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지속에 수입 바나나는 울었고 국산 사과는 웃었다

안세희 기자 2022. 11. 4.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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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식품 매출 희비

- 국내에 많이 수입되는 바나나
- 지난달 도매가 작년比 20% ↑
- 수입과일 1~10월 매출 -3.2%
- 국산은 가격안정에 4.6% 올라

- 수입육 높은 가격에 매출 위축
- 올해 한우 생산 많아 저렴 인기

고환율 현상이 지속되면서 수입과 국내산 신선식품 매출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달러당 1400원이 넘어가는 환율 탓에 수입 신선식품 가격이 높아지자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국산 신선식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 강세가 지속되면서 수입과 국산 신선식품의 매출 양상이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환율 영향으로 가격이 오른 수입과일 매출은 줄어든 반면 상대적으로 저렴해지고 공급량까지 안정적인 국산과일 매출은 상승세를 나타낸다. 3일 기준 환율은 달러당 1423.8원이다. 사진은 수입과일 매대(왼쪽 사진)와 농산물도매시장 모습. 국제신문DB


■비싸진 수입과일, 반사이익 국산

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대표적인 수입 과일인 바나나의 지난달 평균 도매가격은 상품(13㎏) 기준 3만1289원으로 지난해 2만6025원 대비 20.2% 상승했다.

바나나 가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물가가 치솟던 지난 5월 3만3409원까지 오른 이후 안정세로 접어드는 듯 했으나 지난 9월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하며 급격히 상승한 이후 재차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른 수입과일도 사정이 비슷하다. 지난달 파인애플의 상품(12㎏) 평균 도매가는 3만5262원으로 지난해 동기(3만2720원) 대비 7.77% 올랐다. 같은 기간 망고 상품(5㎏)은 6만2543원으로 지난해(5만1367원) 대비 21.8% 뛰었다. 환율이 오르면서 수입과일의 도매가 역시 크게 오른 것이다.

가격이 뛰자 소비는 줄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영남지역 과일매출 집계 결과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바나나(-6.2%)를 비롯해 오렌지(-10.7%) 수입포도(- 8.8%) 등의 소비가 줄면서 전체 수입과일 매출은 3.2% 감소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신선식품은 선도가 중요하고 소비기한이 짧아 비축이 어렵다. 때문에 가격에 대한 민감도가 더욱 높고, 매출에도 빠르게 반영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수입과일의 가격 상승에 수요는 국산과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KAMIS에 따르면 지난달 사과(후지·상품) 10kg 도매 가격은 4만2250원으로 지난해 동기 4만4628원보다 5.3%, 배(신고·상품) 15kg 도매 가격은 3만8508원으로 지난해 4만3268원보다 11%, 샤인머스켓(상품) 2kg은 1만6853원으로 지난해 2만2696원보다 25.7% 내렸다.

사과는 생리장해와 병해충 발생이 적어 전년대비 생육이 양호해 가격 안정으로 이어졌다. 포도는 샤인머스켓 생산량이 크게 늘면서 캠벨 얼리와 거봉 등 타 품종 생산량이 감소함에도 불구하고 전체 포도생산량이 전년 대비 1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될 만큼 공급이 원활한 상황이다. 가격이 오른 수입과일과 달리 국산과일이 저렴해지면서 실제 매출도 증가세를 보인다. 영남지역 이마트의 지난 달 누적 과일매출을 보면 토마토는 6.6%, 배는 5.9% 신장하는 등 전체 국산과일 매출은 4.6% 증가했다.

■수입육과 한우 엇갈린 매출

축산품 역시 과일과 비슷한 상황이다. 수입육은 고환율 영향을 받으면서 매출이 위축된 반면 생산량이 증가한 한우는 안정된 가격을 유지하면서 수요도 지속되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 해외주요축산물 수급동향 10월호에 따르면 지난 9월 관세청 통관기준 쇠고기 수입단가는 kg 당 8.51달러로 전년 동기 8.18달러 보다 4%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육의 소매가도 높게 형성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산 갈비 가격은 100g 4340원으로 지난해 동기(2682원) 대비 61.8%, 호주산은 4427원으로 지난해 2584원보다 71% 뛰었다.

수요도 줄었다. 지난달 영남지역 이마트 축산매출을 보면 수입육 매출은 지난해 동기대비 9.2% 감소했다.

반면 한우가격은 안정적이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1등급 한우 경락가격은 kg당 1만8814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만1185원 대비 11.2% 하락했다. 이는 올해 한우 생산이 많기 때문인데, 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 자료에 따르면 올해 한우 사육마릿수는 354만 마리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남지역 이마트 기준 가장 인기 부위인 등심 매출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16.1% 신장했고, 전체 한우 매출은 9.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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