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 확충 절실한 보험사들, 자금조달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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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새 회계기준 도입을 앞두고 자본 확충이 절실한 보험사들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지금은 자금을 조달하고 싶어도 사겠다는 수요 자체가 없다"며 "금리를 높여 무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모았다가는 새 회계기준이 도입되는 내년에 리스크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자금 조달 숨통을 틔워주기 위해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보험사의 유동성 평가 기준을 완화하고 유동성 자산의 인정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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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빅3’ 연말까지 6조 충당해야
채권시장 얼어붙어 위기감 고조
내년 새 회계기준 도입을 앞두고 자본 확충이 절실한 보험사들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금리 급등에 레고랜드발(發) 자금시장 경색까지 겹치면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흥국생명처럼 시장 신뢰도 하락을 감수하고서라도 실리를 챙기는 사례가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대비하기 위해 보험사들은 대대적인 자본 확충을 하고 있다. IFRS17은 보험 부채 평가 기준을 보험 계약을 맺은 시점의 ‘원가’가 아닌 매 결산기의 ‘시가’로 평가해 보험사들은 미래에 지급할 보험금을 적립금으로 쌓아둬야 한다. K-ICS 역시 원가가 아닌 시가로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능력을 평가한다.
이에 따라 시가에 맞춘 보험 적립금 등을 준비하기 위해 보험사들은 올 초부터 매달 수천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 등을 발행하며 자본 확충에 힘써 왔다. 업계에 따르면 대형 생명보험사 3곳(한화 교보 삼성)이 보험금 지급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연말까지 충당해야 하는 자금만 6조4000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최근 금리 급등에 시장 경색이 동반되면서 자금 조달에 애를 먹고 있다. 금융당국이 시장 안정을 위해 보험사 등 금융사의 채권 매도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해 채권을 팔아 자금을 모으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지금은 자금을 조달하고 싶어도 사겠다는 수요 자체가 없다”며 “금리를 높여 무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모았다가는 새 회계기준이 도입되는 내년에 리스크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흥국생명이 이달 9일로 예정된 5억 달러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조기 상환 권리)을 행사하지 않기로 한 것도 이 같은 배경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흥국생명이 고금리와 채권시장 경색 등으로 신규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울 것을 우려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새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려면 연 12% 안팎의 고금리를 감당해야 하는데 콜옵션을 연장하면 연 6%대 금리를 지급하면 되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도 계속 하락하고 있다. 전체 보험사들의 6월 말 RBC는 218.8%로 1년 전(260.9%)에 비해 42.1%포인트 급락했다. 3분기(7∼9월)에도 한화생명(―10.6%포인트), NH농협생명(―77.7%포인트) 등 주요 보험사들의 RBC가 일제히 하락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3일 보험업권과 간담회를 열고 보험사의 자금 조달 현황을 점검했다. 금융위는 자금 조달 숨통을 틔워주기 위해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보험사의 유동성 평가 기준을 완화하고 유동성 자산의 인정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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