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오래, 더 높게" 美 금리 5% 간다...韓증시 파월쇼크에 '선방'
제롬 파월 연준(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더 오래, 더 높이' 올릴 수 있다는 매파적 입장을 밝히자 미국 뉴욕증시가 급락했다. 한국증시도 동반 하락했지만 아시아·미국 증시대비 소폭 하락에 그치며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3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7.70포인트(0.33%) 내린 2329.17에 마감했다. 코스피도 장 초반 2300선 아래로 밀렸으나 외국인·개인 순매수가 유입되며 낙폭을 크게 줄였다.
파월의 매파 입장 고수에도 외국인은 나흘째 순매수를 이어가며 1726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개인도 3878억원 순매수였으나 기관이 5852억원 대량 순매도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3.51%)을 비롯한 이차전지 업종의 강세가 지수 낙폭을 크게 줄였다.
연준은 2일(현지시간) 이틀간 열린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 종료 후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방기금 기준금리는 3.75%~4%로 높아졌다. 이는 2008년 1월 이후 최고치다.
75bp 금리 인상은 예상했던 것이다. 금리인상 직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완화된 속도로 인상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대한 시장 기대를 충족시켰다. 하지만 이어 '얼마나 빨리, 얼마나 높이 그리고 얼마나 오래 긴축을 유지하는가'를 언급하며 더 오래, 더 높이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남겼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이번 FOMC 회의에서 금리인상 속도 둔화 신호가 나왔지만 파월 의장은 최종 금리 수준과 금리인상 기조의 장기화라는 또 다른 불확실성 리스크를 시장에 던졌다"고 해석했다.
파월 발언에 이번 금리인상 사이클에서 미국 정책금리 상승이 4%대에서 멈출거란 기대감이 무너졌다. 이에 미국 뉴욕증시가 급락했다. 월가에서는 내년도 최종금리가 6%대가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지난 10월28일 기준 FFR(연방기금금리) 선물에 반영된 최종금리 종착점 기대치는 4.91%였다. FOMC 회의 직전 5.05%, 직후에는 5.08%까지 상승했다. 이는 12월 56bp, 2월 39bp, 3~5월에 걸쳐 27bp 인상에 준하는 것이다. 인상 종결 시점은 2월보다 3월, 종착점은 5%에 도달할 가능성을 반영했다. 앞서 투자자들은 내년 2월 연준이 25bp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이번 인상 사이클 종료를 예상했다.
박 위원은 "'얼마나 빠르게(How fast)'라는 금리인상 속도 우려는 일부 해소됐지만 '얼마나 높게(How higer) 그리고 얼마나 길게(How longer)'라는 또 다른 고민을 안게 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미 정책금리의 최종 금리 수준과 인상 기간은 향후 발표되는 물가 지표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에서도 금리인상 속도조절을 시사한 부분을 제외하면 9월과 마찬가지로 연준의 정책 의지가 변하지 않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며 "파월 의장은 인상 속도와 긴축 입장 완화를 결부시키지 말 것을 강조했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연준이 원하는 그림은 '강도 높은 인상 지속 → 빠른 물가 안정 → 큰 부작용'이 아니라 '인상 속도 조절→ 물가 안정 기간 연장 → 작은 부작용'으로 흘러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준이 내년 2월이 끝이 아닌, 3월까지 금리인상을 이어갈 가능성은 높아졌다. 하지만 내년 1분기에 경기와 시장이 바닥을 친다는 장기 전망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향후 발표될 물가 지표에 따라 연준의 물가통제 유인이 더욱 강해질 위험은 있으나 내년 1분기가 경기와 시장의 변곡점이 될 거란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4분기부터 내년 1분기에 걸쳐 인플레이션 압력은 유의미하게 낮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이 속도조절을 언급하면서 12월 FOMC에서 50bp(빅 스텝)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금리가 예상보다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며, 금리인상 속도조절은 시장에 더 이상 호재로 작용하지 않았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12월 50bp 인상 뒤 2023년부터 25bp 베이비스텝으로 회귀할 것"이라며 "2023년 1~2회 추가 인상 뒤 금리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되겠다"고 전망했다.
이어 "내년 1분기 금리인상 횟수는 연말과 연초 경제지표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최종금리는 5%에서 종료될 것으로 보지만 미국 국채금리(10년물)는 4분기 중 고점을 통과하겠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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