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로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기술을 만나다 [아침을 열며]

2022. 11. 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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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는 일하고, 소통하고, 살아가는 일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는다는 뜻이다.

우리가 겪는 그런 어려움들이 없어지는 세상이 온다면? 즉,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는 기능들을 기술이 대신해 준다면 더 이상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나눌 필요가 없어지게 되고, 나이가 들어서도 보다 안전하고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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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택시' 신명호 기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장애는 일하고, 소통하고, 살아가는 일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는다는 뜻이다. 나이가 들면서 우리 모두가 다양한 기능에서 어려움을 겪게 되는 걸 생각하면, 장애는 장애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다. 우리가 겪는 그런 어려움들이 없어지는 세상이 온다면? 즉,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는 기능들을 기술이 대신해 준다면 더 이상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나눌 필요가 없어지게 되고, 나이가 들어서도 보다 안전하고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게 된다.

'고요한 택시'는 청각장애인 택시기사들이 운행하는 택시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하여 손님이 말하는 내용을 글씨로 기사에게 전달해주고, 기사가 입력한 글씨를 다시 AI가 손님에게 음성으로 전해준다. 택시 타고 조용히 쉬고 싶은데 말을 거는 택시기사님을 응대해야 했던 난감한 상황을 겪어본 바, 고요한 택시, 진심 환영이다. 청각장애인을 택시기사로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조용히 자기만의 시간을 갖고 싶은 손님들을 위해 고요한 택시가 많아진다면, 이제 더 이상 택시기사가 청각장애인인지 아닌지가 중요하지 않게 된다.

'설리번플러스'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동행서비스다. 스마트폰 카메라가 주변의 사물, 사람, 문자를 인식해 주위 상황을 말로 알려준다. 얼굴인식 기능으로 상대방이 누구인지 알려주고, 다양한 사물도 무엇인지 알려줘 시각장애인들의 눈이 돼주고 있다.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운전 중에 스마트폰에 말을 걸어서 정보를 확인하곤 하는데, 앞으로 AI의 음성인식 기능이 진화될수록 글자 입력보다는 대화를 주고받는 기능을 많이 쓰게 될 것 같다.

설리번플러스. SK텔레콤 제공

AI 기술이 있다고 해도, 이를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기술로 만들어내는 건 우리가 그런 방향으로 노력을 했을 때 가능하다. '고요한 택시'는 소셜벤처 '코엑터스', '설리번플러스'는 소셜벤처 '투아트'가 보유한 기술에 대해, SK텔레콤이 '베리어프리 (Barrier Free) AI 프로젝트'를 통해 보다 나은 기술 솔루션을 찾고, 비즈니스 모델을 업그레이드하는 등의 협업을 했기에 고객을 만날 수 있었다.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경영의 시대, 기업들은 사회가치경영을 통해 사회적 가치 창출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요구받는다. 세상을 좀 더 나아지게 하기 위해 혁신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 소셜 벤처, 사회적 경제 기업들과의 협력은 기업들이 ESG 경영을 실천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고요한 택시'나 '설리번플러스'처럼 AI 기술 발달에 따라 처음에는 장애인을 위해 개발됐지만, 비장애인의 삶도 훨씬 편리하게 해주는 경우가 많다. 고령화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지역사회 통합돌봄이 중요해지는 만큼, AI를 활용해 돌봄을 더 쉽게 해주고, 사람들이 어려움을 갖는 기능들을 대신할 수 있도록 하여, 더 이상 장애와 비장애인의 구분이 무의미해지는 세상을 만들어가면 좋겠다. 그저 길을 걸어갔을 뿐인데, 안타까운 생명들을 잃고 큰 슬픔에 빠진 우리 사회에 AI가 해줄 수 있는 일은 없을까. 국민을 안전하게 지켜주지 못한 정치의 빈자리를, AI가 조금이라도 메꿔줄 수는 없을까. 그날 밤 그 젊은이들에게 스마트폰에서 '거기 가면 안 돼!'라고 외쳐 주었다면, 더 이상 그 길을 가지 않았을까. 오늘 무거운 마음으로 아침을 열며, 안타까움에 덧붙여 본다.

강민정 한림대 글로벌협력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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