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구비 막막”에 시민 100명 기부, 고려인 귀향길 함께했다
인천=공승배 기자 2022. 11. 4.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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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많이 사랑했다. 그리고 너무 미안하다, 딸아." 3일 인천 연수구 함박마을 함박종합사회복지관.
아르투르 씨는 급히 지인들로부터 빌린 돈에, 한국 시민들의 기부 등을 더해 운구비용을 마련했다고 한다.
다른 이란인 희생자의 지인인 B 씨는 "한국 정부에서 운구 비용을 지원해준다고 해도 현지 장례비용은 다른 문제"라며 "현지에선 이란인 희생자 부모를 위로하기 위한 모금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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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핼러윈 참사]
유족, 1000만원 넘는 돈 마련 못해… 시민들 기부에 배우 이영애도 동참
블라디보스토크 거쳐 엄마 곁으로… 이란인 유족은 항공편 못구해 ‘한숨’
유족, 1000만원 넘는 돈 마련 못해… 시민들 기부에 배우 이영애도 동참
블라디보스토크 거쳐 엄마 곁으로… 이란인 유족은 항공편 못구해 ‘한숨’
“정말 많이 사랑했다. 그리고 너무 미안하다, 딸아….”
3일 인천 연수구 함박마을 함박종합사회복지관. ‘이태원 핼러윈 참사’ 고려인 희생자 박율리아나 씨(25)의 아버지 아르투르 씨(64)는 서툰 한국말로 외동딸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이날 추도식을 마친 박 씨의 시신은 4일 배편으로 동해항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옮겨질 예정이다. 이후 어머니가 있는 고향 나홋카 지역에서 장례가 치러지게 된다.
○ 시민 기부로 운구 비용 마련
유족들은 박 씨의 시신을 러시아로 옮길 방법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당장 시신을 옮기는 데 필요한 1000만 원 넘는 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았다. 아르투르 씨는 급히 지인들로부터 빌린 돈에, 한국 시민들의 기부 등을 더해 운구비용을 마련했다고 한다. 그는 “많은 분들이 1000원부터 50만 원까지 기부해주셨다. 도움을 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기부에 동참한 시민은 100여 명에 달한다.
배우 이영애 씨도 박 씨의 사연을 듣고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국에 돌아가지 못하는 고인과 가족을 지원하고 싶다”며 한국장애인재단에 운구에 필요한 지원금을 전달했다. 지원금은 재단을 통해 유족에게 전달될 예정이라고 한다.
고인이 일했던 유아교육업체 대표 김순배 씨(43)는 추도식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누구보다 밝고 명랑하고, 상냥했던 율리아나가 부디 무사히 어머니에게 인계되길 바란다”면서 눈물을 보였다.
○ 입국 어려워 애태우는 이란 유족들
박 씨는 다행히 고국행이 결정됐지만 아직 현지에서 애타는 마음으로 시신을 기다리는 외국인 희생자 유족도 적지 않다.
이란인 희생자 5명 중 일부는 3일까지도 여전히 시신을 옮길 항공편 등을 구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란에선 사망 후 3일 이내에 장례를 치르는 경우가 많은데, 참사가 발생한 지 엿새째인데도 고국에 있는 유족들이 발만 동동 구르는 실정이다.
이란인 희생자의 지인 A 씨는 3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사망자 부모님이 하루가 멀다 하고 전화해 상황을 묻는다. 도움을 주고 싶어도 한국 정부나 주한 이란대사관으로부터 어떤 소식도 들은 게 없어 답답하다”고 했다.
