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값 오른다

황지윤 기자 2022. 11. 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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原乳 L당 49원, 5.1% 올리기로
1L 소비자값은 500원쯤 뛸수도

낙농진흥회는 3일 이사회를 열고 내년부터 우유의 도매가격에 해당하는 원유(原乳) 가격을 L당 49원 올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원유 가격은 현재 L당 947원에서 996원으로 약 5.1% 오른다. 단, 생산자(낙농가)와 유업계 가격 조정 협상이 길어지면서 8월부터 조정된 가격을 적용하지 못하는 상황을 감안해 올해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L당 가격을 999원으로, 52원 올려 지급하기로 했다.

2013년 원유기본가격연동제 도입 당시 원유 가격이 한번에 106원이 오른 적이 있는데, 이때 이후로는 가장 큰 인상 폭이다. 원유 가격 인상에 따라 우유와 빵·과자 등 우유가 들어가는 제품 가격이 줄줄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특수목적 법인인 낙농진흥회(생산자·유업체·정부·소비자·학계 등 이사진 15명)에서 매년 협상을 통해 원유 가격을 결정하고, 이 가격을 유업체·낙농가가 따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낙농진흥회는 지난 5월 통계청 ‘농산물생산비조사’ 발표 후 1개월 내 ‘원유기본가격조성협상위원회’를 꾸리고, 협상을 마친 뒤 8월 1일부터 새 가격을 적용해야 했다. 그런데 낙농가와 유업계 갈등으로 협상이 계속 미뤄지면서 이제야 가격이 결정됐다.

원유 값 인상에 따라 우유 회사가 소비자 가격인 우유 값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원유 값이 21원 오르자 업계 1위인 서울우유가 소비자가격을 200원 올렸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원유 값 인상으로 우유 가격이 500원 넘게 오를 수 있다. 1L짜리 흰 우유 한 팩의 평균 소비자 가격은 2673원인데, 3000원이 넘을 수도 있다.

우유뿐 아니라 우유가 들어가는 빵·과자·아이스크림·분유 등이 줄줄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 최근 유업체들은 생산 단가 상승을 이유로 발효유, 가공유, 치즈 등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한편, 정부는 원유를 용도에 따라 음용유와 가공유로 분류해 가격을 달리하는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내년부터 도입한다. 낙농진흥회는 내년 1월부터 가공유 가격은 L당 800원을 적용하기로 했다.

우유 소비가 줄어드는데도 우유 값이 오르는 원유 가격 결정 체계도 개선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생산비가 오르면 생산비 상승 폭의 90~110% 범위에서 원유 가격을 올리도록 한 ‘생산비 연동제’를 따랐다.

하지만 내년부터 생산비와 시장 상황을 함께 반영한다. 우유 수요가 과잉(전년 대비 1.7% 증가), 적정, 부족(전년 대비 1.7% 감소)인 경우를 나눠서 가격을 결정한다. 예컨대 우유 수요가 과잉이면 생산비 증가액의 -30~70% 범위에서 원유 가격을 결정하는 식이다.

한 소비자가 대형마트에 진열된 우유 제품을 살피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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