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올드 보이의 귀환

원재연 2022. 11. 3.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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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는 지난달 말 브루스 보치(67)를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지난 오프시즌 뉴욕 메츠의 벅 쇼월터(66), 2020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더스티 베이커(73) 감독에 이은 '올드 보이'의 귀환이다.

올드 보이 복귀가 미국 프로야구만의 현상은 아니다.

올드 보이의 귀환을 바라보는 심정이 복잡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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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는 지난달 말 브루스 보치(67)를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보치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3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명장이다. 2019년 현역에서 떠난 지 3년 만의 복귀다. 지난 오프시즌 뉴욕 메츠의 벅 쇼월터(66), 2020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더스티 베이커(73) 감독에 이은 ‘올드 보이’의 귀환이다. 세 감독은 모두 20년 이상 빅리그 감독 생활을 한 백전노장이다. 성적 부진과 ‘사인 훔치기’ 논란으로 흔들리는 구단을 추스르기 위해 경험이 풍부한 감독들을 사령탑에 앉힌 것이다.

올드 보이 복귀가 미국 프로야구만의 현상은 아니다. 브라질과 이스라엘 정계에도 노정객이 속속 돌아오고 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7) 전 브라질 대통령이 퇴임 후 약 12년 만에 재집권에 성공한 데 이어 베냐민 네타냐후(73) 전 이스라엘 총리가 정치적으로 부활했다. 엊그제 실시된 총선에서 네타냐후가 이끄는 우파 연합의 승리가 유력해 1년 6개월 만에 권좌에 복귀할 전망이다. 룰라와 네타냐후의 정치 성향은 정반대다. 룰라는 ‘남미 좌파의 대부’로 불리지만 네타냐후는 이스라엘 우파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두 사람의 재등장으로 국제정세에도 변수가 보태졌다.

닮은 점도 있다. 두 사람 모두 부패 혐의로 기소된 적이 있다. 룰라는 2017년 뇌물수수와 돈세탁 혐의로 기소돼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았고, 1년 반을 복역했다. 그러나 판사와 검사가 담합해 무리하게 기소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실형 무효 판결을 받았다. 네타냐후는 재계와 언론계, 할리우드 유명 제작자로부터 수십만달러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미국 CNN은 “과거의 스캔들과 부정부패 의혹도 룰라와 네타냐후의 복귀를 막지 못하고 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도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국가안보 기밀유출 의혹 등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오는 8일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하면 백악관 복귀를 꿈꾸는 트럼프의 정치 행보에도 더욱 탄력이 붙을 것이다. 올드 보이의 귀환을 바라보는 심정이 복잡한 이유다.

원재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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