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 4%로 올려… 내년 5%대로 간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2022. 11. 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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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4연속 자이언트스텝]
연준, 4연속 자이언트스텝
파월 “인상중단 고려 너무 일러”
미국 기준금리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인 4%로 뛰어올랐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최종 금리는 이전 예상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며 내년 5%대까지 금리가 인상될 것임을 예고했다.

연준은 2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자이언트스텝(기준 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해 기존 3.0∼3.25%에서 3.75∼4.0%로 기준 금리를 올린다고 밝혔다.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에 한국 기준금리(3.0%)와의 격차가 최대 1%포인트로 벌어졌다.

연준은 시장 전망대로 12월 FOMC 회의에선 빅스텝(0.5%포인트 인상)으로 한발 물러설 것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FOMC 회의 이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속도 조절 시점은 이르면 다음 회의(12월)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내년 최종 금리가 9월 연준 전망치(4.6%)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며 5%대 인상을 예고한 데 이어 “금리 인상 중단 고려는 너무 이르다” “금리 인상에 갈 길이 아직 남았다” 등 매파적(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고강도 긴축 의사를 드러냈다.

파월 의장의 이날 발언은 ‘금리를 천천히 올리더라도 더 높게 올리고, 금리 인상을 더 오래 지속할 것’으로 요약된다. 그는 “금리 인상의 속도는 얼마나 높게 올릴지, 얼마나 오래 (고금리를) 지속할지에 비하면 덜 중요하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고강도 긴축 의지에 이날 나스닥지수는 3.36% 하락했다. 미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4.6%로 뛰어올랐다. 달러지수는 장중 112를 넘어서며 ‘킹 달러’ 지속을 예고했다. 한국 코스피를 비롯해 홍콩 항셍지수 등 아시아 증시도 하락세를 보였다.

파월 “금리인상 갈길 아직 멀어”… 5%대 시사에 달러값 치솟아


美, 4연속 자이언트스텝

“이르면 내달 금리인상 속도 조절”
英도 0.75%P↑… 33년만에 최대폭


“충분히 긴축하지 못하거나 너무 빨리 완화하는 실수를 저질러선 안 된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사진)은 2일(현지 시간) 다음 달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시사하면서도 “금리 인상에 아직 갈 길이 멀다”며 고강도 긴축 정책을 전환하는 것이 아님을 수차례 강조했다. 이어 “지나치게 긴축해도 (나중에 금리를 인하해) 경제를 지탱할 수 있다. 반면 덜 긴축하면 고물가가 고착화된다”며 내년 금리 인상 목표치를 기존 4.6%에서 5%대로 더욱 올릴 것임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경기) 연착륙 가능성이 낮아졌다”며 “아무도 경기 침체가 실제 올지, 얼마나 나쁠지 모른다”고 했다.

연준이 금리 인상을 오래 지속하며 내년 5% 이상으로 올릴 것이란 관측에 미 2년 만기 국채 금리가 4.6%를 넘어서는 등 미 국채 금리는 일제히 올랐다. 미국이 내년까지 금리를 계속 올리면 한국은 물론이고 중국 일본 유럽 등 주요 경제국과 금리 격차가 더욱 커진다.

유럽연합(EU)은 중앙은행이 최근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지만 여전히 기준금리가 2%다. 미국과 최대 2%포인트 금리 차가 난다. 미국 기준금리는 중국(3.65%)보다 높고, 경기 부양을 위해 초저금리 정책을 고수하는 일본(―0.1%)과는 4%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금리 격차는 달러 초강세 현상을 가리키는 ‘킹 달러’ 현상을 부추긴다. 이날 연준의 한마디마다 달러지수와 각국 통화 가치가 요동쳤다.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시사하자 달러지수는 110 수준으로 급락했다가 “최종 금리는 이전 예상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는 파월 의장의 발언에 112까지 수직 상승했다. 달러당 엔화 환율 역시 146엔까지 떨어졌다가 파월 의장 발언 이후 30분 만에 148엔에 육박했다.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앞서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은 “달러 가치 상승이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며 “달러 가치 상승은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유럽 위기를 가중시킨다. 강달러는 결국 (세계) 실물경제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킹 달러’ 현상에 따른 자본 유출로 세계 각국의 자금 경색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그럼에도 파월 의장은 ‘연준은 글로벌 경제 (위기)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 “강달러가 일부 국가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 미국의 물가 안정이 세계 경제에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영국 중앙은행은 3일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다. 1989년 이후 33년 만에 최대 폭이다. 금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인 3.0%로 올라갔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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