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10조 클럽’ 39곳서 14개 기업 탈락했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우량주 중의 우량주’로 불리는 시가총액 10조원 이상 기업 수가 작년 말 39곳에서 3일 28곳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9곳 중 3분의 1이 넘는 14곳이 ‘시총 10조 클럽’에서 탈락하고 대신 3곳이 새로 가입한 결과다. 탈락 명단에는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SK바이오사이언스 등 지난해 성장주로 큰 주목을 받았던 기업들이 많이 포함됐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10조원이 넘는 상장사는 삼성전자(353조4111억원), LG에너지솔루션(137조8260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61조9214억원), SK하이닉스(60조2058억원), 삼성SDI(50조8170억원) 등 28곳이다.
◇작년 IPO 대어 카뱅, 크래프톤, SK바사… 시총 반 토막도 안 돼
세부적으로 보면 지난해 상장하자마자 시가총액 10조원을 넘긴 기업들이 일제히 ‘10조 클럽’에서 탈락했다. 작년 말 시가총액 28조344억원으로 시총 10위까지 올랐던 카카오뱅크는 현재 시총이 9조4612억원으로 3분의 1토막이 난 상태다. 작년 말 시총 23조원을 넘겼던 카카오페이의 시총은 현재 5조원을 겨우 넘어서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최근 3분기에 시장 기대치(59억원 영업적자)에 못 미치는 실적(97억원 영업적자)을 발표하기도 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전 부문 전방 시장 둔화로 영업이익 턴어라운드 시점이 지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IPO 대어로 뽑혔던 크래프톤, SK바이오사이언스, 하이브, SK아이이테크놀로지 시총도 1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크래프톤 시가총액은 22조5248억원(작년 말)에서 8조9802억원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는 17조2125억원에서 6조1965억원으로 줄었다. 작년 말 시총이 14조4323억원에 달했던 하이브는 지난 6월 그룹 BTS(방탄소년단) 단체 활동 중단 선언으로 주가가 폭락하면서 현재 5조1485억원까지 낮아졌다.
지난해 5월 상장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 역시 현재 시총이 3조9713억원으로 작년 말 시총(11조9780억원)의 33% 수준에 불과하다. 이 밖에 LG생활건강, 삼성전기, 엔씨소프트, HMM, 삼성SDS, 넷마블, 두산에너빌리티, 대한항공 등도 시총 10조 클럽에서 이름을 내렸다.
반면 올해 시총 10조 클럽에 새로 이름을 올린 기업은 3곳에 불과했다. 올해 1월 말 상장하자마자 삼성전자에 이어 시총 2위까지 뛰어오른 LG에너지솔루션은 증시 하락장 속에서도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소재주로 주목받고 있는 고려아연은 작년 말 시총이 9조6423억원이었는데, 현재 시총은 11조6398억원으로 시총 10조 클럽에 안착했다. 작년 말 시총이 9조6483억원이었던 에쓰오일은 현재 10조987억원으로 10조 클럽에 턱걸이했다.
◇미국 증시도 1조달러 클럽 절반 줄어… 아마존 31개월 만에 탈락
대형 우량주들의 부진은 미국 증시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 증시에서는 시가총액이 1조달러(약 1424조원)가 넘는 기업을 ‘1조 클럽’으로 부르는데 아마존이 지난 1일(현지 시각) 주가가 전날 대비 5.52% 급락한 96.79달러에 마감하면서 9874억 달러로 내려앉았다. 아마존이 1조 클럽에서 탈락한 것은 2020년 4월 이후 31개월 만이다.
아마존 주가 하락세는 지난달 27일 발표한 실적 영향이 컸다. 아마존 3분기 매출액은 1271억달러로 시장 전망치(1274억달러)를 밑돌았고, 함께 발표한 4분기 전망치(1400억달러) 역시 시장 예상(1551억달러)를 밑돌았다. 특히 캐시카우로 꼽히던 클라우드 사업의 둔화가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줬다는 평가다. 작년 말 1조 클럽이었던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테슬라 중 남아 있는 곳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3사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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