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알짜기에? 경찰도 출동한 한남2 재개발 수주전

신수지 기자 2022. 11. 4. 03: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올해 서울 최대 재개발 사업지
시공사 선정 앞두고 형사 고발
선심공약도 난무… 구청, 경고문

올해 서울 최대 재개발 사업지로 꼽히는 용산구 ‘한남2구역’에서 대우건설과 롯데건설 간 수주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오는 5일 열리는 시공사 선정 투표를 앞두고 낯 뜨거운 상호 비방전 끝에 형사 고발까지 벌어졌다. 조합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선심성 공약도 난무하고 있다. 최근 주택 경기가 침체한 상황에서 분양 흥행이 유력한 ‘알짜 사업지’를 놓고 진흙탕 싸움이 벌어진 것이다.

3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2일 진행된 한남2구역 시공사 선정 부재자 투표가 중단됐다가 경찰이 출동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롯데건설 측이 “조합 사무실에 대우건설 직원이 무단 침입해 전산 작업을 했다”고 주장하며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대우건설은 즉각 “해당 직원은 주차 안내 등을 위해 고용한 아르바이트생”이라고 반박했으나, 롯데건설은 건설산업기본법을 위반하고 입찰 방해 등을 이유로 대우건설 직원들을 형사 고발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 용산구의 한 교회에서 열린 합동 설명회 자리엔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과 백정완 대우건설 사장이 모두 참석해 연단에서 큰절을 올렸다. 두 회사는 자신들의 강점을 알리기보다 경쟁자의 이미지를 깎아내리는 데 더욱 주력하는 모양새였다. 롯데건설은 대우건설이 과거 워크아웃을 겪고,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다 중흥그룹으로 인수된 점을 지적했다. 롯데건설은 “은행도 믿지 않는 불안한 회사, 언제 주인이 바뀔지 모르는 대우건설에 한남2구역을 맡기겠느냐”고 했다. 대우건설은 최근 불거진 롯데건설의 우발채무 리스크를 강조했다. 대우건설은 “롯데건설은 존폐마저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선 것은 통상적으로 부도 직전의 회사가 하는 방법”이라고 했다.

한남2구역 재개발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272-3 일대 11만여㎡에 아파트 1537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한남뉴타운 5개 구역 중 둘째로 사업 속도가 빠른 곳으로 총 사업비가 1조원에 달한다. 수주전이 혼탁 양상을 보이자 용산구청은 최근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에 위법행위 경고와 주의 공문을 발송했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두 회사가 건물 높이 변경과 용적률 상향 등 시공사 권한 밖의 설계안을 홍보하는 것은 조합원들에게 혼선을 초래하는 명백한 위반 행위”라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