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남은 수능 이젠 '멘탈'관리 싸움…"SNS부터 끊어야"

유승목 기자 2022. 11. 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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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신체적 건강관리 적신호…밀집장소 피하고, 이태원 사고 관련 접근 차단해야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4일 앞둔 3일 서울 마포구 강북종로학원 수험생들이 자습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이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코로나19(COVID-19) 재유행 조짐이 불안요소로 떠올랐다. 마지막 담금질에 돌입한 수험생들의 정신적·신체적 건강관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교육당국이 원활한 수능을 위한 방역안전 점검을 시작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태원 사고를 떠올릴 수 있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수험생 가족 회식·합격기원 행사 피해야
3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만6869명으로 집계됐다. 46일 만에 5만 명대 신규 확진자를 기록했던 지난 1일(5만8379명)을 시작으로 11월 들어 확진자 수가 급증세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코로나19 수리모델링 태스크포스(TF)는 오는 16일 확진자가 12만5567명에 이를 것이란 전망까지 내놨다. 일각에선 사실상 '7차 대유행'이 시작된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당장 오는 17일 수능을 준비하고 있는 일선 학교와 학부모, 학생들 사이에선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2년 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겪은 터라 어느 정도 내성이 생기긴 했어도, 대학입시에서 차지하는 수능의 중요성과 50만명의 인원이 시험장에 몰린단 점을 감안하면 우려가 앞설 수 밖에 없다. 수능 운영 뿐 아니라 향후 이어지는 대학 논술 등 입시전반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수능 자율방역 실천기간'인 3일 서울 마포구 강북종로학원에서 교육부, 서울시교육청 직원들이 특별방역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교육당국은 이날부터 수능 당일까지 '자율방역 실천기간'으로 정하고 방역관리에 나섰다. 수험생들이 몰리는 전국 입시학원은 물론 관계부처·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PC방, 노래방, 스터디카페 등 3밀(밀페·밀집·밀접) 시설에 대한 특별점검을 진행한다. 수능 3일 전부터는 전국 고등학교와 시험장 학교를 원격수업으로 전환하고, 학원 교습 자제도 권고해 대면접촉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다만 방역환경 조성을 위해선 수험생과 가족들의 협조가 필요하단게 교육부의 입장이다. 학교 차원에서 수험생 동선 등을 일일이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험생과 함께 생활하는 가족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험생과 수험생 가족에겐 가정 내 방역수칙 준수와 함께 다중 이용시설 이용 자제를 권고한다"며 "학부모 등 수험생 가족의 경우 회식이나 경조사, 합격기원 행사 등 다수 인원과의 외부접촉을 최대한 자제해 수험생이 감염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태원 참사에 '멘탈 붕괴'…"SNS 접근 차단"
지난달 29일 발생한 이태원 압사 사고도 수험생 정신건강을 헤칠 수 있는 리스크다. 8년 전 세월호 침몰 사고와 마찬가지로 또래 학생들의 피해가 현실화된 탓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156명이 사망했는데, 이 중 10대가 12명이 포함됐다. 이들 중 6명은 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으로 파악됐다.

무엇보다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발생한 이번 사고가 다른 참사보다 피부에 와닿는단 점에서 학생들의 충격이 클 것이란 우려다. 유튜브를 비롯해 각종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참사 당시 찍힌 영상이나 사진 등이 무분별하게 퍼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10대들의 경우 스마트폰과 SNS 이용률이 높은 만큼, 수험생들도 자연스럽게 이를 접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수능을 준비하는 자녀가 있는 문모씨는 "독서실이나 방에서 혼자 공부하면서 사고 소식을 접했을까 걱정스럽다"며 "성인인 나도 머릿속에서 충격이 가시지 않는데, 혹시나 영향을 주면 어떡하나 싶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에 마련된 추모공간을 찾은 시민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일단 교육부와 교육당국은 이번 사고를 직·간접적으로 겪은 학생들의 집단 트라우마를 예방하기 위한 심리지원에 나선다. 시·도교육청을 중심으로 위(Wee) 클래스와 위센터를 통해 상담·치유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또 교육부가 지정한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에선 정신건강전문의와 연계한 심리회복 상담도 진행할 예정이다.

수험생의 경우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핀셋 지원이 쉽지 않은 만큼 개별적인 정신건강 관리가 필요하단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능과 수능 직후 약 2주간 논술, 면접까지 진행된다"며 "이태원 참사 같은 수능 직전 멘탈 관리에 혼란을 일으킬 수 있는 이슈들이 있는 SNS에 대한 접근 자체를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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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목 기자 m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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