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3개월 안돼 책임론 부상…'최대 위기' 윤희근 경찰청장
일각 "사퇴로 해결될 일 아냐"…"철저한 수사가 최선"
(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 = 윤희근 경찰청장이 취임 3개월도 안 돼 이태원 참사 논란으로 최대 위기를 맞았다. 참사 당시 경찰 부실대응과 보고체계 붕괴 사실이 확인되면서 '경찰청장 책임론'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경찰 내부에서는 "청장 사퇴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그의 거취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찰이 제 식구 의혹을 제대로 규명하느냐에 따라 윤 청장의 거취가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신고 녹취록' 공개로 여론 악화
4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윤 청장은 지난 1일 오전 이태원 참사 브리핑을 하겠다며 참모 조직에 준비를 지시했다. 윤 청장은 브리핑에서 "현안 해결과 사고 수습, 향후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정치권의 사퇴 요구에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나중에 (이태원 참사 진상 관련) 결과가 나오면 상응하는 처신을 하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이때만 해도 윤 청장과 경찰에 과도한 책임을 요구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이태원 참사는 그만큼 예견이 힘들었던 사고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날 오후 '112신고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상황이 요동쳤다. 경찰이 참사 발생 전 '위급 상황'을 경고하는 신고를 11건이나 접수하고도 제대로 조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참사 당일인 10월29일 오후 6시34분부터 3시간41분 동안 경찰이 접수한 11건의 신고 녹취록에는 '압사'라는 단어가 총 9번 언급됐다. 최초 신고자조차 "압사당할 것 같다"며 다급한 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경찰은 이 중 4건에만 출동했으며 나머지 6건은 전화상담 후 종결, 1건은 불명확으로 처리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실 대응 논란이 불붙었고 여당 일각에서도 '윤 청장 책임론'이 흘러나왔다.
◇ 부실대응→늦장보고→보고체계 붕괴
다음날 논란은 '부실 대응' '경찰 늦장 보고''로 확산했고 이어 '보고체계 붕괴'로 치달았다.
윤 청장은 참사 발생 1시간59분 후에야 첫 보고를 받았다. 첫 보고가 윤석열 대통령보다 1시간13분 늦은 것이다. 대통령실은 참사 발생 38분 뒤인 밤 10시53분 소방청에서 사고 내용을 통보받았고 8분 뒤인 밤 11시1분 윤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윤 청장이 최초 보고를 받은 것은 30일 0시14분이다. 윤 청장은 대통령실보다 1시간21분, 대통령보다 1시간13분 늦게 보고받은 것이다.
재난 등 중대 사건·사고 발생시 시도경찰청장이 경찰청장에게 '지휘보고'하는 통상적인 체계도 무너졌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최초 보고를 받은 시각은 참사 발생 1시간21분 후인 밤 11시36분이었다. 김 청장은 윤 청장보다 38분이나 일찍 보고받고도 윤 청장에게 지휘보고를 하지 않았다.
경찰 안팎에서는 "보고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며 윤 청장의 수뇌부 그립(장악력)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고 있다.
'보고체계' 논란은 참사 당일 서울경찰 112 책임자였던 경찰 간부의 근무 태만까지 드러나면서 또다시 증폭된다.
참사 당시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이었던 류미진 총경은 상황관리를 총괄해야 하는데도 사고 후 1시간 이상 상황실에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상황 인지 및 보고가 지연됐다는 게 감찰팀의 판단이다.
당시 이임재 용산경찰서장(총경)은 관할 지역에서 사고가 났는데도 현장에 늦게 도착해 지휘 관리를 소홀히 하고 보고도 늦게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류 총경과 이 총경을 대기발령하고 수사를 의뢰했다.
이같은 경찰 치안의 공백에 윤 청장이 책임을 통감하는 행보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다만 경찰 내부에서 "경찰청장 사퇴 또는 경질은 임시방편이지 근본 해결이 아니다"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아 윤 청장의 고심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 '경찰국 사태'로 우여곡절 끝 취임…"고심 깊을 듯"
윤 청장은 경찰국 사태로 우여곡절 끝에 8월10일 취임했다. 후보자 시절 경찰국 신설에 반발하는 내부 여론에 시달렸던 윤 청장은 취임 직후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어느 청장도 경험하지 못한 후보자 시절을 혹독하게 치렀다"며 "역사의 평가를 받겠다는 각오로 임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의 고위 관계자는 "현재 경찰이 할 수 있는 최선이자 유일한 방법은 이태원 참사 관련 의혹을 철저하게 규명하는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가늠하기 어려운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mr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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