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앞까지 다가온 지구의 종말? 과장된 기후 위기는 불안만 키워”
“오늘날 지구의 기후는 확실히 변하고 있고, 그 원인을 제공하는 것은 인간이죠. 하지만 지금의 기후 위기가 세상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환경보호가 시대정신이 된 지금, ‘기후 위기’가 과장되었다고 주장하는 35년 차 환경운동가가 있다. 2008년 미국 타임(Time)지가 선정한 ‘환경 영웅’에 올랐고, 올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한 ‘산업계 탄소중립 콘퍼런스’ 기조 연설을 맡기도 한 마이클 셸런버거(51)다. 그는 작년 국내 출간된 책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부키)을 통해 우리가 믿어왔던 환경보호에 대한 상식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가 예시로 설명하는 ‘종이가방 사용’은 이미 잘 알려진 환경보호의 오답 사례. 제조 과정에서 비닐봉지보다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종이가방은 44회 이상 재사용해야 비로소 환경보호에 도움이 된다. 이처럼 그는 환경을 위한다고 알려졌던 행동들이 사실은 지구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해왔다.
그는 3일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지구 환경은 당장 ‘종말’을 논할 정도로 암담한 수준이 아니며, 부풀려진 위기는 사람들의 불안감을 부추길 뿐”이라고 말했다. 작년 북미를 덮친 폭염, 올해 한반도에 내린 폭우 등 그는 최근 들어 극단적인 기후 현상이 많아지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인류 문명의 ‘기술’을 통해 기후 위기에 대처해나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먼저 기후변화와 ‘기후재난’은 달리 봐야 합니다. 에어컨의 보급과 조림 기술의 발달 등으로 폭염과 산불 등의 자연재해로 인한 사망자 수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습니다.” 기술 발전으로 인해 기후변화로 인한 인명피해를 더 잘 관리하게 되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원자력과 천연가스야말로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원이라고 주장한다. 자연환경에 의존하는 신재생에너지는 안정적인 전력 수급이 어렵다는 것. “당연히 원자력 발전에도 리스크가 있죠.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과 인도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화석연료에 의한 대기오염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보며 ‘어떤 것이 진짜 리스크일까’ 생각이 들더군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원전의 리스크를 줄여나가는 것이죠. 유럽의 여러 나라들도 원자력으로 돌아가고 있고요.”
환경보호라는 명분으로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을 막고 있는 ‘환경 식민주의’ 문제도 지적한다. “1인당 에너지 소비는 1인당 국민 소득과 정비례 관계입니다. 부유한 나라들은 자신들은 환경 파괴를 통해 경제를 키워왔음에도, 개발도상국들엔 자연환경 개발을 제한하고, 효율이 떨어지는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유도하고 있죠.” 그는 개발도상국에게 필요한 것은 댐과 같은 인프라라고 말한다.
그의 이야기엔 우리의 직관과 반대되는 도발적인 주장이 많다. 환경운동가 사이에선 많은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는 그럼에도 ‘무엇이 진정 환경을 위한 일인지’ 되돌아보길 강조한다. “비료와 관개 시설, 농업 장비 등이 갖춰지면 더 작은 땅에서도 많은 식량을 생산하게 되며 무분별한 환경 파괴를 막을 수 있죠. 제가 책을 쓴 목적은 그동안 환경 분야에서 쌓였던 ‘개발’과 ‘기술 진보’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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