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은 이미 발주 끊었는데, 비닐봉지 단속 유예… 또 우왕좌왕입니까
24일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비닐봉지 사용을 금지하겠다던 정부가 시행을 20여 일 앞두고 단속 유예를 선언했습니다. 적발되면 최대 과태료 300만원을 부과하겠다던 정부 방침이 “1년간 참여형 캠페인을 펼치겠다”면서 태도를 바꾼 겁니다.
일회용품을 대체할 물건을 찾기 어려운 편의점·카페·프랜차이즈 점주들과 비닐봉지 제조 업체는 물론, 일반 시민까지 나서 “대책 없는 성급한 정책”이라고 비판하자 한발 물러선 모양새입니다. 업체들은 “어쨌든 당장 숨통이 트였다”고 안도합니다.
근데 ‘1년간 참여형 캠페인’이라는 애매모호한 개념에 어리둥절해합니다. “1년간 일회용품을 예전처럼 그대로 써도 된다는 건지, 단속만 안 한다는 건지 헷갈린다”는 겁니다.
정부 관계자는 ‘참여형 캠페인’에 대해 “사업주의 자발적인 참여로 매장 안에서 일회용품이 보이지 않게 하거나 키오스크(무인 주문기)에서 일회용품 미제공을 기본 값으로 설정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를 통해 플라스틱 빨대·비닐봉지 퇴출을 연착륙시키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현장에선 여전히 혼란스러워합니다. 일부 카페는 단속이 유예된 상황 자체를 모르는 상황입니다. 또 편의점 본사가 일회용품 규제 시행에 앞서 비닐봉지 발주를 중단하고, 다회용 봉투를 주문하도록 했는데 갑자기 단속 유예가 선언되자 편의점주들은 개별적으로 비닐봉지 구하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한 편의점주는 “최대 1000원짜리 다회용 봉투를 팔면서 고객이랑 승강이를 벌이느니, (유예 기간에) 개인 돈으로 비닐봉지를 사서 쓰겠다”고도 말합니다. 지금도 20~100원 하는 비닐봉지를 돈 받고 파는 과정에 고객과 이런저런 갈등이 있는데 500~1000원 하는 다회용 봉투밖에 없다고 하면 손님과 갈등이 더 커질 게 뻔하다는 겁니다.
정부는 그동안 카페·식당의 일회용 컵 금지, 카페 일회용 컵 보증금제, 식당 일회용 물티슈 사용 규제 등 수많은 정책 시행을 발표해 놓고, 이런저런 부작용 지적이 나오자 시행 직전 ‘유예’를 반복해왔습니다. 오락가락 정책에 점주들은 “대체 어쩌란 말이냐”를 외칩니다. 정책을 만들기 전에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보고 부작용을 최소화해 추진하는 건 기본 중의 기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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