다른 이란인 희생자의 지인인 B 씨는 “한국 정부에서 운구 비용을 지원해준다고 해도 현지 장례비용은 다른 문제”라며 “현지에선 이란인 희생자 부모를 위로하기 위한 모금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 한덕수 “장례비 지원 등 차질 없이 하겠다”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장례 절차가 대부분 마무리되고 있지만 돌아가신 외국인분들 장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각국마다 장례 문화와 본국 송환 비용이 다른 만큼 장례비 지원 등 관련 사항 안내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미 입국한 유족에 대해선 시신을 화장해 유해를 유족이 떠날 때 함께 옮길 수 있도록 하고, 장례비를 선지급하는 방안 등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외국인 사망자 유가족의 편의를 위해 한국 입국 절차를 최대한 간소화하고 외국인 사망자에 대해 내국인과 동일하게 장례비 1500만 원, 구호금 2000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외국인 사망자 26명 중 4명의 시신이 운구됐다. 아시아나항공이 취항 노선이 있는 9개국 희생자 14명을 대상으로 가구당 유족 2명의 왕복 항공편을 지원하기로 하는 등 기업과 시민사회 차원에서 외국인 희생자 및 유족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노력도 진행되고 있다.
3일 인천 연수구 함박마을 함박종합사회복지관. ‘이태원 핼러윈 참사’ 고려인 희생자 박율리아나 씨(25)의 아버지 아르투르 씨(64)는 서툰 한국말로 외동딸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이날 추도식을 마친 박 씨의 시신은 4일 배편으로 동해항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옮겨질 예정이다. 이후 어머니가 있는 고향 나홋카 지역에서 장례가 치러지게 된다.
○ 시민 기부로 운구 비용 마련
유족들은 박 씨의 시신을 러시아로 옮길 방법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당장 시신을 옮기는 데 필요한 1000만 원 넘는 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았다. 아르투르 씨는 급히 지인들로부터 빌린 돈에, 한국 시민들의 기부 등을 더해 운구비용을 마련했다고 한다. 그는 “많은 분들이 1000원부터 50만 원까지 기부해주셨다. 도움을 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기부에 동참한 시민은 100여 명에 달한다.
배우 이영애 씨도 박 씨의 사연을 듣고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국에 돌아가지 못하는 고인과 가족을 지원하고 싶다”며 한국장애인재단에 운구에 필요한 지원금을 전달했다. 지원금은 재단을 통해 유족에게 전달될 예정이라고 한다.
고인이 일했던 유아교육업체 대표 김순배 씨(43)는 추도식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누구보다 밝고 명랑하고, 상냥했던 율리아나가 부디 무사히 어머니에게 인계되길 바란다”면서 눈물을 보였다.
○ 입국 어려워 애태우는 이란 유족들
박 씨는 다행히 고국행이 결정됐지만 아직 현지에서 애타는 마음으로 시신을 기다리는 외국인 희생자 유족도 적지 않다.
이란인 희생자 5명 중 일부는 3일까지도 여전히 시신을 옮길 항공편 등을 구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란에선 사망 후 3일 이내에 장례를 치르는 경우가 많은데, 참사가 발생한 지 엿새째인데도 고국에 있는 유족들이 발만 동동 구르는 실정이다.
이란인 희생자의 지인 A 씨는 3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사망자 부모님이 하루가 멀다 하고 전화해 상황을 묻는다. 도움을 주고 싶어도 한국 정부나 주한 이란대사관으로부터 어떤 소식도 들은 게 없어 답답하다”고 했다.
다른 이란인 희생자의 지인인 B 씨는 “한국 정부에서 운구 비용을 지원해준다고 해도 현지 장례비용은 다른 문제”라며 “현지에선 이란인 희생자 부모를 위로하기 위한 모금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 한덕수 “장례비 지원 등 차질 없이 하겠다”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장례 절차가 대부분 마무리되고 있지만 돌아가신 외국인분들 장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각국마다 장례 문화와 본국 송환 비용이 다른 만큼 장례비 지원 등 관련 사항 안내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미 입국한 유족에 대해선 시신을 화장해 유해를 유족이 떠날 때 함께 옮길 수 있도록 하고, 장례비를 선지급하는 방안 등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외국인 사망자 유가족의 편의를 위해 한국 입국 절차를 최대한 간소화하고 외국인 사망자에 대해 내국인과 동일하게 장례비 1500만 원, 구호금 2000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외국인 사망자 26명 중 4명의 시신이 운구됐다. 아시아나항공이 취항 노선이 있는 9개국 희생자 14명을 대상으로 가구당 유족 2명의 왕복 항공편을 지원하기로 하는 등 기업과 시민사회 차원에서 외국인 희생자 및 유족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노력도 진행되고 있다.
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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