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 내고 버티는게 이득…불법건축물 서울서만 8만건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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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 4m의 골목길을 3.2m로 좁혀 이태원 참사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해밀톤호텔의 분홍색 가벽은 건축법 규제를 교묘히 피한 '꼼수' 시설로 관할 구청은 철거 등 강경 조치를 진행할 명분이 없었다.
김태수 시의원(주택공간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진행한 서울시 행정사무감사에서 "용산구에서 불법 건축물로 적발된 1950건 중 무단 증축이 1860건이고 이 중에 해밀톤호텔도 있었다"며 "건축주는 철거보다 이행강제금 내고 버티는 게 이득이고 강제 철거도 되지 않아 결국 참사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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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 4m의 골목길을 3.2m로 좁혀 이태원 참사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해밀톤호텔의 분홍색 가벽은 건축법 규제를 교묘히 피한 '꼼수' 시설로 관할 구청은 철거 등 강경 조치를 진행할 명분이 없었다.
해밀톤호텔은 논란이 된 가벽 외에도 건물 북측 도로변에 불법 증축한 소규모 라운지바가 적발돼 이미 두 차례 시정명령을 받고 이행강제금이 부과됐으나 1년 6개월 넘게 자진 철거를 하지 않았다.
이처럼 불법 증축 등이 확인된 위법 건축물 사례가 서울시에서만 8만 건에 달했으나 대부분 경고와 이행강제금 처분에 그쳤고 건축주를 처벌할 수 있는 형사고발로 이어진 사례는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서울시가 시의회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불법 증축 등으로 적발된 '위반 건축물'은 최근 5년간 약 8만 건에 달한다. 한 건물에 2건 이상 법을 위반한 사례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 28만 건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면서 형사고발 조치는 90여 건에 불과했다.
이런 문제를 감안해 서울시는 2018년 시정명령을 3회 이상 이행하지 않을 경우 형사 고발하는 지침을 마련했지만, 현장에선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민원 발생을 우려한 구청이 이행강제금 부과 위주로 대응한 까닭이다.
이행강제금보다 불법 건축물 운영으로 얻는 이익이 많다 보니 이 제도의 본래 목적인 자진 철거는 잘 이행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태수 시의원(주택공간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진행한 서울시 행정사무감사에서 "용산구에서 불법 건축물로 적발된 1950건 중 무단 증축이 1860건이고 이 중에 해밀톤호텔도 있었다"며 "건축주는 철거보다 이행강제금 내고 버티는 게 이득이고 강제 철거도 되지 않아 결국 참사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철거 후에 다시 불법 증축을 한 사례도 있다. 서울시는 이런 경우 기존보다 이행강제금을 2배 높이는 추가 제재를 적용하지만 불법 건축물은 줄지 않는다.
이 같은 소극적 대처는 표심을 의식한 결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행정 처분 주체인 구청장이 4년마다 선거를 치러야 하는 정치인이어서 지역 주민인 건축주와 상인들을 대상으로 고발, 강제 철거 등 강경 조치를 선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번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불법 건축물 강경대응 기조로 돌아섰다. 추가 안전사고 우려가 있는 상가밀집지역 불법 건축물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신속한 철거 조치로 이어지도록 형사고발도 독려할 방침이다.
유창수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이번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홍대입구, 신촌 대학가, 건대입구 등 상가밀집지역에서 보행자 통행을 어렵게 만드는 불법 증축물이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유 실장은 "특히 저층부 무단 증축 건축물을 적극 발굴해서 자진 철거를 유도하고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뿐만 아니라 제대로 시행되지 않을 경우 형사고발 조치도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에 참사가 발생한 이태원 골목길은 단기간에 재정비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해당 부지 소유주가 30여 명에 달하고, 1960년대 구획이 정리돼 폭이 4m 이내로 소방도로로 활용하기에도 부적합하다. 서울시가 일대 부지를 모두 매입해서 재정비하려면 추가 재원을 확보함과 동시에 소유주 동의를 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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