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4연속 자이언트 스텝에 韓 '3고 위기' 심화 우려

서미선 기자 2022. 11. 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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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사상 초유의 4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윤석열 정부 경제팀의 고심이 깊어지는 형국이다.

금통위 전까지 이같은 우려가 현실화된다면 한은이 10월에 이어 2연속 '빅 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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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금리격차 최대 1%p로 벌어져…강달러→수입물가 자극
한은 빅스텝시 가계부채 부담↑…당국 "경계감 높여 대응"
2022.11.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세종=뉴스1) 서미선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사상 초유의 4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윤석열 정부 경제팀의 고심이 깊어지는 형국이다.

미국의 고강도 긴축 여파로 달러 강세가 이어지며 고환율과 고물가, 고금리의 '3고(高)' 복합위기가 더욱 심화할 수 있어서다.

4일 정부 등에 따르면 미국 연준이 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연 뒤 기준금리를 3.00~3.25%에서 3.75~4.00%로 0.75%포인트 올린다고 발표한 데 따라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최대 1%포인트 벌어졌다.

한미 기준금리 차이가 1%포인트 수준으로 벌어진 건 약 3년3개월 만이다. 지난 2019년 7월18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내리면서 미국(2.25~2.50%)보다 상단 기준 1%포인트 낮아진 바 있다.

미국의 긴축에 따른 '강달러'는 원화 가치 약세로 이어질 수 있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9월 외환위기 수준인 1400원까지 치솟았고 전날(3일)도 1420원대에서 마감했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올해 들어 16% 떨어졌다.

원화가치 하락은 수입물가 상승으로 작용해 물가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생산자물가와 함께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수입물가는 지난달 국제유가 하락에도 전년 동월 대비 24.1% 상승했다. 환율 급등으로 원화 환산 가격이 뛰며 급등을 보인 것이다.

여기다 국제유가도 원유 생산량이 감산되면 안정화 추세를 벗어나 다시 오를 수 있다.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오펙 플러스)는 이달부터 산유량을 하루 200만배럴 감산하기로 했다. 이 역시 물가엔 상방리스크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FOMC 회의 직후 회견에서 "아직 갈 길이 멀다. 최종 금리 수준은 이전 예상보다 더 높을 것"이라고 밝힌 데 따라 한은도 오는 24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것이 확실시된다.

미국과의 금리격차를 장기간 방치하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출될 수 있고, 수입물가 상승이 물가를 자극할 수 있어서다. 금통위 전까지 이같은 우려가 현실화된다면 한은이 10월에 이어 2연속 '빅 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다만 금리를 더 올릴 경우 1900조원까지 불어난 가계부채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단 점이 문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과거 추이를 보면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반드시 외국인 자금의 대규모 이탈을 유발하진 않았으나, 금리인상시 가계부채 부실화가 발생할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형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준금리를 적정금리 수준까지 올리게 되는 경우 국내 가계대출은 변동금리 비중이 높아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 상환부담이 심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금리인상으로 경기둔화 압력이 커진 것은 수출 전망도 어둡게 한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대외수요가 둔화되면 수출 중심의 한국경제는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

이에 경제·금융당국 수장들은 지난달 23일에 이어 약 열흘만인 지난 3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했으나 뾰족한 해법을 내놓진 못했다.

참석자들은 FOMC 정례회의 결과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진단해, 높은 경계감을 유지하며 대응하기로 했다.

smi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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