간으로 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체이스 센터에서 진행될 ‘2022년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2022 롤드컵)’ 결승전에서 T1과 DRX가 맞붙는다.
2018년 '프로관전러 P.S' 채널로 시작한 PS 애널리틱스는 리그 오브 레전드 데이터 기반 메타 분석 및 인게임 공략을 진행 중이며, 2020년 lol.ps 웹사이트를 통해 게임 내 데이터를 빠르게 전달하고 있다.
PS 애널리틱스 소속 인게임 팀 강현종 전 감독은 한국 LoL e스포츠 초창기부터 활동하며 리그와 게임에 대한 깊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게임을 분석한다. 노성규 분석관은 게임 내 최고 티어 챌린저로 프로게이머들의 습관을 관찰해 연구할 정도로 게임 내 세부적인 데이터까지 활용해 메타를 분석, 제공하고 있다. 또 다른 한국 서버 챌린저 티어 출신인 김도윤 분석관은 PS 애널리틱스에서 영상 콘텐츠와 게임 분석 파트를 담당하고 있다.
‘제카’의 도장깨기, 마지막 상대는 ‘신’ 페이커
DRX가 창단 후 첫 롤드컵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4시드로 롤드컵 진출에 성공한 DRX는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부터 일정을 시작했다. 플레이-인 스테이지와 그룹 스테이지를 1위로 장식하며 녹아웃 스테이지에 진출한 DRX는 8강전에서 EDG, 4강전에서 젠지를 차례로 꺾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팀 비상의 중심에는 미드 라이너 ‘제카’ 김건우가 있다. 그는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RNG의 ‘샤오후’ 리위안하오, 그룹 스테이지에서 TES의 ‘나이트’ 줘딩, 8강전에서 EDG의 ‘스카웃’ 이예찬, 4강전에서 젠지의 ‘쵸비’ 정지훈 등 세계 최강이라 평가 받는 미드 라이너들을 차례로 쓰러트리고 팀을 결승전으로 이끌었다. 김건우에게 남은 마지막 상대는 T1의 미드 라이너 ‘페이커’ 이상혁이다.
최고의 선수들이 맞붙는 대결에서는 정글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 정글러의 초반 동선이나 설계가 경기의 승패를 좌지우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번 롤드컵에서 T1의 정글러 ‘오너’ 문현준은 탑 라이너 ‘제우스’ 최우제와, DRX의 정글러 ‘표식’ 홍창현은 서포터 ‘베릴’ 조건희와 함께 경기를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T1과 DRX의 정글러는 이번 롤드컵에서 서로 다른 플레이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문현준은 자신의 성장보다 팀원 케어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으며, 홍창현은 주도적인 캐리 챔피언을 통해 경기를 풀어나간다.
노성규 분석관은 “T1의 경우 탑 라이너의 리턴값이 크다. 이 때문에 정글러는 지원해줄수 있는 서포팅형 정글러가 많이 등장했다. 반대로 DRX는 탑 라인에서 버티는 탱커 챔피언이 자주 등장하고 정글러가 주도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돕는다”며 두 팀의 다른 정글 활용법을 설명했다.
강현종 감독은 “T1의 경우 정글러가 팀에 헌신을 많이 한다. 오너는 공격적인 챔피언도 잘 다루지만 세주아니를 통해 팀적인 시너지를 보충해준다. 반면 DRX는 밴픽 상황에 맞춰 표식이 잘하는 챔피언을 쥐어준다. 본인이 주인공이 될 수 있는 판을 팀적인 차원에서 마련해준다”며 두 선수를 사용하는 팀의 차이를 이야기했다.
그 이유는 선수단 구성의 차이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도윤 분석관은 “이러한 이유는 선수단 차이가 큰 것 같다”고 말했다. “T1은 제우스가 브루저 계열의 챔피언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오너가 세주아니를 선택하는 빈도수가 높다. 반면 DRX는 표식이 킨드레드를 잘 사용하기 때문에 탑에서 탱커형 챔피언이 자주 등장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두 선수 모두 결승전에 진출한 정글러이기 때문에 잘하는 정글러이다. 플레이 스타일은 큰 차이가 없지만 팀적인 주문에 의해 다른 역할을 부여받은 것이라고 예상된다”는 생각을 밝혔다.
강현종 감독에 의하면 베테랑 선수의 존재는 높은 무대로 올라갈수록 더욱 진가를 발휘한다. 경기 안과 밖에서 동료들의 멘탈을 보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T1에는 ‘페이커’ 이상혁이, DRX는 ‘데프트’ 김혁규가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팀 게임은 수치나 데이터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고 말한 강현종 감독은 “다른 선수들이 의지할 수 있는 베테랑 선수들이 먼저 무너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이상혁과 김혁규의 역할이 더욱 클 것임을 예상했다.
두 베테랑 선수가 리더가 돼 팀원들을 이끈다면 경기 안에서는 무력을 통해 상대를 쓸어담는 선수들도 있다. DRX는 ‘제카’ 김건우, T1은 ‘구마유시’ 이민형과 ‘케리아’ 류민석의 바텀 듀오가 이번 대회에서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김도윤 분석관은 “데프트가 우승하려면 본인이 T1 바텀을 상대로 승리해야 한다”고 말하며 “T1의 바텀이 현재 너무 강해보인다”는 생각을 전했다. 이어 “DRX 바텀 듀오가 T1 바텀 듀오를 상대로 라인전 단계에서 균형을 유지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구마유시와 케리아가 너무 잘하기 때문에 반반구도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T1의 바텀 듀오가 ‘데프트’ 김혁규와 ‘베릴’ 조건희를 상대로 라인전 우위를 가져갈 것을 예상했다.
12.14 패치에서 르블랑이 버프된 이후 여러 팀들이 르블랑과 함께 롤드컵 경기에 나섰다. 그러나 T1은 르블랑을 외면하는 모습을 보이며 아직까지 단 한 차례도 기용하지 않고 있다. PS 애널리틱스는 롤드컵 결승전에서 T1이 ‘페이커’ 이상혁의 르블랑을 깜짝 카드로 기용해 보는 이들에게는 즐거움을, DRX에게는 일격을 선보일지 기대했다.
노성규 분석관은 “르블랑은 페이커 선수의 시그니처 챔피언이다. 다른 선수들과 차별화 된 플레이를 보여준다”며 르블랑의 등장을 기대했다. 강현종 감독도 “T1이 비에고와 르블랑을 함께 기용하는 전략을 준비했을지도 모른다”고 말하며, 그 이유로 “DRX는 페이커가 갈리오와 라이즈를 뽑을 것을 예상할 것이다. 만약 T1이 미드와 정글 2대 2 싸움에서 이기겠다는 마인드로 르블랑과 비에고 조합을 구상해 승리한다면 DRX 입장에서는 다음 세트부터 머리가 아플 것”이라는 생각을 전했다.
이번 롤드컵에서 김건우는 사일러스와 아리, 아칼리를 통해 많은 슈퍼 플레이를 선보였다. PS 애널리틱스는 “밴픽 단계에서 제카의 캐리력 있는 챔피언을 막은 후 아리를 강제하는 구도를 만든 뒤, 이를 르블랑을 통해 카운터치는 전략을 구상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주어진 전제조건 속에서 르블랑이라는 카드도 충분히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이미지=라이엇 게임즈
성기훈 misha@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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