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우리기업 '네옴시티' 동반자 도전…한국형 교통 우수성 입증기회"
"네옴시티 건설단계 이후인 운영 단계도 우리 플랫폼 기업 진출해 경쟁해야"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사우디 아라비아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홍해와 인접한 사막과 산악지대에 서울의 44배 넓이(2만6500㎢)의 저탄소 스마트 시티를 짓는 사업이다. 우리나라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은 프로젝트 중 하나인 '더 라인'의 터널 공사를 수주했다.
정부는 이에 그치지 않고 5000억달러(약 672조원)가 투자되는 대규모 도시공사에 우리 기업의 수주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점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원팀 코리아 수주 지원단'을 직접 이끌고 사우디를 방문하며 총력전에 나설 예정이다.
원팀 코리아 수주 지원단의 사우디 방문을 앞둔 4일 이청원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뉴스1> 서면 인터뷰에서 "인프라의 건설, 유지관리, 그리고 그 위에서 벌어지는 각종 서비스 사업에 우리나라 기업들이 동반자로서 도전할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스마트 시티 교통체계, 교통시스템 설계 및 최적화, 지능형교통체계 등을 연구하는 교통공학 전문가다.
그는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두고 3가지 측면에서 독특함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거친 사막지형에 산업(Oxagon), 관광지(Trojena), 주거지역(The Line), 공항(Neom)이 포함된 복합기능의 친환경 도시 △개인차량은 배제하며 모빌리티와 물류의 체계를 구현한 수직선형도시 △세계최고의 스마트시티 기술을 도입해 도시기능이 수행되도록 한 첨단기술에 대한 적극성을 꼽았다.
특히 주거공간인 더 라인(The Line)을 두고 "기존 도시의 교통 문제를 개선하려는 시도도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먼 거리는 고속의 교통 시스템을 필요로 하고 가까운 거리는 저속이지만 접근이 용이한 교통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더 라인은 이러한 필요성을 2~3개 유형으로 나누고 서로 물리적으로 다른 층에서 서비스가 이루어지는 입체화를 해결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더 라인의 하층부는 초고속으로 장거리 이동이 가능한 사람과 물류를 위한 교통체계가 건설되고 위에는 중단거리 서비스가 가능한 자동차와 트럭을 위한 체계, 지상부에는 일반인이 도보나 자전거 등으로 이동하는 체계가 구축돼 있고 고층부로 움직이는 고속 엘리베이터들이 마련된다.
국내 스마트 기술이 이러한 교통 시스템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시각이다. 그는 "건설단계 이후인 운영 단계에서 다양한 모빌리티 기업이나 플랫폼 기업들이 단독 혹은 현지 합작 형태로 시장 진출해 경쟁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국토부와 서울시를 비롯한 지자체, 경찰 등에서 지능형교통체계(ITS)라는 사업을 지난 30여년 수행해 왔다"며 "우수성이 네옴시티에서 입증된다면 (해외수주사업에서)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다"고 부연했다.
시민들이 매일 이용하는 버스정보시스템(BIS)과 티머니, 그리고 고속도로 교통관리시스템 등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ITS 사업이다. 시민들의 삶 곳곳에 지능형교통시스템이 있는 셈이다.
실제로 네옴시티가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으며 개발도상국에서도 우리나라 스마트 시티 기술이 함께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에 따르면 해외도시의 스마트 시티 조성을 지원하는 K-City 네트워크 사업은 21개 국가와 33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베트남, 볼리비아, 페루 등이 있다.
이 교수는 당장 네옴시티 같은 대규모 스마트시티가 우리나라에 적용될 가능성은 작지만 각지에서 이어지는 노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가 진행하는 스마트시티 사업들은 매우 큰 사업도 있지만, 네옴시티와 비교할 규모는 아니다"라면서도 "각 사업지에서 각종 기술이나 서비스들을 실증하려는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보인다"고 언급했다.
또 미래 모빌리티를 접목한 신도시의 스마트 시티 계획에 대해서는 "시민들의 출퇴근 양상이나 생활양식은 갑자기 크게 변화하기는 어렵다"며 "미래 모빌리티는 개발 중이거나 실증 단계이므로 서비스 안착과 확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스마트 시티가 도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봤다. 이 교수는 "일반적으로 교통 정체는 통행시간을 증가시키며, 동시에 배기가스 배출로 인한 환경피해를 급격히 증가시킨다"며 "(도시 교통) 혼잡의 개선은 도시교통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사항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미 인류는 수천년간 도시를 만들어 왔고, 현재는 과반수의 인류가 도시라는 공간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며 "아랍권의 종주국 중 하나로 자부심이 큰 사우디 아라비아가 새로운 도시 모델을 제시했다는 것이 의미가 있고, 따라서 구체화 과정을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rma1921k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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