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대 투입 필요" 서울청장도 인식...조치는 안 해
[앵커]
이태원 참사 이전에 용산경찰서가 경찰기동대 투입을 요청했지만 서울경찰청이 무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죠.
YTN 취재 결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도 핼러윈에 대비하기 위해 기동대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문의까지 했지만, 인력이 부족하다는 말을 듣고서는 아무 조치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김태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이태원 참사 당일, 출동한 경찰관들은 현장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인력이 부족했다고 증언합니다.
용산경찰서 관계자는 YTN 취재진에게 핼러윈 대비 계획을 세울 때부터 경찰 기동대 투입이 가능한지를 서울경찰청에 수차례 알아봤다고도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경찰 기동대는 시위 통제나 대규모 행사 경비 업무를 전문적으로 맡는 부대입니다.
그러면서, 보내지 않을 걸 알면서도 이러면 조금이라도 도와줄까 싶어 핼러윈 치안 대책을 담은 보도자료에 '경찰 기동대 투입'을 굳이 못 박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서울경찰청은 기동대 투입을 공식적으로 요청받은 적은 없다고 맞서왔습니다.
그런데 YTN 취재 결과, 서울경찰청의 최고 책임자인 김광호 청장이 처음엔 기동대 투입을 타진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김 청장은 참사가 발생한 주에 마포와 강남, 용산경찰서 등으로부터 핼러윈 치안 대책을 종합 보고받았습니다.
보고에는 지난해와 달리 클럽 등 유흥업소가 영업을 재개해 핼러윈 주말에 더 많은 인파가 집중될 수 있다고 명시됐습니다.
이후 김 청장은 서울경찰청 관련 부서에 핼러윈 기간 이태원에 기동대를 투입할 수 있는지 전화로 문의했습니다.
당시 전화를 받은 경찰 관계자는 YTN 취재진에게 집회·시위로 인근 지역 지원까지 받는 상황에서 여유가 없어 어렵다고 답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자 김 청장이 알겠다고만 하고 끊은 뒤 별다른 조치는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결국, 김 청장이 경찰 기동대가 필요하다는 걸 알면서도 사람이 없다는 말에 그냥 지나쳐 버린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전문가들은 지휘관의 안이한 인식이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질타합니다.
[김영식 / 서원대학교 경찰학부 교수 : 인력 부족하다고 하는 건 정말 핑계입니다. 정말 시급한 상황에는 휴무도 동원될 수 있는 거고, 비번자도 동원될 수 있는 거고, 대기 근무자들도 동원될 수 있는 거예요. 그런 경력들에 대한 결정은 지휘관이 해야 하잖아요.]
김 청장과 서울경찰청 지휘부에 책임이 있는지는 결국, 경찰청 수사와 감찰로 밝혀질 거로 보입니다.
YTN은 김 청장에게 기동대 투입 가능 여부를 물어본 취지와 이후 상황을 물어봤지만, 김 청장은 감찰을 받고 있다는 이유로 답변을 피했습니다.
YTN 김태원입니다.
[YTN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YTN 김태원 (woni041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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