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 카카오, 떨고있는 네이버…개미는 '줍줍'
7일 실적 발표 앞둔 네이버도 동반 약세
"매크로 환경 불리…경기 침체 우려 이어지면 추가 하락 불가피"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간신히 바닥을 찍었나 싶었던 카카오(035720) 주가가 다시 한 번 주저앉았다.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기 때문이다. 성장주에 불리한 금리 인상이라는 매크로 환경에 경기침체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반등 하루 만에 다시 힘이 빠졌다. 오는 7일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네이버(035420) 전망 역시 밝지 않은 상황이다.
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카카오는 전 거래일 대비 4.21%(2200원) 하락한 5만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3.16% 반등을 모두 토해낸 셈이다. 네이버(035420) 역시 이날 2.87%(5000원) 빠진 16만9000원에 마감했다. 이번 주 초만 해도 6%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하고 3거래일 연속 상승에 성공했지만 이날 다시 상승폭이 꺾였다.
이날 카카오와 네이버 주가를 끌어내린 것은 실적이다. 카카오는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비 11% 감소한 150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7% 늘어난 1조8587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지만 당기순이익은 84% 감소한 137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증권사 컨센서스인 영업이익 1790억원, 매출 1조9029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전날 카카오뱅크(323410)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17% 급등하는 등 카카오주 전반에 훈풍이 불었지만 하루 만에 분위기가 반전된 것이다. 이날 카카오뱅크 주가 역시 전날 대비 1.98% 하락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카카오 실적에 대해 “실적 숫자 자체도 좋지 않았고 세부 내용 면에서도 좋은 것이 없었다”면서 “광고시장 성장 둔화율이 눈에 띄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로 광고주가 광고비 집행을 줄인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된 매출은 경기가 풀리고 난 뒤에도 가장 최종적으로 오르는 구조인 만큼 앞으로 전망도 어두운 셈이다. 여기에 작년 코로나19 영향으로 성장률이 너무 높아진 점도 올해 실적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의견이다.
“매크로 환경 불리…주가 추가 하락 가능성도”
증권가는 카카오 주가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매크로 환경에 따라 추가 하락이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는 비용이 많이 들어가더라도 해외 진출이나 콘텐츠 사업이 안정화하면서 마진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대외여건이 좋지 않은 것을 확인했고 광고 성수기인 4분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카카오가 경기침체 영향으로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네이버 역시 시장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낼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비 6.75% 감소한 3262억원, 매출은 20.31% 증가한 2조780억원으로 추산된다.
정 연구원은 “카카오보다 네이버는 좀 더 광고와 커머스에 사업이 집중돼 있다”면서 “네이버도 유사한 성적을 낼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이런 우울한 전망에도 개인은 여전히 카카오와 네이버에 대한 사랑을 멈추지 않는 모습이다. 개인은 이날도 767억413만원 규모의 카카오 주식을 순매수했다. 네이버 주식도 431억9156만원 순매수하면서 이날 순매수 종목 상위 6위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개인들의 이런 바람과는 다르게 카카오와 네이버 주가가 반등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 주가가)과거 대비로 매력적인 수준인 것은 맞지만 지금은 실적 추정치 하향이 워낙 가파르게 일어나고 있다”면서 “성장주에 불리한 금리 인상 등의 매크로 환경을 고려한다면 아직 주가가 바닥이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을 내놨다.
정 연구원도 “작년 수준의 주가 상승률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매크로 환경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경기 둔화가 심해지고 이에 대한 우려가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올해 안에 반등이 나오기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안혜신 (ahnhy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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