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영학 수업에서 사과 기술을 가르치는 이유
2014년 마이크로소프트의 일개 사업 부문장에서 일약 최고경영자(CEO)로 발탁된 사티아 나델라는 죽어가던 소프트웨어 공룡을 되살려낸 영웅으로 평가받습니다. 이번 주 커버스토리에서 다룬 것처럼 리더 한 명이 조직의 명운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좋은 예입니다.
하지만 그도 사람인지라 가끔 실수합니다. 가장 크게 논란이 된 것은 CEO에 부임한 지 얼마 안 된 2014년 한 콘퍼런스에서 “임금 인상을 요구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망설이는 여성 직원에게 어떤 충고를 해주겠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입니다. 그는 “그런 여성은 임금 인상을 요구할 필요가 없다. 회사를 믿고 기다리면 결국 보상받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이 답변이 거센 비판을 불러일으키자 그는 곧바로 사과하고 발언을 철회했습니다. 이후 여성 이사를 대폭 늘리는 등 변화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잘못을 저지릅니다.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럴 때 어떻게 사과하느냐가 그 자신과 조직의 운명을 가를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서 진솔한 사과는 점점 드물어지는 것 같습니다.
올해 여러 게임 회사가 성난 소비자들과 잇따라 간담회를 가졌을 때 다들 알맹이 없는 사과와 무성의한 답변으로 일관해 오히려 화를 키웠습니다. 이번 이태원 참사에서도 여러 인사들이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어쩌면 사과가 더 큰 공격의 빌미가 될까 두려워서 그런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사과는 언제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경영학 수업에서 사과 기술을 가르칩니다. 사과가 필요한 사안이라면 누가, 언제, 무엇을, 어떻게 사과할지 신중하게 고민한 뒤 실행하라는 것이죠. 기본 원칙은 책임 있는 리더가 짧은 시간 안에 진심을 담아 깊은 반성의 뜻을 나타낸 후 어떻게 변할지 확실하게 밝히는 것입니다. 어느 분야에 있든 리더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한번쯤 되새겨봤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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