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현금 비중 두배 늘린 한은...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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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외환보유액에서 현금성(달러) 자산인 예치금 비중을 두 배 가량 늘렸다.
미국의 고강도 긴축에 미 국채 시장이 위축되자 이를 매도해 달러를 확보하는 등 위기시 빠른 대응을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미 국채도 언제든 매각할 수 있는 자산이기는 하지만, 최근처럼 고강도 긴축 등으로 시장이 흔들려 가치가 급락하게 되면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대처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한은 관계자는 "미 국채 등 유가증권을 매도해 현금성 자산을 더 확보하는 등 추후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에 대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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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외환보유액 현금 비중 3.4%→6.8%로 두배 껑충
미 국채 가격 급락에 매도해 현금 자산 확보
"시장 변동성 커질 때 신속한 대응 차원"
전세계 중앙은행도 미 달러 매도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한국은행이 외환보유액에서 현금성(달러) 자산인 예치금 비중을 두 배 가량 늘렸다. 미국의 고강도 긴축에 미 국채 시장이 위축되자 이를 매도해 달러를 확보하는 등 위기시 빠른 대응을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외환보유액 가운데 국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주택저당증권(MBS)·커버본드) 등 유가증권 금액은 3623억5000만 달러로 전달(3794억1000만 달러) 보다 170억6000만 달러 줄어들었다. 반면 현금성 자산인 예치금은 282억9000만 달러로 전달(141억9000만 달러) 보다 141억 달러 늘었다.
이에 따라 전체 외환보유액에서 유가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87.5%로 전달(91.0%) 보다 3.5%포인트 줄었고, 예치금은 3.4%에서 6.8%로 3.4%포인트 늘었다. 예치금 비중은 2020년 10월(7.2%)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만, 당시에는 환율이 1100원대로 비교적 안정적이었던 때라 시장에 달러를 매도하고 있는 현재와는 달리 달러 자산을 확보했던 때 였고, 외환보유액도 매달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 오는 등 현 상황과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한은이 보유하고 있는 유가증권은 대부분 곧바로 현금화 할 수 있는 미 국채로 달러인 예치금과 큰 차이는 없다. 하지만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움직임에 금융불안이 커지면서 국채 가치가 급속도로 하락하자 이를 매도해 현금화 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지난달 14일 4.023%로 2008년 10월 14일(4.081%) 이후 근 14년 만에 4%를 돌파했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2007년 6월 12일엔 5.289%까지 급등했고, 2008년 6월 16일에도 4.279%까지 올랐다. 두 시기 모두 금융 불안이 이어졌다. 2007년에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있었고, 2008년에는 세계적 투자은행인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으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바 있다.
금융시장 불안에 채권 시장이 충격을 받을 경우 보유 하고 있는 외환보유액 자산 중 상당 부분이 감소할 우려도 있는 만큼, 이를 매각해 현금성 자산인 예치금 비중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 현금성 자산은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거나 쏠림 현상이 있을 때, 일시적인 외화자금 수요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 국채도 언제든 매각할 수 있는 자산이기는 하지만, 최근처럼 고강도 긴축 등으로 시장이 흔들려 가치가 급락하게 되면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대처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한은의 외환보유액 구성이 한 달 새 큰 폭 조정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미 연준의 고강도 긴축 움직임에 환율 변동성이 커진 만큼 언제든 시장에 내다 팔 수 있는 현금 자산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미 국채 등 유가증권을 매도해 현금성 자산을 더 확보하는 등 추후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에 대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한은 뿐 아니라 전세계 다른 중앙은행들도 미 국채를 내다팔고 있다. 미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전 세계 각국이 보유하고 있는 미 국채는 7조5009억 달러로 지난해 말(7조7476억 달러) 대비 2467억 달러(3.18%) 줄었다. 올해 들어 미 연준의 고강도 긴축에 강달러가 지속되자 전세계 주요국들이 미 국채를 내다 팔기 시작하면서, 해외의 미 국채 보유잔액이 다시 줄어들고 있다.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미 국채를 내다 팔고, 미국의 고강도 긴축이 지속되면서 미 국채 금리가 큰 폭 오르는 등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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