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래 양돈업 위한 주춧돌 필요…연구인력·청년농 육성 집중”
[인터뷰] 취임 1주년 맞은 손세희 대한한돈협회장
산업동향 대응·품질고급화 등
지속적인 산업 발전방안 모색
민간중심 방역체계 구축 계획
규제완화 정책 제안 중점 추진
“한돈 품질 고급화를 이끌고 탄소중립·동물복지 등 새로운 동향에 대응해 미래 양돈업의 주춧돌을 놓는 데 협회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1일 취임 1주년을 맞은 손세희 대한한돈협회장은 본지와 인터뷰 중 ‘선제적 대응’과 ‘중장기적 계획’이라는 단어를 수차례 반복했다. 당면 현안을 적절히 처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돈산업의 미래를 긴 안목으로 내다보고 초석을 마련하는 작업에 비중을 둬야 한다는 그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손 회장은 1년간 한돈산업의 미래 플랫폼을 마련하는 데 상당한 공을 들였다. 올 4월엔 한돈산업계·소비자·유통·학계 등 전후방산업과 협력 모델을 구축해 선제적으로 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한돈산업발전협의회’를 출범시켰다.
앞서 2월엔 ‘한돈미래연구소’를 발족했다. 동물복지·탄소중립·대체단백질 등 한돈산업과 관련한 새로운 산업동향을 검토·연구하는 한편, 주요 쟁점에 대한 적절한 대응 논리를 개발해 지속가능한 한돈산업 발전을 이끌겠다는 취지에서다.
손 회장은 “내년부터는 한돈미래연구소 인력을 충원해 운영의 내실을 더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면서 “산업동물 현실에 맞는 동물복지 실현 방안을 도출하고, 수입육이나 대체단백질에 한돈시장을 빼앗기지 않도록 할 품질 고급화 전략도 수립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래 한돈인 양성을 위한 기틀 마련에도 집중했다. 올 7∼8월 도별 청년한돈인 간담회를 추진했고, 9일에는 청년한돈인 분과위원회 발족식을 개최한다.
청년한돈인 조직화에 투자하는 궁극적인 이유로 손 회장은 ‘한돈 자급률 확대’를 꼽았다. 참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청년층을 산업 내로 유입시키고 협회 구성원으로서 자유로이 아이디어를 내도록 도와, 결과적으로 한돈산업과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고 국내산 돼지고기 자급률을 높일 수 있다는 복안이다.
양돈업이 점점 기업형 패커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지역소멸과 같은 복합적 위기에 대응할 방안으로 청년한돈인을 육성해야 한다는 뜻도 드러냈다.
청년한돈인 분과위에 대해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방침도 밝혔다. 청년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게 조직을 만들었지만 협회 차원에서 활동 방향을 제안하는 대신 자발적으로 뜻을 펼치도록 지원하겠다는 의미다.
손 회장은 “축산업 허가제 등 규제와 높은 돈사 매입가 때문에 청년 세대의 양돈업 진입장벽이 매우 높은 실정”이라면서 “정부·양돈조합 등과 협의해 뜻있는 젊은이들의 산업 유입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년한돈인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해 자급률을 높이고, 미래 산업 영속성을 지키겠다는 계산”이라고 덧붙였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과 관련해선 정부에 요구할 것은 요구하되, 민간이 주가 되는 방역체계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정부의 강압적이고 규제 중심적인 방역체계가 수년간 이어졌고, 올초 ‘가축전염병 예방법’ 개정안 철회 반대 투쟁을 벌이는 데 임기 초반의 역량을 집중해야 했다”면서 “농가는 차단방역에 충분히 힘쓰며 노력하고 있지만, 환경부는 야생멧돼지 포획과 사체 수색 의무를 방기하다시피 하고 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간 중심의 가축 방역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ASF 등 가축질병을 관리하기 위해선 정부의 일률적 규제보다 학계 전문가와 양돈수의사 등 민간이 주축이 된 협의체를 구성해 현장중심 방역체계를 짜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뜻에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려 한차례 협의를 마친 상태이며, 차후 논의를 통해 농장 상황에 맞는 방역체계 구축방안을 구체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향후 각종 정책 제안에 더욱 집중할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손 회장은 “농가 규제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생산기반, 질병, 분뇨·환경, 유통, 종돈 등 5개 분야로 구분해 총 36개의 규제 개선 과제를 발굴했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대국회 활동을 적극 추진해 개선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돈자조금관리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는 손 회장은 한돈의 사회적 가치를 강조하는 홍보사업에도 중점을 둘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돼지고기는 연 생산액 8조원을 바라보는 핵심 식량산업이며, 식량안보 측면에서도 가치를 지님에도 냄새, 분뇨 무단 방류 등 부정적 인식이 과하게 덧씌워 있다”면서 “유튜브·다큐멘터리 등을 활용해 우리 산업의 이로운 점을 스토리화해 알리겠다”고 밝혔다.
이규희·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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