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 김장비용 47만원, 1년새 13% 올라… 속재료 줄인다

이지윤 기자 2022. 11. 4.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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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직장인 송모 씨(42)네 가족 식탁에선 '인기 반찬' 무말랭이가 사라진다.

매년 배추김치 김장을 담그고 남은 양념으로 무말랭이를 무쳐 끼니마다 즐겼지만 올해는 '무 값이 금값'이라 만들지 않기로 한 것.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2017년만 해도 4인 김장 비용이 전통시장 기준 25만70원 정도였지만 매년 상승을 거듭해 5년 만인 올해엔 36만450원으로 44%가량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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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 60%-깐마늘 25%-대파 14%
배추外 속재료 가격 전부 올라
소비자 30% “작년보다 덜 담글것”
내달부턴 배추 값도 오를 가능성
1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종합시장에서 판매되는 김장 재료 모습. 뉴시스
올겨울 직장인 송모 씨(42)네 가족 식탁에선 ‘인기 반찬’ 무말랭이가 사라진다. 매년 배추김치 김장을 담그고 남은 양념으로 무말랭이를 무쳐 끼니마다 즐겼지만 올해는 ‘무 값이 금값’이라 만들지 않기로 한 것. 송 씨는 “배추 값은 떨어졌지만 속재료 가격이 전부 올라 예전보다 1.5배는 더 든다”며 “다른 생활비도 늘어나 김장에 더 쓸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무, 고추, 양파 등 김장 재료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집집마다 장바구니 부담이 커지고 있다. 올해 김장철은 김장 양을 줄이거나 부재료를 덜어내는 ‘보릿고개’ 김장철이란 말도 나온다.
○ 배추 값 내렸지만 무·양파 등 가격 급등

올여름 폭우와 태풍 등의 여파로 9월 포기당 1만 원을 넘나들던 배추 가격은 최근 수급이 안정되며 내림세다. 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간한 농업 관측 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배추 10kg 도매가격은 평년(6674원)과 비슷한 7000원으로 예측됐다. 지난달 평균(1만1146원)과 비교 시 37.2% 하락한 수준이다. 하지만 배추를 제외한 김장 재료 가격은 평년보다 훨씬 높다. 무 20kg 도매가격은 평년(9727원)과 비교해 18.2% 높을 것으로 나타났다.

양념채소 가격도 고공행진 중이다. 이달 양파 1kg 예측 도매가격은 60% 폭등한 1500원에 달한다. 깐마늘(25.1%), 대파(14.4%), 건고추(8.4%)의 상승 폭도 컸다.

김장 비용이 뛰자 부재료나 분량을 줄이는 가정이 늘었다. 경기 안양에 사는 이모 씨(37)네 친정 식구는 이번 김장 목록에서 굴김치부터 뺐다. 이 씨는 “생굴 2kg 사는 데 드는 5만∼6만 원만 아껴도 두어 달 먹을 배추김치를 더 담글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해정 씨(31)는 최근 부모님께 전화로 “김장 비용이 많이 드니 내가 먹을 분량은 안 만드셔도 된다”고 전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소비자 6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김장 수요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30.2%가 ‘지난해보다 적게 담글 것’이라고 응답했다. 김장 양을 줄이는 이유에 대해서는 비용 부담(35%) 때문이라고 응답한 이들이 가장 많았다.
○ 김장철 막바지 배추·무 가격 더 오를 수도

김장 비용은 연도별로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2017년만 해도 4인 김장 비용이 전통시장 기준 25만70원 정도였지만 매년 상승을 거듭해 5년 만인 올해엔 36만450원으로 44%가량 뛰었다. 대형마트 기준 김장 비용은 47만3090원으로 더 높았다.

김장철 막바지로 갈수록 비용이 더 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가을배추 출하가 끝나는 다음 달 중순 이후 공급되는 겨울배추 생산량은 평년보다 12.2%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초부터 출하되는 겨울무 역시 평년보다 생산량이 8.1%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다 보니 일각에선 저렴한 절임배추 쟁여 놓기 현상도 나타난다. 롯데마트가 9월 29일부터 진행한 사전 예약 판매는 이달 2일부로 준비 물량 200t이 전부 팔려 나갔다. GS리테일의 절임배추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2.5배 급증했다. 배추 값이 언제 다시 오를지 모른다는 불안심리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양념채소의 정부 비축 물량이 풀려 부재료 가격이 내려간다 해도 배추와 무 가격이 올라 체감되는 비용 부담은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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