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온 후 치유받을 수 있었다"...푸이그, '숨겨 왔던 고민 털어 놨다' [유진형의 현장 1mm]

2022. 11. 4.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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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한국에 온 후 치유 받을 수 있었다. 이제 난 다시 행복해질 수 있다. 스스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아도 된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이제 내가 도움을 청할 곳이 있음을 알고 있다. 완전히 다른 삶이 될 것이다.'

야시엘 푸이그가 메이저리그 시절부터 숨겨왔던 정신적인 문제를 한국에서 치유했다고 밝혔다.

전반기만 해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푸이그가 정규 시즌 후반기부터 타격감을 끌어올렸고, 가을야구에서 이정후와 함께 키움의 해결사 역할을 하며 생애 첫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자랑하는 푸이그지만 두 차례 월드시리즈 무대를 경험했을 뿐 아직까지 우승 반지는 없다. 그는 우승의 한을 머나먼 이국땅 한국에서 풀려 한다.

이런 푸이그가 지난 2일 자신의 SNS를 통해 그동안 숨겨왔던 마음고생을 장문의 글로 밝혔다. 내용은 이렇다.

내 새로운 에이전트 덕분에 올해 한국에 온 후, 내게 필요했던 치유를 받을 수 있었다. 오랫동안 내게는 문제가 있었지만, 나는 알지 못했다.

쿠바에서 이런 문제들은 알려지지 않거나 정신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의사를 찾아가는 것을 '약자' 또는 '남자답지 못하다'라고 생각한다.

미국에서도 내게 정신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도움을 구해보라고 말해준 팀이 없었기 때문에, 난 내가 회복할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에이전트는 열심히 일해줬다.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나를 두려워하지 않은 유일한 사람이었다. 그녀는 나를 도울 수 있을 것이라 믿었고, 그건 사실이었다.

가난한 나라에서 온 운동선수들은 다른 선수들이 알지 못할 문제를 맞닥뜨리기도 한다. 그래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단한 일이지만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내게 길을 알려 줄만한 인내심을 갖고 있지 않았다. 아니면 그럴 마음이 없었을 수도 있다.

이제 난 다시 행복해질 수 있다. 스스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아도 된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이제 내가 도움을 청할 곳이 있음을 알고 있다. 완전히 다른 삶이 될 것이다.

운동선수들에게는 그들을 챙겨주고 까다로운 말이라도 두려워하지 않고 말해줄 수 있는 좋은 사람들이 필요하다. 그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말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아직 젊다는 건 내게 아주 큰 행운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삶의 주도권을 갖고 살겠다.

이렇게 SNS에 말을 많이 한 적이 없다. 나도 내가 글 못쓰는 거 안다. 미안하다. 여기까지 쓰겠다. 모두 스스로를 잘 챙기길 바란다.

메이저리그 시절부터 푸이그가 정신적인 문제로 얼마나 힘들어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글이다. 하지만 한국에 온 후 새로운 에이전트 리셋 카르넷과 키움의 도움으로 정신적인 안정을 찾았고 운동에 전념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거침없는 악동, 야생마 이미지가 강한 푸이그지만 한국에 온 뒤 눈에 띄게 달라졌다. 한때 타격 후 산책 주루를 하기도 했고, 수비할 때는 집중을 하지 못하고 모자와 글러브로 얼굴을 가린 채 장난치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적응을 마친 뒤로는 매사 진지한 자세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

한국에서 치료를 받고 다시 행복해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되찾은 푸이그가 키움을 우승이라는 가장 높은 곳까지 올려놓고 자신의 바람대로 빅리그로 복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제 남은 건 3승이다.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놓은 푸이그.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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